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는, 아니, 언니와 내가 함께쓰는 방에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정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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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내 방에는, 아니, 언니와 내가 함께쓰는 방에는 책상이없다 바닥에서 공부를 하려고 해도, 언니는 밤에 불 켜는걸 참아주지 않을뿐더러, 엎드려서 공부를 하면 너무 불편하다. 어쩔수없이 거실로 나온다. 거실에는 아빠가 마련해준 조립형 책상이 있지만, 스탠드를 켜려면 최대한 벽쪽으로 붙어 쇼파 팔걸이에 스탠드를 올려야 한다. 이것까지는 참을만 하다. 우린 대가족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기 때문에, 새벽이면 할머니할아버지가 종종 화장실에 가려 나오시곤 한다. 노쇠하시니까 이해하려고는 하지만, 정말 몇십분에 한번씩 나오시니까 신경쓰일수밖에 없다. 날 걱정해주시는건 좋지만 나오실때마다 들어가라느니, 좀 자라느니 하는말, 정말 싫고 방해된다. 그래, 이것도 참을 만 하다. 근데 할아버지는 술을 즐겨드시고, 술 취하면 할머니와 꼭 싸우시고, 밤새 욕을 중얼거리신다. 정말 새벽이 될 때까지 방음도 안되는 벽 너머에서 욕소리가 들리면 기분도 나쁘고 집중도 안된다. 이건 참을수없다. 사실, 가장 문제는 엄마와 아빠다. 다른친구들은 밥을 먹다가도 저 이제 들어갈게요, 하고 방에서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말했듯 난 방에서 공부할 수 없다. 그런데 엄마와 아빠도 술을 즐긴다. 정말 큰소리로 떠들며 술을 마시고, 빨리 술상이 끝나지도 않는다. 정말 오래도록 술을 마신다. 엄마는 우울증 증세도 있어서, 아빠가 방에 들어가도 엄마는 오래남아 과식을 하거나 과음을 한다. 티비를 보며 큰 욕을 하기도 하면서. 정말, 정말 공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엄마다. 엄마는 남들을 이해하려하지 않으면서 이해받길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족이 그렇게 배려심이 깊지 않기때문에, 가족중 별로 엄마에게 관심을 주고, 배려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나는 의무감으로 엄마를 보듬어주고는 했는데, 그래서 엄마는 나에게 과하게 의지하는 감이 있다. 밤늦게 학교,학원을 마치고 집에갔을때도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걸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그냥 엄마라면 좋겠지만, 술취한 엄마라면 정말 귀찮아진다.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주말에 독서실에 가면 언제오냐고 보채고, 왜 기다리게 만드냐고 한다. 정말 공부하기 힘들다. 그래놓고 왜 너는 열심히 하지 않느냐 타박하면 할 말이 없다. 공부를 잘하는것도 결국 환경이 받쳐줘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신병 내력이 있는 가족에서, 거의 모든 가족원이 음주를 하고, 경제력도 없어 개인 방, 개인 책상도 없는 집에서 누가 공부를 잘 할까. 이렇게 말하면 누구는 형설지공을 떠들어댄다. 차윤과 손강도 그런 조용한 환경이 있으니까 집중을 하는거지. 결국 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빛이였으니까, 다른건 괜찮았으니까 열심히 할 수 있었던거다. 난 정말, 되는일이 하나도 없다. 해결할 방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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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l2019 (리스너)
· 4년 전
주변의 물리적 환경이 혼잡함에도 불구하고 본인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언니, 조부모님까지 배려하면서 공부하시려는 마카님의 불굴의 의지가 글 너머로 생생히 느껴집니다..현실적으로 집에서 공부했을 때에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마카님이 지금 하시는 것처럼 독서실을 이용하거나, 24시간 카페에서 음료 하나 시킨 후 밤샘공부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대안 같습니다. 경험상 시립/구립도서관 열람실은 보통 밤11시까지는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고, 스터디카페의 경우에는 새벽에는 더 싼 곳도 있으니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서 경제적 부담은 최소화하구요ㅠㅠ 그것이 어렵다면 정말 부득이하지만 생활패턴을 최대한 가족들이 없을 때 공부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밤에는 방해를 계속 받으니 아예 일찍 자버리고, 그 다음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드리고 싶어요ㅠㅠ 지금은 보이지 않겠지만 마카님의 노력이 분명 빛을 발할 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