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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gnes4869
·4년 전
처음 당신을 봤을 때는 그냥 궁금증이었어. 당신이 급식실에 입고 온 져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어느 브랜드인지 궁금했었지. 그 다음은 호기심이었어. 나랑 비슷한 취향을 가진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었지. 나랑 취향이 얼마나 비슷할지, 또 어떻게 다를지. 그 져지 브랜드도 물어보고 싶었고. 급식실에서 마주칠 때. 복도에서 마주칠 때. 매점에서 마주칠 때. 그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당신이 눈에 띄더라. 나는 그 져지가 내 눈에 잘 들어오는 건줄 알았어.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그냥 당신이 내 눈에 잘 들어오던거야. 처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당황스러웠어. 그렇잖아. 대화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사이에서 왜 그런 마음이 생겨. 그 다음에는 부정하고 싶었어.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부정하고 싶었어. 나는 당신에게 고백할 용기도, 말을 걸 용기도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부정하고 싶었어. 기분탓이라고, 그냥 어쩌다 몇 번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어. 근데 안되더라 그게. 계속 당신이 눈에 들어오더라. 웃기지. 설령 내가 당신에게 고백한다 해도, 내가 당신과 잘 될 수가 없는데. 꿈에서도 그런 기대는 할 수가 없는데. 그런데도 나는 당신이 좋았어. 하루라도 못 마주친 날에는 보고 싶었어. 나는 매점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혹시라도 거기에 당신이 있을까봐 매일 갔어. 점심시간에 운동부인 당신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운동장 옆 벤치에서 책을 읽었어. 사실은 책 내용은 머리 속에 하나도 안 들어왔는데 말야. 어쩌다 친해진 친구가 당신과 굉장히 친한 사이인걸 알게 됐을 때. 질투가 났어. 지금 생각해도 너무 황당한 것 같아. 어떻게 그런걸로.. 그렇게 유치하게 질투를 했을까. 어쩌다가 당신과 그룹톡에서 대화를 했을 때. 나 너무 기쁘고 설레서 미치는 줄 알았어. 지하철에서 나도 모르게 "헉....!" 소리 냈다니까. 알면 알수록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어. 아무리 후배더라도 친해진 사이가 아니면 모두에게 똑같이 존댓말을 하는게 좋았어. 한 살 나이 많다고 텃세부리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말야. 본인이 맡은 일은 뭐든지 최선을 다하고, 항상 성실한 점이 좋았어. 공부도 동아리 활동도 무엇 하나도 대충 하는 법이 없어서, 잠잘 시간도 부족하다는 걸 친구를 통해 들었을 때. 당신이 너무 열정적인게 걱정이 되기도 했어. 당신을 멀리서 보기만 했던 1년동안 나는, 주말이 싫었어. 학교를 못가면 당신을 못 보니까. 수업 하는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면서 학교 가는게 좋았어. 내가 2학년이 되고, 당신이 3학년이 됐을 때. 이상하게 당신이 안 보이더라. 그냥 못 마주치는게 아니고, 정말 어디에도 안 보이더라. 몰랐어. 당신이 전학가게 되었다는 걸. 나는 당신과 친한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안부를 말할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처음에는 힘들었어. 당신이 없는 학교를 가는게 싫었어. 계속 한숨이 나오고, 친구들과 어울려 있을 때도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어.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어. 항상 성실한 당신이라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 해낼거야.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당신이라면, 어딜 가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거야. 며칠 전에 나 졸업식 했어. 친구들이랑 학교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데, 문득 당신 생각이 나더라. 언젠가 어딘가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그때 당신에게 당당하게 말 걸 수 있도록 당신과 비슷한 급의 사람이 될께. 당신처럼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살께. 고마워. 나한테 좋은 에너지를 줘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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