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살고싶지 않아요. 제 나이는 25살입니다. 첫 기억이 5살 때의 기억이니, 온전한 저의 삶은 고작해야 20년의 삶을 살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거의 대부분을 제 힘으로 살아오지 않았구요. 험한 세상에 스스로 발을 디딘 지는 채 3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는 세상을 잘 살*** 자신이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삶은 참 힘들었습니다. 사실 정말 별 것 아닌 일들이지만, 아직까지도 떠오르고 상처가 되는 기억들이 수 없이 많습니다. 참, 되새김질해보면 정말 별 것 아닌 일인데, 그런데도 별 것 아닌 일에 왜 이리 신물이 삼켜지는지요. 입 맛이 씁쓸해지네요. 지난 수 년간을 억울해하고, 슬퍼하고, 아쉬워하고, 후회해왔지만 이제 그런거 무의미하단거 잘 압니다. 앞으로를 열심히 살아야죠. 근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앞으로를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살아도 달라지는게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습니다. 8살 때, 촌지를 주지 않았다고 때리고 괴롭히고 왕따를 조장하던 선생도. 12살 때, 집에도, 그리고 학교에도 가지 못 하게 조부모 댁에 저와 동생을 감금시켜놓았던 아***도. 몇 주간을 조부모 댁과 그 앞의 길목만, 감시 하에 돌***닐 수 있었던 제가, 잠시 슈퍼가는 척 동생 손 잡고 나와 그대로 달려 택시붙잡고 탈출했을 때. 왜 진작 오지 않았냐며 저에게 욕을 하시던 어머니도. 그리고 딸인 자신만 데려가지 않았다며 저에게 화를 내고, 욕을 하고, 동생을 끼고 집 안에서조차 왕따를 ***던 누나도. 13살부터 16살까지, 서로 죽이지 못 해 안달이던 부모님도. 자고있던 제 목을 조르고, 식칼을 들이밀며 욕하던 누나도. 목도를 휘두르고,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그걸 뺏어버리자 칼을 들고오던 동생도. 집에 불까지 질렀던 가족도. 16살 때, 학교 수업을 듣지 않는다며 왕따를 조장했던 선생도. 공무원 집안임에도 급식비가 밀려 교무실에 불려가야 했던 때도. 그리고 그 때에 아***는 그 돈으로 바람피우며 해외여행까지 갔다는걸 알았을 때도. 17살 때, 너무 지쳐서 내 눈과 귀에 닿지 않는 곳에서만 싸워달라고 하며 저질렀던 등교거부를 보곤 자퇴처리 시켜버린 아***도. 그리고 그걸 집안 문제니 내가 학교를 조롱했니 하며 말을 지어내 소문을 퍼트린 선생도. 18살 때, 처음 만난 새아***가 23살 때에 급사했을 때도. 그리고 돌아가신 뒤에 밝혀진 것들이 너무 수치스럽고 원망스러워서 한 때나마 가족으로 여긴 것이 스스로 부끄러웠을 때도. 참. 다른 사람들은 잘 사는데. 나만 상처받고, 나만 사회성이 박살나고, 나만 손해보고. 이제 시간이 흐른 지금. 다른 사람들은 잘 삽니다. 저만 망가졌을 뿐이고 저만 고장났을 뿐입니다. 단 한번만 사과해달라. 말 뿐이라도 상관없다. 말 뿐이라도 좋으니 내게 사과해달라. 한번만 사과해주면, 나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 말했을 때 모두들 한결같았죠. 나는 너에게 사과할만한 짓을 한 적이 없다. 네 피해망상이다. 그걸 한번도 아니고, 모두에게 3번을 부탁해서, 3번을 겪었습니다. 단 한 명도 사과하지 않았고요. 그리고 그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어요. 나만,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 하고. 나만, 일자리를 구해도 3개월을 넘기질 못 하고. 나만, 가난하고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고 있죠. 인생 참, ***같지 않나요? 그래도 잘 살아보려 했어요. 비록 17살 때, 학교를 자퇴하면서 안 그래도 몇 없던 친구들도 다 떠나갔지만, 그래서 양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인간관계가 파탄이 나버렸지만. 그 몇 남지않은 친구들과 간간히 어울리며 사람답게 살*** 했어요. 그리고 2년 전, 그나마 마음 좀 정리하고 자리 좀 잡히는구나 싶어 보증금을 모으고, 친구 하나와 함께 방을 구할 준비를 하고, 그 친구와 해외여행도 한번 가기 위해 돈을 모았을 때. 아, 이제 혼자서라도 어떻게든 살***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헛된 희망이었어요. 사람 하나 죽으니까 풍비박산 나더라고요. 알고싶지 않았던 사실들도 여럿 알게되고.... 글쎄, 처음으로 제 얘기 들어주는 가족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사기꾼이었어요.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죽지 않았다면 저는 살*** 방법이 없는거였죠. 그런데도, 아직도 가끔씩 그 사람이 생각이 나요. 