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이 온 것 같은데 어떡해야 할까요.
올해 3년차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저는 워낙 개인주의가 심한 성향이라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는 걸 싫어하고 피곤해하는 성향입니다. 감정의 동기화가 빠른 편이라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빼앗기는 에너지가 너무 많아서요. 그래서 저는 제 직업과 제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MBTI 검사를 해보거나 상담을 해보면 제 성향 추천 직업군에 항상 제 직업이 나와 있더라구요. 15~20명 아이들을 혼자 보육하면서 너무나도 힘이 들지만, 아이들이 주는 소소한 행복감 또한 있는지라 제 직업이 저랑 꽤 맞는 직업이구나, 여기면서 나름대로 잘 견디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샌가 너무 벅차더라구요. 아이들도, 동료 교사들도, 원장님도... 무엇보다 저를 가장 지치게 하는 건 학부모님들인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고 아껴주어도 그 진심을 왜곡해서 되려 비수를 꽂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겪었고, 옆에서 지켜본지라 더더욱이요. 당장 저만 보고 있는 20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을 볼 때면 언젠가부터 학부모의 얼굴들이 겹쳐집니다. 예전처럼 아이들을 마음껏 사랑해줄 수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정말 예쁜데, 정말 너무 예쁜데... 절 너무 힘들게 하는 학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을 전처럼 사랑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고, 속상하고... 힘이 듭니다. 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학기가 시작한지라 중간에 나가고 싶진 않습니다. 올해는 마무리 하고 싶어요. 하지만 이런 마음 가짐으로 우리 반 아이들을 대할 때마다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어요. 어떡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