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들어오고부터 수업이나 숙제로 자기 자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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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고등학교에 들어오고부터 수업이나 숙제로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게 늘었어요. 고1 때는 그냥 기억도 안나고 고2 때 중반쯤부터 우울증으로 힘들어 이것저것 놓아갔는데 아마 그 쯤부터 자신에 대해 쓰는 게 늘었던 것 같아요. 제가 뭘 위해 사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기껏 힘든 시기 다 보내고 갑자기 사정이 많이 나아져 이젠 행복하려나 했는데 그 밑바닥에선 잘만 웃고 가진 것 하나 없으면서 버틴다는 생각없이 버텼던 게 아깝게도 이제와서 우울증이 왔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전에도 우울증이 왔던 것같지만 그땐 저까지 그러면 엄마가 너무 힘들까봐 차마 말도 못하고 매일 밤 울며 그게 힘들다고는 느꼈지만 어느 순간부터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내게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관심이 없던 건지 제가 잘 숨긴 건지 아무도 제 상태를 알지 못했으며 오로지 밤에만 혼자 울고 죽고 싶어하며 보냈습니다. 그냥 그것만 반복하다 이유없이 왔던 것처럼 어느 순간 갔습니다. 여러 사정이 있지만 생략하고 하여튼 한참 죽을까 말까 고민하고 하고 진지하게 죽자 싶었을 때 평생 운 나쁘게 못된 사람들에게 걸려 고생하신 엄마가 생각나 내가 죽기까지 하면 대체 엄마는 인생에서 큰 좋은 일도 없었는데 큰 나쁜 일만 하나 더해진다는 게 너무도 미안해서 차마 죽지 못하겠어서 한번만 더 살려고 노력해보자 그래 뭐가 대수냐 내가 죽게 생겼는데 하며 주변에 알리고 공부도 다 놓아버리고 학원도 다 끊고 심리상담과 약을 병행하며 오로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에만 집중해 우선 살았습니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현재는 상담과 약 모두 끊었습니다.) 어찌어찌 제 목숨을 살려놓고 요즘 매일 드는 가벼운 죽고픈 생각에는 엄마가 받을 충격과 슬픔을 생각하며 버팁니다. 요즘에는 죽는 게 살짝 아쉬워지기도 했습니다. 이룬 건 없지만 죽으면 제가 가장 아끼는 기르는 강아지를 못 본다는 게 조금 아쉬워졌거든요. 강아지고 뭐고 죽으면 그대로 아무것도 없을텐데 뭐가 걸리냐며 죽자고 생각했던 제가 조금은 나아진 게 느껴져 기뻤습니다. 고3인 현재 많은 수업이나 수행평가 또는 숙제에서 자소서 쓸 때 도움될거라며 제 자신에 대해 쓰라고 합니다. 저는 뭐라고 써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수업에서는 대충 써서 넘기기라도 했는데 양식을 보니 이건 대충 쓰기 힘듭니다. 스스로를 생각하면 한심하고 게으르고 나약하고 합리화 잘하는 그런 단점만 떠오르는데 뭘 어떻게 포장해야 할지.. 거짓을 써야만 하는 걸까요. 진실한 저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걸까요. 스스로를 나쁘게만 생각하고 우울해하며 죽고 싶다는 저는 남들 앞에 존재하면 안되는 걸까요. 다들 제가 이런다는 걸 알아봤자 불편해 할테니까. 나아지는 건 없을 테니까. 선생님이 숙제를 주며 아이들이 가져올 거라 기대했던 것과 다를테니까. 안 그래도 공부도 안하고 대학 갈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하기에는 선생님들이 너무 성의없고 예의없는 태도라며 화내고 절 미워하실테니 굳이 서로에게 안 좋게 그러지 말고 시험을 뺀 수업, 숙제, 수행평가는 열심히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로는 하자고 결정했는데. 내일까지인 숙제가 갑자기 생각나 펜을 들었지만 그 손은 움직이질 못합니다. 쓸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눈물만 납니다. 만약 여기에 한심하다. 게으르다. 나약하다. 같은 진심을 썼다간 내일 선생님께서 장난하냐며 비웃을 것 같습니다. 내일이 오는 게 두려워요. 왠만한 일에 울지 않지만 사소한 게 두려워져 울고 우울해지고 다 포기하고 싶어지는 제가 싫어요. 이런 제가 너무 싫어서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부끄러워요. 나같은 게 우울증이라며 죽고싶다 하는 게 다들 힘든 게 있다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의 힘듦밖에 느낄 수 없는 인간이라 결국 내가 가장 힘들다며 어리광피우는 어린 아이같아 너무 부끄러워요. 없어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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