advk
·4년 전
키우던 앵무새 3마리 중 2마리가 죽었어요
재수생이라 하루종일 독서실에 있어서 저는 앵무새들을 주말에만 보고, 평소에는 엄마가 케어하는데요
발단은 엄마가 앵무새를 풀어놓은 채로 문을 열어놓고 자리를 비웠다가 앵무새 한 마리가 없어졌습니다.
많이 날지도 못하는 종이고 제 발로 밖에 나가는 애가 아니라 길고양이가 물어갔다고 추측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와중에 한 마리 없어진 지 한 달만에 또 다른 애가 없어졌네요
똑같이 풀어놓고 문을 열어놓은 채로 자리를 비웠다가 그리 되었답니다.
제가 따지자 엄마가 이미 죽은 애를 어쩔거냐, 걔가 나오고 싶어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둥 그냥 한마리 새로 들이자 그러더라구요
너무 어이가 없고 분해서 엄마한테 화를 냈어요.
책임감이 없는 거다, 두 마리 다 엄마때문에 죽은거다, 그러면서 예전 가정사까지 꺼내서 저와 엄마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말까지 했습니다.
엄마 말로는 항상 문단속을 잘하다가 이번에 깜빡해서 그렇게 됐답니다.
요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건망증이 심해져서 그렇게 된 건데 어쩔 수 없는 일을 왜 화를 내냐네요. 말 안해줘도 잘알고 있는데 굳이 그렇게 후벼파야 하냐면서 왜 가르치려 드느냐는 겁니다. 한 마리 사자고 한 건 나름의 위로라고 한 말이랍니다.
한 번은 실수여도 두 번 세 번이면 실수인가요? 이번에 없어진 아이는 예전에 문열어놨다가 실제로 길고양이가 해코지해서 다친 애였습니다.
제 가족이 부주의로 없어졌는데 마땅히 화낼 수 있는 일 아닌가요?
저도 감정에 못이겨서 서로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옛날 일까지 끌고 왔는데, 어릴 때 있었던 일을 아직도 속에 품고 살았냐면서 제가 무섭고 징그럽답니다. 그 뒤로는 지금까지 엄마가 저로부터 상처받았던 일 다 이야기하더라구요.
내가 엄만데 왜 네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하느냐, 그래도 내가 엄마라고 너한테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해줬는데 왜 넌 그걸 모르냐, 너는 나한테 언어폭력을 하는 거다, 옛날 일 하나하나 품고 살다가 이번처럼 또 이렇게 두고두고 꺼내서 쥐어뜯을 거냐는 겁니다.
욱해서 제가 도를 넘은 말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욱해서 실수한 거라고 잘못했다고 했습니다. 이미 상처받았는데 잘못했다고 해서 소용이 있냐고 하더라구요. 욱한다고 말을 함부로 해선 안된답니다.
엄마는 그런 말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욱해서 제 머리채를 잡고 저보고 법적 사생아니 악마같은년 죽일년 *** 온갖 소리 다 들었습니다. 화가 나면 항상 저를 없는 인간 취급하고 그게 한 달 많게는 두 세 달까지 가고 집도 안들어왔어요.
10대 시절에 상처받는 말을 많이 들었고, 엄마에게 말을 하면 항상 기억에 없다면서 ***년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어내냡니다. 설사 했다고 하더라도 화나서 했다가 기억도 안나는 말을 아직도 담고 사냐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을 때도, 엄마가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시더니 이야기가 안통한다며 크게 화를 내고 제 약물치료를 강제 중단시켰습니다.
가깝게는 친척에게 식당이고 학원이고 병원이고 생판 남에게 지극히 엄마 입장에서 제 잘잘못을 따져가며 떠벌리고, 핀잔을 듣게 만듭니다.
지난 일이라 평소 엄마한테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만 제게는 평생의 상처로 남아서 죽을 때까지 생각날 거예요.
엄마는 스스로 저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전 아니거든요.
금전적인 부분만이 아닙니다. 솔직히 지금 식비, 집 빼고 다 제 돈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저도 엄마한테 잘못한 게 많습니다. 평소에 짜증을 많이 내고 공부 핑계로 집안일도 잘 안했어요.
서로 쌍방과실인데 엄마는 항상 나는 최선을 다하는데 넌 철이 없어서 몰라준다는 식입니다. 엄마가 기억안난다고 잡아떼면 제가 정말 망상증이 있어서 왜곡해서 기억을 하는가 싶습니다. 내가 정말 이기적인 년이라 내 좋을대로 생각하고 내가 한 짓은 모르나 싶습니다.
편지도 써보고, 이야기해보려 노력도 했지만 항상 원점입니다. 혈연이지만 사고관이 아예 다른가봅니다. 더 이상 해결하*** 할 의지도 필요도 못느끼겠습니다.
약물치료받다가 중단했을 무렵에 정말 힘들었는데, 앵무새를 키우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앵무새들이 엄마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생각하니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고 아무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다시 극심한 우울감에 잡혀있던 시절이 생각나서 괴롭습니다.
독서실에 앉아서 멍하니 자살만 생각이 납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