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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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사연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배가 부른 나 자신인 걸 알면서도 항상 힘들어진다. 어릴 적부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다. 아빠는 자존심이 꽤나 높은 사람이라, 상사든 누구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꾸지람을 들으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직장을 옮겨다니기 일쑤셨다 당시 나와 언니는 미취학 아동이었음에도 우리가 사정이 어렵다는 걸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밥으로 끼니를 때울 여유조차 없었던 그런 상황에, 어린이집에 다녀 온 나와 언니가 가방에서 간식시간 때 받은 빵을 꺼내서 아빠한테 줬다고 하였다. " 아빠 이거 간식시간 때 받은 건데 아빠 배 고프니까 먹어 " 라며. 아빠는 너무나도 배가 고팠지만, 차마 새끼들의 빵을 먹을 수가 없으셨다. 엄마는 샤니 빵공장에서 일을 하셨고, 자주 불량 나온 빵들을 받아 오셨다. 쌀을 사 먹을 돈조차 없던 우리는 항상 엄마가 받아 온 빵으로 끼니를 때웠고, 지금의 엄마의 말씀으로, 빵만 먹는 날들 하루 하루 지나자 내가 말하길 " 엄마 나 이제 밥 먹고 싶어. 빵 그만 먹고 싶어 " 라고 울먹거리며 말 했다더라. 엄마는 아이가 그렇게 말하니 안 되겠다 싶어 투잡을 뛰셨다. 원래 아빠를 닮아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긴 하지만, 어릴 땐 먹질 못 해 심각하게 말랐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조금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반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너무 부러웠다. 장난감 달려있는 필통, 심심타파 노트, 코디 스티커북.. 필통 제외 1000원 정도 하는 물건조차 나는 부모님께 사달라고 하질 못했다. 어릴 적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나는 부모님께 떼를 쓰지 못했고, 무언가 먹고 싶다는 말도 못 했다. 그러면서 나는 누가 버린 물건을 주워다가 가지고 놀기 시작했고, 물건을 줍는 습관이 생겼다.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면, 주워 왔다고는 말 못 해 친구가 줬다고 거짓말을 자주 했었다. ㆍ ㆍ ㆍ 어릴 땐 피아노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초등학생 때 자주 반에서 장기자랑을 하였는데, 피아노 치는 친구들이 꽤나 많았다. 내가 어릴 때는 피아노 학원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모두 비행기 정도는 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집안 사정이 어렵다보니, '도' 찾기는 커녕 만질 수도 없었다. 그렇게 자라고 중학생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공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좋았다. 공부학원 윗층엔 피아노 학원이 있었고, 들어가진 못해도 피아노 소리가 들려와서 공부하다 지칠 때마다 종종 들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년 정도 다니고 학원을 끊어야 했다.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학원 원장 선생님이 나와 언니를 예뻐해주셔서 많이 깎아주셨지만, 그만큼의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학원을 끊고, 성적은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성적에 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는 분이라 혼나진 않았지만,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친구들은 학원에서 예습 복습을 받아와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나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 학원만 다녔으면 중간은 갔을 텐데.. " 라며 종종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히 남들보다 언어적 능력이 뛰어났는지, 영어는 따로 배우지 않아도 술술 읽혔고, 학교에선 영어 상급반에서 수업을 받았다. 그 후 일본어에 관심이 생겨 독학으로 공부하여 자격증을 따고, 2018년도 경에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어릴 적 어려운 형편이 아직도 트라우마랄까, 그로 인해 생긴 습관이 남아있다. 물건을 쉽게 버리질 못 하고, 내 자신에 투자를 못 한다. 가족들을 챙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어떤 물건이든 5만원이 넘어가면 하루에 수백 번은 고민하게 된다. 돈 돈 거리면서 생활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항상 돈 계산으로 하루를 보낸다. 지금은 알바를 다니고 있고 하루 3시간 시급 9500원 주6일 근무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1시간 일하는 날도 많아졌고, 저번보다 월급이 급격히 줄게 되었다. 그래서 사정사정해서 주7일 근무하는 주도 빈번해졌다. 현재 나는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어, 7월달까지 적어도 250은 모아야 한다. 제일 많이 받았을 때는 70을 받았지만 요즘 들어 4-50밖에 못 받고 있다. 이래선 워홀에 지장이 있어, 10-5만원만 남기고 모조리 저금한다. 