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와이프 컴플렉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상담|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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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와이프 컴플렉스
커피콩_레벨_아이콘21Cwife
·4년 전
양브로의 정신세계에 소개되어도 상관없는 사연입니다. (두분의 육성으로 위로/상담받고 싶어서요) 제가 23살부터 만나 연애해 온 신랑과 저는 둘다 외국계 금융쪽에서 일하고, 표면적으로는 나름 안정적인(?) 삶을 사는 젊은 부부입니다. 저는 청소년기에 금전적인 문제로 부모님께서 많이 싸우시는걸 보고 환멸을 느끼며 "저럴거면 결혼을 왜 하셨지"라는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두 분 중 한 분만이라도 더 참으시거나, 주로 금전적인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셨던 아버지가 "조금만 더 책임감과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원망도 매우, 자주 했었구요. 어떻게 보면 그래서 지금의 신랑과 결혼한 듯 싶습니다. 지금의 신랑은 정말 냉철함/분석력/야망으로 똘똘 뭉쳐있는 남자였으니까요. 인간의 탈을 쓴 로봇...느낌? 제 요즘 고민은 언제부터인지 신랑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저를 발견합니다. 연애 시절에도 신랑이 다정다감하고 세심하게 챙겨주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저보다 바쁜 신랑을 위해 저는 어느 순간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무도 시키지 않은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식모?가 되어있었습니다. 야근 중인 신랑이 먹을지도, 안먹을지도 전혀 모르는 밥을 하고, 본인 뒷정리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바쁜 신랑이 허물벗듯 집안 곳곳에 벗어 둔 빨래를 하는게 퇴근 후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신랑이 업무 중일때는 굉장히 예민해서 본인이 집중하고 있을때 말 시키면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차갑게(?) 응대를 해서 어느 순간부터 한 집에서 말 거는 것 조차도 눈치를 보게 되었구요. 제가 사춘기 시절 혐오했던 저희 부모님의 원색적인 부부 싸움을 하기는 싫어서 "좀 덜 바쁘면 그때 이성적으로 얘기해봐야지.."하고 일단 참아보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혼자 삭히는 것도 이젠 지치고 부부간의 관계도 평등한 관계에서 점점 상하관계가 되어간다는 회의감이 듭니다. 저희 부부는 돈 관리도 따로 해서, 날마다 밤낮 안 가리고 소처럼 일하는 신랑이 그만큼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그게 저한테는 아무런 득이 되질 않는지라, 소위 어른들께서 말하시는 "그래도 돈이라도 잘 벌어다주니까"라는 위로도 제겐 소용이 없네요. 돈을 잘 "벌어다"까지는 맞지만 "주니까"에 해당사항이 없어서요.. 혼자 집에서 아무도 알아주지도, 고마워 하지도 않는 집안일을 하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다보면 문득 화가 치밀때도 있습니다. "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 "한 번 속시원히 그냥 까놓고 시원하게 싸워볼까" 라는 생각도 여러번 해봤지만 막상 야근으로 피곤한 남편에게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면 뭔가 이런 사소하고 시시한 감정 낭비/소모적인 대화를 남편이 너무 싫어할게 뻔히 보여서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편 앞에서만 이렇게 작아지지, 저 회사에서나 주변 친구들 관계에서는 당당합니다. 일 잘한다는 소리도 듣고, 외모나 성격으로 어디에서 꿀리지 않을 자신도 있구요. 왜 남편에게만 제 평소 모습처럼 시원시원하고 당당하게 얘길하지 못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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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Veryberries
· 4년 전
남편분께는 직접 말 해보셨나요? 힘들어하는걸 몰라서 님이 해주는 부분들을 당연시여기는 거 같기도해요. 한 번 이 얘기들을 진지하게 털어놓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