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참 쉬웠어요.
어릴 때 부모님들께서는 힘들고 지칠때 혼술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요? 술이 힘든 걸 해결해 줄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나이가 들고 20대가 되어 처음으로 견디지 못할 힘듦이 생기자 술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25살에 처음으로 혼술을 했습니다. 쉬워 보였고 또 술이 힘든 걸 해결해줄 거라는 믿음 때문에. (그래도 소주는 무서웠기에 막걸리를 마시고 지금도 소주 맥주는 안 마시고 막걸리로 혼술을 합니다)
그 처음 마셨던 그 때 술에 의지해 울었고 속을 풀었습니다. 근데 그러지 말아야 했어요. 그 후로 술을 찾았습니다.
힘들때마다. 그리고 술에 의지했고 한병이던 혼술은 세병까지 늘어났습니다. 세병을 마셔야 취했으니까.
그리고 여럿이서 술을 못마셔서 다 함께하는 술자리는 안하고 혼술만 해서 주변사람들은 제가 절주를 한 줄 알지만 이제 술은 힘들때가 아닌 일상이 되었습니다.
매일 마셨던 적도 있지만 한주에 두번 혼술을 합니다.
술이 일상이 되어서야 술이 쉬운 놈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술을 끝지를 못합니다. 술을 마셔야 겠다는 생각이 들면 (지금 당장은 참아도 내일 꼭 마실거야 하면 무슨 수를 써서든 내일 마십니다) 무조건 마시는 제가 통제가 안되고 술생각이 나고 술을 안 마시면 무력하게 있는 제가 무섭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서도 술 생각이 나면 내일 아니 내일 모레라도 다시 마실 저를 알아서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술이 나를 잡아먹는데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