남들이 그러길, 청소년도 아니고 성인이 달에 5만원으로 어떻게 생활해? 심지어 남자친구도 있는데 데이트 비용은 어떻게 하고? 조금 괴롭기야 하지만,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 살만하다. 일만 하면 돈 없어도 생활이 가능하더라. 이것도 하니까 되더라. 하지만 하루에 한 끼만 먹다보니까 살이 계속 빠지더라. 키가 작은 편이긴 하지만 40kg 도 안 나간다. ㅡ 요즘 걸리는 게 있다. 나는 피아노가 너무 좋다. 스마트폰이 없었을 시절엔 아무것도 모르는 나였지만, 스마트폰이 생긴 후론 피아노 앱으로만 놀았다. 하지만 피아노에는 계이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여전히 '도'도 못 찾았었다. 그리고 2019년 초, 남자친구가 생기고 남자친구는 음악이 부전공이었다. 이런 나를 위해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피아노 학원 원장 선생님과 친분이 있어, 아이들이 없는 시간 대에 빌릴 수 있냐고 부탁을 드렸고, 작년 여름에 남자친구에게 배웠다. 남들은 초-중 때 알던 '도'의 위치를 난 성인이 되어서 알게 되었던 게 너무 창피하고 왠지 모를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로 학업에 집중하게 되어 피아노 학원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지금은 남자친구의 취업으로 인해 아예 칠 수도 배울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어릴 적 길거리에 있는 피아노만 보이면 달려가는 나였기에, 피아노를 배울 형편조차 없었기에, 중간에 공부학원도 끊을 수 밖에 없던 나였기에 피아노는 꿈의 악기이고 하루 종일 쳐도 행복할 악기였다. 하루에 한 번은 꼭 피아노 앱을 키고 음을 따서 오른손만 치거나 유튜브 피아노 영상으로 남는 시간을 보낸다. 돈을 버는 지금, 피아노를 무척이나 사고 싶다. 하지만 250이란 돈을 벌어야 하고, 찾아 놓은 가성비 괜찮은 피아노 20 짜리를 찾았지만, 한 달 째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친구들한테 물어봤다. 그들은 " 니가 피아노를 칠 때 행복하다며. 스트레스 받는 일상 속 너의 행복을 위해 사도 좋을 것 같아. " " 너의 행복은 20만원보다도 더 값진 거야. 절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 솔직히 행복에 비례하면, 20만원은 별 것도 아닌 너무 싼 금액이야. " 친구들의 말 하나 하나가 마음에 와닿았고 너무 고마웠다. 그래, 여태 나 자신을 위해 이렇게 큰 결심을 한 적이 없잖아. 그렇지만, 피아노를 산 후 앞으로의 내 생활을 생각해보니 눈 앞이 캄캄해졌다. 단지 행복을 위해 나의 생활을 바칠 것이냐, 살만 하게 생활하되 행복을 버릴 것이냐. 나에겐 20만원이란 여전히 큰 돈이고, 20만원의 유 무로 생활의 급이 바뀐다. 현재 남자친구는 월급이 200이상이다보니, 에어팟, 건담, 맥북을 곧 잘 사는 모습을 보고, 내 자신이 한심했다. 지금 상황에 서로 맞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시리 남자친구가 부러웠다. 가끔은 돈에만 묶여있는 내 자신이 너무 힘들다. 돈에 신경을 너무 쓰다보니 더치페이는 기본이 되었고, 누가 사준다고 하면 절대 받질 못한다. 내가 남에게 베푸는 것은 괜찮지만, 남들이 나에게 베푸려 할 땐, 이들도 나와 별 다를 것 없는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다 같이 힘들게 살아가는데, 어떻게 받아. 라며 항상 거절한다. 그러고보니, 미성년자일 땐 친구들과 노는 일이 없었다. 중학생 땐 용돈도 없었을 뿐더러 친구랑 놀러 간다며, 뭐 사먹는다며 돈을 달라고도 절대 말하지 않았다. 내가 한 번 참으면 부모님에겐 한 번의 여유가 생길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해오면서 지내왔다. 고등학생 때 처음 용돈이란 걸 받았다. 한 달에 3만원. 3만원 조차도 고등학생인 나에겐 너무나 큰 돈이었기에, 절대 쓰지 못 했다. 돈이 모이다보니 부모님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고스란히 드리게 되었고, 가끔 돈을 쓸 때는, 여름날 학교 매점에서 500원짜리 피크닉 팩음료가 전부였다. 예전부터 돈을 쓰는 법을 몰랐던 나는 현재까지도 쉽게 쓰질 못 한다. 돈은 정말 사람을 웃게, 울게 만든다. 나는 이런 돈이 싫으면서도 하루 온종일 머릿속에서 돈 생각이 떨어지질 않는다. 정말 나는 배가 불렀다. 엄마 아빠는 사회인일 때 금전적인 문제로 겪은 것들이 더 심한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텐데 내가 뭐라고 이런 생각을 하는지. 힘든 상황 속에서 바르게 자라게 해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하고 매일 밤 눈물을 흘리는 게 너무 죄송하다. 나도 꽤나 마음에 크게 박혔나보다. 언제쯤 이런 생각들을 떨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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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deist
· 4년 전
부모님을 정말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괜히 부모이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제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해주는 시간들을 가져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나에게 쓰는 투자는 곧 나에대한 사랑이고, 그건 액수와 시간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내게 이 물건이,혹은 이 시간이 만족했다' 라는 마음의,더 나아가 사랑의 무게라 생각해요. 타인에겐 가벼운 짐을 들게하지만 본인만 너무 무거운 짐을 들려하진 마세요. 袋に金がなくても心に鐘があるか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