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분야도 아니고 어떤 과제도 아니다. 그냥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행|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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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yeongaram
·4년 전
아무런 분야도 아니고 어떤 과제도 아니다. 그냥 하소연이다. 세상살이에 대한 원념. 이런건 카테고리로 분류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하루살이 같다. 최근에 여러 일이 있어서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몸 하나 내 몸 세개면 가득차는 방 하나와 음식 재료 몇가지 그 외의 살림살이만 덜렁 받고 세상 밖으로 내던져졌다. 집안에 빚이 그정도라고, 가정이 유지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건 집 밖으로 나오기 전 15일 전이었다. 집에 나가기전까지 사실상 내게 주어진 시간은 바로 그 15일이었다. 많다면 많은 나이고 적다면 적은 나이겠지. 구해지지도 않는 일자리에 계속 연락하고 좌절해서 잠과 저승길 돈으로 주어진 2만원으로 술을 사 간신히 하루를 보낸다. 그 다음 날이 되면 다시 일어서서 또 똑같은 하루를 보낸다. 단 4일만에 일어난 일들이다.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에 이만큼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으리라곤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말그대로 집안이 박살나고 온갖 불행이 한꺼번에 몰아닥치고... 얼마보지 않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왜 나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딱히 나만 그런건 아닐테다. 당장 가족들도 그럴테고... 바닥 아래에 바닥이 있다는걸 스스로도 이미 잘 안다. 하지만 이젠 정말 살기가 벅차다. 책상에서 배운 각종 사회 이론이 내게 적용되는 현실은 너무나 견디기 힘들다. 그러한 사고의 패턴은 스스로의 죽음이 곧 어떤 인간적 비극, 목적적인 관계에서의 숭고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마음 속 깊은 곳에 못박아둬버린다. 너는 그저 이번 년도 사망자 통계의 숫자 쯤으로 취급될거라고. 온 세상이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중증 정신질환자에 몸도 성치 않고 의존할수 있는 관계망도 없는 너, 그리고 지금까지 삶을 진지하게 마주보지 않은 너는 비참하게 죽어야 한다고. 세상이 그렇게 말한다. 사실 아니다. 이건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있을 뿐이란걸 나는 너무 잘 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먼 곳까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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