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에 우울증을 검색해서 영상을 보고 댓글들을 읽어보다
이곳에 대한 내용을 읽고 깔아보았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요즘들어 자주 운다. 사소한 계기만 생겨도 바로 울게 된다.
10년이 넘게 심한 대인공포증을 겪었다.
학교는 다녔지만 고개도 제대로 못 들고 사람이 너무 무서워서 목소리도 잘 못 내고 잠만 자고 수업시간 내내 조는 등
잠만 자는 애라고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파다하게 나있었고
또래들 사이에선 소름끼치는 애, 이상한 애, 언젠 단체로 욕을 먹는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상적으로 또래 집단과 인간관계를 맺은 적이... 없었다. 한 번도.
20대 중후반인 지금까지 세상과 사회와 단절된 상태다.
고등학교는 등교거부하다 병원 입원해가면서 겨우겨우 졸업했고
대학은 성적 맞춰 들어가서 어떻게 나오긴 했지만
그 이후로 하는 것 하나 없이 집에 틀어박힌 생활을 했었다.
온라인 알바 지원조차 무서운 상황이었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어떤 계기를 통해서 굴려지기도 많이 굴려지고
사건도 많이 일으키고... 하면서 그렇게 심했던 공포증이 좀 나아졌다.
이전 연애는 아무리 힘들어도 전부 내가 맞춰주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는 죄책감에 울고 손바닥을 손톱으로 눌러대면서도 말 한마디 못했던 나날이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화가 날 땐 화도 내고 내 생각들 말하고, 서로가 힘들 때 옆에 있어주고 들어주고.
각자 다른 이유이지만 두 사람 다 힘든 사람들이라 서로가 힘들어해도 그저 이해하고 신경써주고.. 등등
이런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 않을까
여태까지 운명이라 생각했던 관계들은 착각이었다면 이번엔 진짜일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을 한다.
거기까진 좋다. 좋은데.
내가 너무 힘들다. 사랑받을 때마다
이럴 자격이 없다는 죄책감에 너무 힘들고 괴롭다.
연애 경험 자체는 지금을 포함해서 두세 번 정도 되나..
그때마다 매번 괴로워했고 저 사람도 누군가에겐 사랑받는 사람이고 그럴 것인데
내가 껴서 피해를 주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세상에, 사회에 어떤 형태로든 깊이 껴선 안 되는 존재인 것 같다. 특히 사랑이란 형태로는 더더욱.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용돈벌이로 집에서 시작한 일마저 미루고 미루다 결국 그만두거나 짤리기를 몇 번...
적어도 대학 다닐 때 조별과제 같은 건 피해 주지 않으려고 나름 이것저것 논문 뽑아가며 보거나
ppt도 글자 위치 하나하나까지 신경쓰며 강박적으로 만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대체 왜 이럴까 이제는
아침부터 *** 것처럼 울면서 용기내서 업무 초반인데 죄송하다, 더이상 정상적으로 일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연락을 보냈다.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엔 짤렸고
업무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하루에 조금씩 하면 되는 부업같은 일인데도...
일을 하려 하면 멍하다. 간단한 글을 쓰는 일인데도 벅차게 느껴진다.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게임을 하게 된다.
커피로 정신을 깨워서 해보려해도 조금 하고 나면 머리가 지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지금도 일이 미뤄진 상태여서 해야 하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밤을 새면서 멍하니 있는 중이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자기 할일은 묵묵히 해내며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난 그것마저 안 된다 그냥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다시 태어나서 정상적으로 세상에 섞여들어가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좀 제대로 된 사람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릴 땐 매번 소리지르고 울기 바빴었다. 스스로 시간 맞춰서 학교 가는 것도 못하고 울고 불고 오만 난리치고
미성년자 때까지 저랬던 걸 떠올려보면
그냥 태생부터 답이 없는 인간인 것 같다.
