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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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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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백수는 좋은게 아니란거, 솔직히 내가 그 꼴로 있는데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내가 꾼 꿈을 세 번. 그것도 무참히 짓밟고서 매번 같은 말만 반복하다가 묻는 말에 답하면 화내면서 욕질하는거 듣는게 너무 지칩니다. 아버지, 당신께서 이것을 볼거라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만 하늘에 대고 소리치자니 이웃에 민폐라 그러지도 못하니 어떻게 흘러들어온 이곳에 글이라도 써보게 됬습니다. 어릴 적 부터 게임을 참 많이 했고, 그때마다 제가 분명히 그렇게 말씀 드렸을겁니다. 난 이거 내 글 쓰는거 도움되려고 하는거라고. 물론 그냥 책 읽고, 영화보고. 그런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는 내 스스로 주인공의 역할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내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경험이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변명이지만 믿건 말건 진심이었습니다. 제가 글 뿐만이 아니라 그림에 흥미를 가졌을때도 무어라 말하셨는지, 제 아무리 멍청한 나라도 기억합니다. 어차피 그런거 하나도 쓸모없다고. 취미로나 하라고. 그래서 내가 참 후회가 됩니다. 어린 내가 그 말 믿고 흥미를 잃지 않아 노력했으면 최소한 뭐라도 더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2019년 12월 31일 아버지 본인께서 말씀 하신건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2020년엔 새 사람 되서 가족과 더 가까이 지낼거라고. 그 말을 제 나이 27이 되도록 수 차례, 몇 번이고 들었는데 퍽이나 그러고 계십니다. 제가 많이 실망스러운거 압니다. 나이 쳐먹고 방구석에 앉아서 키보드나 두드리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도 이해합니다. 당신께 모든 잘못이 있다고 말할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하고자 하는건 내가 아버지 당신을 떠올리면 안그래도 우울감에 자살 생각이나 하고 있는 내게 독극물이라도 푼 것 마냥 더 좌절스럽고, 당장이라도 생각만 하던 자살을 행동으로 옮길 것 같아 두렵습니다. 최소한 대화라도 통한다면. 정말, 당신께서 내 말을 귀기울여 듣고 이해 하는 척이라도 해준다면. 정말 최소한, 그렇기만 했더라도 내 우울감은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까하는 그런 생각도 합니다. 본인 생각이 옳고, 그것을 강하게 믿고 강요할거라면 대화하자고 하지나 말아야죠.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밀레니엄 이전에 머물고 계십니까. 참으로 한탄스럽습니다. 불효 중 가장 큰 불효는 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떠나는 것이라 들었습니다만, 그 말도 이젠 잘 모르겠습니다. 말 그대로 시대가 변하지 않았습니까. 어차피 집에 오시면 욕지거리나 내뱉으시며 제게 뭐라 하실게 뻔하니 한심한 아버지 자식은 인터넷에 이리 글 남기는 것을 줄여야겠습니다. 참으로 존경했던 아버지 당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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