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쌓인 증오라는 거 무섭네요. 그 대상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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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오랫동안 쌓인 증오라는 거 무섭네요. 그 대상이 피붙이라면 더더욱. 살면서 모든 걸 끝내고 싶은 충동이 들었던 순간엔 항상 가족이 그 이유였고, 인생에서 결국 남는 건 가족이라는데 왜 난 그런 가족을 갖지 못했는지 수없이 원망했네요. 날 낳아 인생이 이렇게 됐다던 엄마. 당신의 우울증도, 우리 집이 화목하지 못한 것도,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것도 내 탓이라던 엄마. 어쩌다 얼굴 한번 볼 때조차 너는 왜 그러니라는 말을 달고 사는 아빠. 한심하고, 둔하고, 사회성이 없다는 말. 사실은 당신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니던가요. 말을 하면 할수록 부질없다는 걸, 추해진다는 걸, 나에게 좋을 게 없단 걸 알기에 알아도 모른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었는데. 정이 없는 저를 끝까지 불효자식이라 하시겠죠. 철이 안 들어서 그런 거라 하시겠죠.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세요. 축복도, 사랑도 받지 못한 삶이지만 끝내 놓지 않았던 건 미련이 남아서. 지워지지 않는 증오가 평생 마음을 할퀼 거란 걸 알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건 억울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해요. 되도록이면 아주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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