정말 이게 병 때문이라고 해도, 그래서 당장 오늘 오전에 진료받으러 갈 거지만
밥도 먹고 잠도 자니까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거진 7~8년 동안 낮밤 바뀐 생활패턴에
바꾸려고 해도 금방 다시 돌아오는 문제는 있지만
사실 그게 다인 것 같은데
게으르고 답없는 인간임을 인정하기 싫으니까
정신이 다 망가진 거라고 도피하는 건 아닐까
차라리 혼자면 괜찮다. 당장 뭐 일을 하거나 독립을 해야 하는 상황도 사실 아니다.
가족이나 친척이 우려스럽게 보는 게 느껴지지만... 일단 저런 상황은 아니다.
혼자면 숨어서 세상 눈에 안 띄게 지낼 수라도 있지.
조금씩이라도 뭐라도 해보고... 숨어 지내면 밖에서 인간 취급도 못받거나 할 일은 일단 없으니까.
사랑을 받고 있으니 죄책감이나 이질감 같은 것들 때문에 너무 힘이 든다.
모든 게 다 비교된다. 그 사람은 뭐든 다 잘하고 머리 좋고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친화력도 좋고
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 머리가 제대로 돌***도 않고 게임조차 못해서 그 사람과 비교되고
새벽엔 같이 게임을 하다 내가 너무 못해서 계속 울었다 비참했다.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란 게..
대체 왜 이렇게 태어났지 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뭘 잘못해서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거지 세상과 단절되고 또래들이 또래로 안느껴지고 스스로가 어린아이같기만 하고 그런거 뭐 다 괜찮다 다 괜찮은데
적어도 뭔가를 해서 한 사람 몫만큼의 돈은 벌어야하는데 난 그것조차 안되고 내 용돈벌이마저 안되니까
미쳐버릴 것 같다 언제 어떻게 죽을까 어떻게 하면 고통없이 죽을까 생각하고 고통없이 죽는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 사람은 이런 나를 이해해주고 나 자체를 너무 좋아해주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나중에 같이 살 거라고도 하는데 너무 고맙고 좋지만
동시에 이해가 안 된다...
외모가 못나진 않았으니까 또래들처럼 잘 꾸미거나 화장을 잘하거나 하진 못해도 못나진 않았으니
그거 하나 때문에 단지 그거 하나때문에 자격도 없으면서 사랑받고 하는 게 아닌가
일부 사람들은 타인의 사정을 이해해주질 못하는 것 같다
조금만 자신들과 다르다고 느껴지면 비난부터 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정 속에 놓여있는지도 모르고
마음이 힘들어 몸져 누운 사람에게 대고 비난부터 한다
꼭 이해하지 않더라도 조금만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준다면 좋을텐데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닌 이상
어떤 사람이든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한다
사람을 관대하게 보려고 하고 뭐라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애초에 나한테 그럴 자격도 없고
단톡에서 저런 사람은 손절하란 이야기가 나와도
저 사람은 무슨 사정이 있었을까, 저 사람도 힘든 사람은 아닐까 생각부터 먼저 하게 된다
그래서 난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거지
일단 결국 밤을 꼴딱 샜고
씻어야겠지... 오전 진료 보려면 씻고
잠은 안 오니까 밀린 일을 조금이라도 해야하겠지
미안해. 난 사실 나를 포기하고 싶어
죽고 싶어 고통없이 죽을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 눌러버리고 싶어
물론 네가 있으니까 정말로 죽진 못할 거지만
내가 힘들어할 때도 네 말에 대답도 해주고 하면서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좋다고 했는데
내가 날 포기해버리면 네가 힘들어지니까 그런 척 할뿐이야
병원? 당장 죽을 용기는 없는데 살아있는건 형벌로 느껴져서 가보는 것 뿐이야
너를 봐서라도 나아져야하는데 내가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미안하고 미안해
공허해의욕없음슬퍼무기력해우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