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위 사람들이 저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학업]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제 주위 사람들이 저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FlourscentLight
·4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고2가 되는 학생입니다. 제 고민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제가 볼 때에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저인 것 같은데 제가 물어봤다가 혹시 그 사람들이 그렇다고 답했을 때 관계가 아주 파탄나버릴까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유지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말이 횡설수설이고 긴데다 잡다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뭔가 실마리라도 하나만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부모님 두 분과 이제 중2가 되는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학업을 위해 제가 초5일 때 목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학교에서 일이 많아서 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잔병치레가 잦은 편이라 병원도 자주 다녔습니다. 최근에는 자신있었던 영어 성적이 1등급에서 최종 3등급으로 떨어지는 등의 일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밤 늦게까지 거실에서 제 이야기를 하시면서 한숨을 쉬시는 풍경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가끔 정말로 조절할 수 없이 화를 내거나 이유 없이 우는 일도 있어서 부모님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저한테 기대가 많으신데 제가 계속 성적에서도 생활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지금 부모님과 미래의 제 생활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이상하게도 할 의지가 전혀 없어서 집중이 되질 않아 학업도 사실 거의 손에서 놓은 상태입니다. 이 사실은 아직 모르고 계시지만 알게 되신다면 많이 충격을 받으실 것 같아 일단은 방에서 공부하는 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속 앉아만 있습니다. 저를 계속 믿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을 속이는 것은 정말 나쁜 행동이지만 저는 지금 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제 동생은 부모님이 저한테만 관심을 가지고, 그 나이에 제가 뭔가를 했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공부나 활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같은 상을 타 와도 동생이 타 왔을 때에는 저도 탔던 상이라고 하시면서 상대적으로 부모님의 반응이 시큰둥합니다. 동생이 그 사실을 계속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만 딱히 뭔가 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정작 기대받는 저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생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동생은 이것을 저에게도 말했지만 제가 부모님께 말씀드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저는 내성적인 편이라 학년 바뀔 때마다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아주 친한 친구 한 명이 있었고 그 친구와 운 좋게 3년 내내 같은 반이 되어서 괜찮았지만 고등학교가 나뉘어버려서 새 친구를 사귀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제 뒷번호에 있던 아이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아는 것도 많고 성격도 좋고 저와 정말로 잘 통했습니다.(나중에 알고 보니 어렸을 적 읽은 책의 목록이 거의 같았는데, 그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제가 가끔 우울한 얘기를 할 때에도 위로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등 그 친구는 저에게 정서적으로 정말 많은 지지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반면 저는 친구가 고민을 말해도 그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었고 이야기를 듣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지만 친구는 그것만으로도 괜찮다고 합니다. 학교 생활에서도 제가 너무 제 본위에서 생각하면서 그 친구에게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입힌 것 같은데 친구는 그것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터넷상에서 어떤 게임 관련 오픈채팅방의 스탭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최연장자에 속하고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이런저런 사고가 많이 터집니다.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분을 만나게 되었고 생각보다 곧 저희는 친구라고 부를 법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제가 아직 스탭이 아니었던 시절, 그 친구는 불편한 환경에 처해있던 옾챗을 뒤집어 엎어 쾌적한 옾챗을 만들자는 이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옾챗이 그렇게 부패한 데에는 제 책임이 적지 않았고, 또 저는 그 친구가 좋았기 때문에 그러기로 했습니다. 부패한 스탭진을 몰아내자고 방장에게 건의하고, 거의 친목으로 선출되었던 스탭을 투표제로 바꾸어 오픈채팅방을 제대로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거의 대표를 맡아 스탭진과 함께 기존의 허술하고 불합리한 규칙을 뜯어고치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친구의 도움이 가장 컸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처리하면서 저희는 더욱 친해졌습니다. 그 이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았고 저는 그것을 돕고 싶어서 거의 모든 일을 수락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추진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대부분의 일은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기억에서 잊혀져 가면서 그 친구는 저에게 실망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겉으로 봤을 때는 창의력 넘치고 강단있어 보이고 자신 있는 사람이지만 속은 별 볼일 없는 사람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믿었다 실패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 친구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친구가 정말 하고 싶다고 했던 것을 했는데 제가 어버버하는 사이 흐지부지되어버린 이후로는 저에게 완전히 정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겉으로 티를 내려 하지 않는 것 같지만 미안해서 너무 괴롭습니다. 