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유를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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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유를 모르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oea1u
·4년 전
요새 행복하다는 걸 느끼지 못해요. 왜 살고 있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 내가 사라져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로 내가 있든 말든 피해받는 건 없을 거라는 얘기예요. 날 좋아해 주는 사람도 없고 아껴주는 사람도 없고, 나 하나 사라진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거죠. 그렇다고 막 외롭지는 않아요. 누구한테 부대낄 마음도 없고, 사람만 보면 환멸날 지경이에요. 작은 실수여도 그게 계속 눈에 밟히고, 그냥 무기력해져요. 불면증은 없는데 잠은 안 오고, 막상 잠들면 해가 질 때까지 눈 붙인 채로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어요. 최근 들어 아무도 없는 데로 떠나버리고 싶어져요. 죽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자꾸 떠올라요. 죽기는 무서운데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혼란스러워불안해우울해섭식중독_집착우울어지러움자고싶다공허해두통답답해무서워불안괴로워힘들다강박조울걱정돼충동_폭력공황슬퍼의욕없음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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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102jade
· 4년 전
님의 고민내용이 너무 제 얘기 같아서 이것저것 적어 봅니다. 저도 힘든 시기를 거친 후에 1년 넘게 이런 상태이다가, 지금에야 뭔가 좀 해 보려고 하고 있어요. 저의 경우 복합적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기에 무기력증을 조금씩 덜어내는 중이지만...님께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지네요. 제 경험에 빗대서 감히 예상해 보자면 생활의 무언가 때문에 완전히 지쳐버리신 것 아닌가 싶어요. 백날 얘기해 봤자 나를 누군가 이해해 줄 수 없을 것 같은 마음, 얘기해도 벽보고 말하는 것 같은 답답함,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크게 위로받지 못해서 느끼는 세상에 나 하나만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 저는 이런 것들 때문에 힘들었어요. 오히려 누군가와 같이 있는게 더 외로웠죠. 터놓고 말해놓고 시간 지나서 아 나 힘든 얘기만 했구나...이런 것 제일 싫어했었는데...하면서 또 자괴감 느끼고.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아무도, 나 자신조차도 날 꺼내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제일 힘들었어요. 저도 회피성향이 있는 편이라...다행히 그 상황은 벗어났지만, 벗어난 후에도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있습니다. 사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는데도 말이죠... 시간이 지나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남 탓, 내 탓, 누가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그냥 이렇게 변해버린 내 스스로가 불쌍하다는 생각이요. 열정과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움츠러들고 두려워하고 스스로를 낮추는 저 자신만 남아 있더라구요. 불쌍할 정도로 현실에 적응도 못하고, 아무것도 시작도 못하고 있는 나. 내가 아까워서 뭐 하나라도 시작해 보기로 했어요. 저는 힘들었을 때 한 달에 2번 밖에 밖에 안 나가고 살았었어요. (모조리 배달 시켰거든요.) 조금씩 밖에 나가기로 했어요. 집 근처 카페도 가고, 편의점도 가고...오랜만에 사람을 만나서 그런지 눈 마주치는 게 좀 부담스럽더라구요. 그래도 익숙해지니까 조금씩 편해졌어요. 익숙해지고 나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갇힌 사람처럼 목을 조른 건 스스로가 아닐까. 누구도 나한테 답답한 현실을 회피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는데. 누구도 나한테 대학원 가라고도 졸업할 때까지 참으라고도 말한 적 없는데. 내가 선택한 것일 뿐인데...이렇게 생각하니 미련할 만큼 참은 것도 내가 내 선택에 책임을 졌던 것 뿐이다, 라고 자기방어 할 여력이 생기더라구요. 조금씩 그 때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완전히 잊거나 덜 힘들어 지지는 않아도 그냥 그렇게 된 나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게 됐어요. 인정하고 나니까 오히려 예전 모습이 자연스럽게 조금씩 돌아오더라고요. 아직 느린 변화지만, 그냥 제가 괜찮아 지고 있는 과정을 보시고 조금 생각을 바꿔서 스스로를 보셨으면 해요. 지금의 자기 자신을 인정할 수 없어서 사라졌으면 하는 것 아닌지, 하는 부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