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반 애들한테 어떤 존재일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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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반 애들한테 어떤 존재일까
커피콩_레벨_아이콘hugmeonce
·4년 전
오늘, 전국적으로 실시히는 중2 영어 듣기 능력 평가를 쳤어요. 열심히 풀었고, 자신도 있었어요. 그런데 시험이 끝나자마자 저희 반 남자애가 "야! (제 이름)! 니 시험지 좀 내놔 봐!" 하는거에요. 걔네 입장 이해는 해요. 제가 부반장이기도 하고, 영어 성적을 꽤 좋게 받아왔거든요. 어쨌든 시험지를 줬더니까, 제 거랑 자기거랑 비교하며 채점하더니 "아 X발 3개나 틀렸네" 래요. 여기서 빡쳤어요. 왜 제 시험지를 무조건 100점 취급하는 건지... 뭐 저 스스로도 자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틀린게 있을수도 있는데... 잘하면 다같이 치켜세우다가 한번이라도 틀리면 뒤돌아서 욕하는 게 중학생들 이잖아요. 그 부분에서 불안하고 화가 났어요. 그런데, 제 시험지를 빌려갔던 남자애 주위로 애들이 모였어요. 거의 열명 넘는 애들이, 자신의 정답도 체크 해보겠다고 제 시험지 좀 보여달래요. 별로 안 친한 애들도 많았는데. 여자애들은 "나도 좀 빌릴 수 있을까?"라고 라도 하는데, 남자애들은 "야 좀 내놔봐 나도 채점하게"라고 명령질 하고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 남자애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남자애들한테 안 빌려줬어요. 그랬더니까 남자애들이 "와~ 부반장이 남녀 차별하네~ X발 왜 쟤네만 주는데~"하고 짜증을 내요. 왜 항상 사람과의 관계에서 제가 을인건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다음 시간은 국어였는데 국어 선생님이 무서우시거든요. 그런데 국어 수업중에도 애들이 제 시험지를 돌려가며 보는거에요. 그러다가 결국 한명이 선생님한테 걸렸어요. 선생님은 시험지의 주인을 묻고, 저인걸 알자 누가 국어 시간에 영어 시험지를 돌려가며 보여주랬냐며 화를 내셨어요. 그러면서 니가 틀렸으면 어쩔거냐고, 왜 100점인 행세를 하냐고 말하셨어요. 아니 애들이 제멋대로 가져간건데... 국어 선생님께 20분 동안이나 혼이 났어요. 부반장이 돼서 수업시간에 애들이 딴짓을 하는걸 막지도 않고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혼나는데 가만히 있었어요. 다음 시간은 점심 시간이었는데, 아까 제 걸 보다가 걸린 애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었어요. 게다가 제가 혼나는걸 보고도 애들은, 자기는 제 시험지 못 봤다고 자기한테 빌려줄 수 있느냐고 졸라대고요. 거절했다가는 속좁은 부반장 될 것 같아서, 책상에 시험지를 올려놓고 교실을 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시험지에서 손을 떼어 책상에 올려놓은 순간, 여자애 한명과 남자애 두명이 동시에 시험지를 가져갔어요. 당연히 시험지는 찢어졌고요. 제가 따로 답만 옮겨써둔 종이가 있었기에 시험지가 찢어졌다는 것 자체에 대한 손해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 순간 너무 화가 났어요. 저는 저희 반 애들에게 도대체 무슨 존재이길래 이런 취급을 당하는지 싶어서요. 제 물건을 함부로 쓴 애들한테도 화가 났고요. 찢은 여자애는 미안하다고 했는데, 남자애들은 그게 뭐가 대수냐고, 너 아까 따로 써놓은 종이 있지 않았냐고, 그거라도 보여주면 안되냐고 해요. 끝까지 절 사람 말고 물건으로 봐요. 그래도 교실에서 첫 한달동안은 이미지 메이킹을 잘하고 싶었기에, 웃으면서 괜찮다고, 그거라도 봐라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화가 나요. 제가 오늘 저희 반 애들에게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고작 시험 답지에 지나지 않았을까요. 거기서 아무것도 못하고 쌩긋쌩긋 웃으며 괜찮다고 했던 저도 싫고, 양심은 밥말아먹은 남자애들도 미워요. 제가 실수 한번 했던 저번주에는, 레전드라고 미쳤다고 이런 애가 부반장이라니 한심하다며 욕했으면서, 이번주에는 필요할 때만 찾는데. 저는 그냥 저희 반에서 부반장 가면을 쓴 물건 같아요. 학교에 있으면 스스로가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아요. 그만 웃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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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135
· 4년 전
제가 다 화가 나요 ㅠㅠ애들 정말 너무하네요.. 제 생각에는 말하기 힘드시더라도 보여주기 싫다고, 곤란하다고 의사 표현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카님 말대로 문제 틀린게 있으면 보여주고도 욕먹을 수도 있구요. 또, 마카님이 부반장이라고 하더라도 부반장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닌 것까지 떠맡을 이유는 없잖아요. 애들이 고마워 하는 것도 아니구요. 마카님이 애들한테 할 말을 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인성 말아먹은 친구들이 욕할 수는 있지만, 그게 나중에는 훨씬 편할거예요. 마카님 고생했어요. 마카님한테 꼭 필요한 친구 아니면 웃어주지 않으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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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er78510
· 4년 전
혹시 자책하고 계시는건 아니시죠? 괜찮아요 그쪽의 잘못이 아니에요, 엄연히 그 애들의 잘못이고 그 선생님도 뭔가 오해를 하셔서 그러신 것 같고 그 와중에 안 도와준 아이들도 이해가 안가네요 정말....전 글쓴이분의 심정이 왠지 모르게 이해가 가요 앞으로는 푼 시험지나 그런거 절대 보여주지 마시고 당당하게 말하세요 "내가 왜 니네들한테 내가 열심히 푼 걸 보여줘야 하나고 내가 니네 장난감이냐고" 만약 애들이 따돌리면 쌤한테 말하세요 근데 쌤이 말을 잘 안 들어주신다면(충분히 그럴 사람)부모님한테 말하고 교육청이나 법원에도 고발하고 그냥 글쓴이분을 힘들게 한 그것들 평생 후회하게 사이다 날려주세요 저도 감히 중학교 1학년이지만 글 써보아요! 힘내시고 학교생활 열심히 잘하세요 화이티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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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e07
· 4년 전
다음부턴 이미지 관리 없이 그냥 너네가 뭐뭐해서 빡친다 작작해라 등등 하고 싶은 말 참지말고 다 하세요.너무 참다보면 화병나요.그리고 선생님께 방과후에 말씀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요.마카님 너무너무 고생하셨어요.내일은 꼭 화 안나고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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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rabbit
· 4년 전
와... 진짜 짜증났겠어요ㅜㅠ 참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