저는 일을 이 지경까지 오게 만든 저한테 계속 실망스럽습니다.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음에도 계속 반복하는 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할 말이 정말 많은데 지금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 생각이 나지를 않습니다. 제게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한데 어째서인지 고치고 싶지 않지만 주위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도 보고 싶지 않아 최근에는 그냥 제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깊게 관여한 일들이 많아 제가 빠지면 문제가 생기지만 처음부터 없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고 생각해봐도 딱히 대책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불안힘들다속상해무기력해의욕없음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4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Earllux (리스너)
· 4년 전
걱정하지 마세요. 님께서 지금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배우는 거에요. 인생은 하나의 배움터랍니다. 님께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실패도 하겠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님께서는 성숙하게 됩니다. 실패해보지 못한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까요? 리더쉽은 다양한 실패를 통해 사람을 배우는 과정이에요. 님께서 이런 경험을 통해 반드시 배운 경험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사람들이랑 있을 때 겉은 자신만만하지만 속은 추진력이 떨어져'라는 생각을 했다 칩시다. 이런 생각은, 이런 경험이 있기 전에는 하지 못했을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통해 새로운 나 자신을 배웠고, 앞으로 사회 생활을 하면서 큰 밑거름이 됩니다. 글쓴이님께서는 고등학생의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보통 직장인들이 직장에 처음 들어갈 때 하는 고민을 하고 계십니다. 누구나 다 하는 고민이기에, 저희 같은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이해할 수 있지요. 저희도 다 그런 과정을 겪고, 눈물나고 찢어질 것 같은 실패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배운 것이거든요. 님께서는 미리 경험을 하신 것입니다. 직장인들은 큰 대가를 치르고 인생공부를 하지만, 님께서는 나름 안전한 배경에서 공부를 한 거에요. 조금 더 나이가 들게 되면, 주위에 늦깎이 학생들이 많이 보일 거에요. 그때 님께서는 지금 배운 여러가지 지혜의 말들을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겠죠. 글쓴이님은 꿈이 있나요? 세상에는 학업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달란트가 있고, 그 달란트를 꽃처럼 피우며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지요.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흥미 있는 건요? 앞으로 하고 싶은 건 있나요? 제 주위에는 어릴 때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좋은 회사에 취직했지만, 늦게 적성을 발견해 상담사로 꿈을 바꾼 사람이 있어요. 비록 소득이 적지만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친구에요. 부모님께 솔직히 말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글쓴이님을 볼 때, 글쓴이님은 그래도 부모님으로부터 많이 사랑을 받고 있는 분으로 보이네요. 말씀도 조리 있게 잘 하시고요. 글쓴이님이 혼자 고민하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도 과언이 아닐 고등학교 시기를 놓치게 될 수 있지요. 글쓴이님을 사랑하시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더욱 가슴이 찢어질 일이 될 수 있지요. 글쓴이님께서 방황을 하시는 건 글쓴이님 잘못이 아닙니다. 아마 글쓴이님께서 원하는 걸 찾으라는 큰 뜻이 있을 수 있지요. 누구나 겪는, 그러나 시기가 다를 뿐인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상담센터를 통해 적성검사를 받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으면, 님께서 정말 원하는 것을 하면서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거에요. 열정에 불타는, 나도 몰랐던 나... 동생에 관해서는, 저랑 많이 비슷하네요. 저희 집도 동생을 시큰둥하게 생각하고 저를 많이 아껴주셨어요. 동생은 지금 대학교를 진학했어요. 동생이랑은 관계가 좋은데, 동생은 제가 동생을 배려했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고요. 부모님을 변하게 하기는 힘들지만, 님께서는 님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동생은 표현은 안 하지만 님의 진심을 알고 계실 가능성이 큽니다. 마음은 이야기하지 않아도 전달되지요. 잘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여하튼, 응원할게요! 제 댓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sane1214
· 4년 전
음..저는 글쓴이 분 보다 한참 어린 학생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며 답글을 씁니다. 저도 이유없이 눈물이 나거나 화나는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근데 저는 그럴때는 그냥 시원하게 울고 끝내면 조금은 시원하더라고요. 그러면 진짜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글쓴이 분 성격을 조금은 적극적이고 쾌활하게 지내면 될것 같아요. 새학기에도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 가다보면 금세 친해질거에요. 제 말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힘내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FlourscentLight (글쓴이)
· 4년 전
@Earllux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음 정리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ㅜㅜ
커피콩_레벨_아이콘
FlourscentLight (글쓴이)
· 4년 전
@sane1214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