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무기력해집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폭력|자살|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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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무기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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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많이 긴 글입니다.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왔습니다. 매사에 쉽게 화내며 소리치시고 모든 것을 돈과 연관시키는 분입니다. 제 성격은 아빠를 닮았는지, 아버지의 압박에도 기죽지 않고 꼭 나중에 복수해야지란 생각만 하며 사춘기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 이후 성격이 변했습니다. 정확히는 재수하면서부터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아버지는 돈, 명예, 사회적 위치에 관심이 많은 분이십니다. 어디가서 우리 딸 어디 다녀~ 이번엔 몇등했어~ 라고 자랑하시는 걸 좋아했습니다. 아버지 기대 부응하려고 나름 열심히 살았습니다. 서울 인지도 있는 학교에서도 전교 20등안에 들정도로 공부 열심히 했습니다. 공부를 못한다고 화내시진 않았어요, 단지 저를 앉혀두고 항상 '인생을 낮은 곳에서 출발하면 그렇게 끝나는거야, 너를 위해 높은 곳에서 출발해야해 그래서 아빠가 널 서포트해주는거 아니겠니?'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저는 저를 위한다는 말도, 항상 저를 위해 희생하신다는 말도 압박으로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혼나지 않더라도 성적이 떨어지면 무슨 일이 날 것만 같았어요. 그랬던 제가 수시도 다 떨어지고 수능을 망쳐 지방대를 가게되었어요. 아버지는 정말 실망하신 것 같았죠. 그래서 반수를 준비했어요. 아버지가 반수하라고 얘기하셨거든요. 반수 다짐을 하고 6월부턴 학원을 다녔습니다. 하루종일 학원에 있으니 아버지랑 마주칠일이 별로 없어 대화도 잘 안했어요. 하지만 때때로 어머니께 '너때문에 쟤가 저모양 아니야, 나 닮았으면 똑똑했을텐데'라고 말씀하시는 걸 방 안에서 들을 때는 있었죠. 어쨌튼 이번 수능은 어찌저찌 잘 봤습니다. 서울 중위권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아버지는 중위권인게 마음에 안드셨는지 이번엔 유학을 권유하셨습니다. 너가 그 대학 나와서 뭘 하겠냐는 말씀과 함께요. 뭐 재수때부터 지금까지, 아니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버지가 저를 끔찍히 아끼신다는 건 알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표현 방식이 서투른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주 다퉜구요. 아버지가 항상 제게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너 키우는데 한달에 월 백오십씩 들어간다." 이 말을 들으면서 자라온 저는 유학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어요. 또 제가 가면 집에 남을 엄마와 동생이 아버지한테 언어적 폭력을 들으며 살 것을 알고 있거든요. 아버지는 자기 뜻대로 안되면, '그렇게 살거면 그냥 집 나가 나가서 살아 난 너 안키워도 되고 너도 니 맘대로 살아'를 싸울 때마다 얘기하셨거든요. 아 참고로 서울 중위권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부턴 아버지와 나름 웃으며 지냈습니다. 노력했어요 아버지 앞에서 웃고 착한 딸이 되보려고. 그런데 참고 참았던게 터지며 이제 더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요즘 저희 아버지는 제 살에도 관심이 많으십니다. 재수시절에 살이쪄서 겨울부터 봄까지 몇 달간 아침달리기를 했습니다. 살 빠졌어요. 저는 만족하고 있고 요즘음 여름이라 더워서 안나갑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너가 그래가지고 살은 빼겠냐 뭐든지 꾸준히 해야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이어트 한다고 밥을 안먹으면 살은 운동하면서 빼야지 밥을 굶는게 아니라고 하시면서, 며칠전엔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왔다고 너가 다이어트 하는 얘 맞냐, 돈은 왜이렇게 많이썼냐, 아이스크림을 맨날 먹냐 하며 또 다퉜습니다. 올해 들어 바뀐 제 성격엔 네네 하면서 넘어갔을수도 있는데, 억울하기도 하고 아이스크림 좀 사왔다고 혼나는 게 서글프더라구요. 그리고 굳이 말씀드리자면, 남동생이 한창 클나이라 간식을 많이 사다둡니다. 간식비도 많이 나가겠죠. 그리고 그 날 산 것중엔 제건 다음날 토플 시험을 위해 먹을 초콜릿 하나였습니다. 이런 얘기를 말씀드렸더니 아버지는 제 말은 하나도 안들으시고, 여자애가 말이 많다며 아빠가 말하면 네 하는 경우가 없다고 어떻게 하나하나 다 말대꾸를 하냐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단순한 투정으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게 반복되니 너무 지칩니다. 아버지랑 싸우는 것도, 싸우고 나선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 어쩌면 정말 내가 잘못된건가, 내가 잘못태어난건가 하는 자괴감이 너무 괴롭습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이젠 전 아무것도 못한다는 무력감과 아버지에 대한 공포로, 아버지만 보면 눈물이 나면서 몸이 떨립니다. 며칠전엔 호흡곤란이 와서 숨이 안쉬어지더라고요. 부모님은 모르십니다. 이젠 웃으며 저한테 말씀하실때마다 언제 또 변할까, 나한테 또 뭐라고 할까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요.웃기게도 자살은 못하겠습니다. 여러번 시도해봐도 무섭더라구요. 그런데 아버지한테서 벗어나고 싶어도 지금 당장 전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 것 같습니다. 좀 한심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학자금도 결국 이 핸드폰도 제가 있는 방도 모두 아버지의 돈이니까요. 결국 스스로는 노력도 안하고 아버지 탓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스무살(빠른년생입니다)이 될때까지 아버지의 바람대로만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정말 무엇이 하고싶은지, 그렇다고 제가 하면 잘할수있을지도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를 벗어나고 싶어도 지금당장은 못할 것 같습니다. 그저 아버지 바람대로 네네 하며 유학도 가고 취업도 해야하나요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삶에 목표도 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어요. 그런데 죽기가 두려워, 내일이 오니까 일단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께 이런 얘기 드리면 '지나간 얘기하지말고 그냥 집나가 나가면 되잖아 니 알아서 살아'라고만 말씀하십니다. 변하는 건 없어요. 정말 제가 잘못된 걸까요. 요즘은 동생한테 화내는 제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있어 순간순간 놀랍니다. 저도 아버지처럼 자란 것 같아 너무 두렵습니다. 저 계속 살아야하는게 맞는걸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기력해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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