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한 게 아닌 학교의 실수로 내 목표가 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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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내가 잘못한 게 아닌 학교의 실수로 내 목표가 사라져버렸다. 작년 시험에서 최종 탈락했고, 올해도 추천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1월부터 6월까지 장장 6개월을 바쳐 공부했다. 남들 다 놀러다니는 스무 살의 시간 중 절반을 공부이 바쳤는데, 시험을 볼 수 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래 나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거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생각할수록 이 상황을 내 책임으로 돌리는 게 너무너무 억울해진다. 그렇다고 학교탓을 하기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은 이건 무조건 학교 잘못이라고, 학교에 화라도 내서 도움 받으라고 하는데 학교에 화낸다고 달라질 게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화를 낼 수 없다. 그리고 이미 졸업했지만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는 무시할 수 없는 상하관계이기에 무서운 것도 있다. 정말 그 시험 하나만 보고 달려와서 지금 정말 '찐'백수가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항상 내 앞에는 무언가 해야 할 것들이 있었는데, 이 모든 게 사라지니까 진짜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인생에서 목표가 사라진 게 처음이고, 예상할 틈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와서 내가 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름 학교에서 공부 잘 하고, 평판 좋은 학생으로 살아왔는데 왜 이렇게까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시험을 볼 수 없다는 말을 처음 듣고 한 1주일은 주변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다녔다. 모두가 날 가엾게 여기고 위로해주는데 괜찮아야만 할 것 같았다. 그냥 항상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여기서 내가 괜찮아야만 할 것 같고, 괜찮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괜찮지 않다면 내가 너무 나약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았고, 내가 무너져 버릴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래서 괜찮은 척 살았는데, 그게 오늘에서야 무너진 것 같다. 난 괜찮지 않다. 안 괜찮은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엄마가 그만 자고 일어나서 공부 좀 하라고(뭐라고 해야만 할 것 같아서 자격증 시험을 타이트하게 접수했다. 그리고 공부는 아직 안 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는 자신이 한심하지 않냐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공부하라는 말만 들으면 너무 싫었는데(이건 내가 진짜 공부하기 싫었던 게 맞다.) 그래서 엄마가 그 말을 할 때마다 대답 안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내 딴에는 그냥 일종의 자기회피였다. 근데 아침에 엄마가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지 않냐고 했을 때, 그냥 그 '한심'이라는 단어에 꽃혔던 것 같다. 그냥 그 단어를 들었을 때 내가 진짜로 한심했고, 끝없이 우울해졌다. 그리고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싫었다. 내가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닌데. 엄마 말대로 한심한 거 맞다. 근데 내가 이렇게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불쌍해졌다. 그래서 이불 뒤집어 쓰고 울었다. 울었는데도 감정이 안 풀리더라. 그러고 나서도 진짜 멍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고 붕 떠 있는듯한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진짜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근데 이건 실행으로 절대 안 옮길 거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왜 살지라는 생각도 해봤고 죽고싶다는 생각도 했던 적은 있는데, 죽는게 더 무서워서 한번도 시도는 안 해봤다. 여태껏 그랬듯이 시도는 안 할거다. 하여튼 그러고 다시 자고 일어났는데 아직도 좀 많이 우울하다. 계속 머리가 아프고 머릿속에 빨간불이 울리는 기분이라 누구한테라고 말하고 싶어서 마인드카페를 다시 깔았다. 그냥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진짜 너무너무 힘들 것 같아서 다시 여기 찾아왔다. 자격증 시험 공부해야하는 건 알겠는데, 이 자격증을 내가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따는 것이라보단 내가 배웠던 전공 공부를 다시 복기하기 위해서 따려던 거여서 의욕이 안 생긴다. 원서비랑 책값이 아까워서라도 공부해야겠는데 별로 하고싶지 않다. 특히 이 기분에서는 더더욱. 엄마가 퇴근해서 날 보면 진짜 더 한심하게 쳐다볼 것 같아서 무섭다. 내가 너무 자기연민에 빠져있는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진짜 너무너무 우울하다. 모르겠다 내가 뭘 하고 싶은건지. 앞으로 목표도 다시 설정하고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해나가야 할 텐데 아무것도 없이 나 혼자 제자리걸음인것도 무섭고. 내가 뭘 하고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모든게 무섭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 글 쓰다가 막판에 가서는 감정이 너무 요동쳐서 두서없이 쓴 것 같은데 읽는 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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