새아***라고 믿었던 그 사람이 그래도 제 얘기는 들어주었었고 제가 살릴 수도 있었는데...옆 방에 있었으면서도 눈치채지 못 해서. 그 사람이 죽어버렸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무튼 하던 얘기로 돌아와서... 그렇게 사람 하나 죽으니 집에 딱지들 붙고 여행 예약했던거 취소하고 뭐하고...뭐하고...하다보니 모아놓은 돈 다 없어지고. 땡전 한 푼 없이 서울 올라와서 고시원잡고 석달 일했어요. 죽을 맛이었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하고 집이라고 고시원 돌아오면 집은 개뿔, 관짝같은 좁은 방 한칸에 누워서 떨어진 벽지 보며 울다 잠들었어요. 그러고도 손에 쥔 돈은 130~140만원 남짓했죠. 월세 내고, 식비 교통비 쓰고, 자잘하게 더 쓰니까 한달에 남는돈이 50 남짓하더라고요. 아낀다고 정말 아꼈는데도... 아무튼, 그러고 나니까. 정말 죽고싶었어요. 살고싶지가 않았어요. 한칸짜리 고시원방에 몸 눕혀놓으면 보이는 낮은 천장이 제 인생의 관짝같이 느껴졌어요. 집은 그 사람의 공간이잖아요. 그 마저도 이 모양이면 그게 인생의 수준을 보여주는거잖아요. 안 그래도 죽고싶다는 말이 입에 붙기 시작했었는데 이 때부턴 아예 죽고싶다는 말을 수시로 하게 됐죠. 그리고 정신적으로 좀 많이 우울하고 이유모를 불안감, 그리고 박살난 수면패턴으로 일주일동안 평균적으로 1시간 자고 생활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코피도 터지고, 자다가 숨막혀서 깨니 피를 토하고, 자다가 숨막혀서 깨니 토가 기도를 막아놨고, 배아파서 화장실가니 혈변을 보고 어지럼증에 두통에...가끔은 가슴도 아프고 숨도 쉬기 힘들었어요. 모두 정말 가끔이었지만. 겪은거였는데. 수십만원 들여서 대학병원에서 검사도 해봤는데 어째 몸은 정상 나오더라고요. 아무튼...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세상 살아온 꼴이 이렇다보니 자존감, 사회성 다 박살났어요. 그 와중에 정신적으로도 좀 맛이 갔는지 정말 심한 우울감과 불안, 불면에 시달려요. 우울감과 불안 불면은 10년 가까이 시달렸지만 최근 2년간은 정말 이러다 충동적으로 자살할거같다 싶을 정도로 심해요. 석달만에 때려치고 경기도 고시원으로 옮기고, 다시 한두달만에 때려치고 공장가고, 다시 한달만에 때려치고 알바하고, 다시 한달만에 때려치고 물류센터하고, 다시 한달만에 때려치고 공장가고, 또 석달만에 때려치고 다른 공장가고, 다시 한달만에 때려치고 또다른 공장가고, 다시 한달만에 때려치고 서울 고시원을 잡았죠. 저도 오래 일하고 싶었어요. 도저히 일할 상태가 아니고, 일을 못 하고, 그래서 남들 보기 부끄러워서. 오래 못 하겠더라고요.... 그나마 모아놓은 돈도 없어서 중간중간 일을 못 구할 때는 정말 부끄럽고 염치없게도 친구들에게 손을 벌렸었죠. 친구들은 정말 좋은 애들이었어요. 여럿이서 빌려주었는데, 모아보니 300이 넘었어요. 두명이나 일자리도 소개시켜줬죠. 한번은 제가 한달만에 포기했지만요... 저 같은 놈, 뭘 보고 돈을 빌려주고 왜 이리 잘 해주나 싶어서 물어보기까지 했어요. 자기들은 저를 믿는다네요. 그 말 듣고 너무 고마워서, 저 스스로도 저를 쓰레기라고 여기는데. 이렇게 생각해주는 친구들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진짜 열심히 해보자. 하고 공장도 다니고 지금 소개받은 주방일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근데 공장은 짤렸고...주방도...솔직히 일 못 하고 있어요. 잘할 자신도 없고...열심히는 하고있는데...잘 안 되네요.... 돈은 다 갚았지만, 친구들의 호의. 신뢰에 보답할 수가 없네요. 그나마 저 친구들 덕분에 2년을 더 살았는데 그 2년간 열심히 해보니 확인된건 세상을 살*** 능력이 없는 무능력한 저였어요. 정말. 죽고싶고. 또 죽고싶네요. 일단...아직은 저같은 쓰레기를 믿어주는 친구들이 남아 있으니까 되는데까진 열심히 해보려해요. 그런데 이렇게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너무 심한 우울감과 불안함, 잠못드는 밤이 끝없이 이어져요. 살고싶어서 정신과에 가서 얘기도 해봤는데 작은 곳이라 그런건지 제 얘기 제대로 듣지도 않는 것 같고...그냥 숨 크게 들이쉬고 내쉬어라. 그리고 체조같은걸 해라. 그러면 우울함이 덜해진다. 이러고 수면제랑 약 두개 주고 말았어요. 일주일치를 받아서 일주일치 딱 맞춰 먹었는데 하루종일 멍하고 머리아팠어요. 일은 커녕 밥 먹으러 일어나는 것조차 하기싫을 정도로 몸에 진이 빠지더라구요. 그래서 그 다음 주엔 안 갔어요... 현실적으로...당시에 코로나탓에 갑자기 실직하는 바람에 병원갈 돈이 없기도 했고...너무 약이 독해서. 그런데 점점 제 자존감, 사회성, 우울함, 불안함, 어두운 미래 제 무능함 이 것들이 제 발목을 잡아끌고있어요. 죽을거같아요. 근데 살고싶어요. 정말 살고싶은데 죽을거같아요. 제가 언제 자살할 지 모르겠어요. 매 시간마다 카운트다운 세는 기분이예요. 죽는 순간이 언제일까 하는 카운트다운을 세는 기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