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비슷한 제가 너무 혐오스러워요
저는 엄마한테 어릴 때부터 지속적인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당해왔습니다. 피멍이 들도록 맞고 불꺼진 화장실에도 갇히고... 셀 수조차 없습니다. 이런 엄마의 폭력성은 제가 닮지 않은 것 같아 정말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성격을 닮은 제가 너무 혐오스러워요. 엄마는 저를 투자상품으로 여겼는데, 저에게 항상 과도한 성취를 요구했고 제가 끝내 못견뎌 학교를 자퇴한 후로는 사람 취급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덜덜 떨며 나 죽을 것 같다고 했을땐 빨리 뛰어내리라고 악을 질렀죠. 밥도 제 몫이 없어 굶거나 남은 음식을 새벽에 몰래 먹었고, 엄마는 이런 제 모습을 다른 가족들과 공유하며 욕하고 비웃었습니다.
제가 엄마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충분히 설명이 되었을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주변 가족들로부터 이런 엄마의 어릴적 모습이 저와 똑같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얼굴 말고 성격이요. 그리고 엄마도 저한테 항상 말했죠. 너는 나처럼 ~~~~ 이런거 못한다고. 넌 못할거라고.
사실, 엄마가 말리는 기숙사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큰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서요. 그런데 끝내 못버티고 자퇴했고, 그러자마자 엄마는 ‘그럴줄 알았다. 내가 뭐랬어.너는 안되는 애라고 넌 의지가 약해’ 라는 말을 저에게 수도없이 했습니다. 이 외에도 ‘넌 어릴때부터 사교성이 없었어. 넌 옛날부터 예민했어’ 이런 말을 자주하는데, 이런 특징들이 엄마랑 똑같습니다.
엄마의 의견일 뿐이란거, 알아요. 하지만 너무너무 무섭습니다. 제 기숙사 고등학교 생활을 엄마는 실패할거라고 호언장담 했었고, 저는 끝내 갔는데, 버티겠다고 다짐했는데도 실패했으니까요.
앞으로도 엄마가 보는 제가, 엄마랑 닮은 제가 엄마가 말하는 대로 될까봐 무섭습니다. 정말 너무 무서워요.
현재 대학진로를 두고 엄마는 제가 가려는 쪽, 제가 절대 못한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고, 저는 가려는 쪽과 엄마가 추천하는 쪽에서 갈팡질팡합니다
엄마가 저를 잘 알아서, 제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음 해서 그러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이렇게 엄마가 혐오스럽듯 제가 혐오스럽고, 엄마가 저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싫은데도 그게 진짜일까봐 두려울까요
정말 엄마가 보는 제가 맞을까요... 그렇다기엔 엄마는 절 사랑하지 않고. 아니라기엔 꽤나 맞는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도 그렇게 말하구요. 저는 왜이렇게 답답하고 엄마와 제가 끔찍하게 싫죠
그리고 무엇보다 싫은건 절 학대한 엄마에게 계속 사랑을 갈구하고 싶어요. 무관심하게 지내려했지만 너무 고통스럽고 매번 실패해요. 정말 너무 고통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