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면 꿈꾸면 안되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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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면 꿈꾸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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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가난해서 꿈꾸지 못했다. 언니는 머리는 좋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않아 대충 원하는학과가 있는 잡대를 갔다. 언니는 좋아보였다. 그냥 성적이 안되서 대충 넣은곳이지만 하고싶은걸 할 수 있었다. 하고싶은거. 그래 그게 참 부러웠다. 난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 대충 요령으로 찍어 겨우 일반고에서 중상위일 뿐이다. 난 그냥 이 모든게 오로지 운이라고 생각했다. 난 열심히 할 의지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주위에 잘 휘둘리고 쉽게 유혹에 빠진다. 난 열심히 하지 않는다. 그냥 우리학교 애들이 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좋은성적이 나오는것 뿐이다. 좋은성적도 아니다. 국영수를 제외한 과탐은 성적이 난리났다. 난 공부를 잘하지도, 열심히 하지도 않는다. 근데 다들 내가 공부잘하는줄 안다. 내가 뭐라도 될수있는 사람인것처럼 기대한다. 난 아무것도 하고싶지않다. 그냥 내가 하고싶은걸 하고싶다. 난 이과지만 문과가 더 좋았고, 난 공부보다는 실험과 창의적인 일이 좋았다. 난 공부에 재능이 없었다. 근데 다들 내가 돈을 잘버는 직업을 택해야한다고 한다. 공부잘하는애들만 가는 그 대학교에 가면 뭐든 잘 될줄 안다. 난 평소에 매일 그 소리를 들었다. 뭐만 하면 돈이었다. 돈 못버는 직업, 돈 잘버는 직업. 매일 돈이야기였다. 난 공부하라는 소리보다 돈에 대한 소리가 더 싫었다. 잡대를 간 언니는 자기대신 열심히해서 돈잘버는 직업을 얻어 집안을 먹여살리라고했다. 지가뭔데, 또 내가 뭔데 돈을 열심히 벌어. 난 공부를 못했다. 진짜 못했다. 우리학교에 비리가 있나 생각도했다. 수학 하위권인 내가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있을수 없는일이었다. 다 찍었는데도 상을 받았다. 난 미쳐버릴것같았다. 확 못해서 모두를 실망시키고 편해지고싶었다. 근데도 왜 이런 상장을 주는것이며 , 이런 결과를 주는건지 모르겠다. 난 잘하는게없다. 뭐든 중간일 뿐이다. 근데 왜 또 학교에서는 내가 똑똑한 사람이라는양 특별반에 집어넣은건지 모르겠다. 난 진짜 공부를 못한다. 열심히하지도 않는다. 근데 왜 내가 특별한 사람인것처럼 꾸미는지 모르겠다. 난 대충 살다가 죽고싶었다. 그냥 하고싶은일을 하며 일인분의 돈만 벌며 살다 죽고싶었다. 근데 다들 나에게 돈이야기를 했다. 내가 떼돈을 벌어올거라고 생각했다. 엄마한테 말했다. 난 똑똑하지도 않고 열심히 하지도 않는다. 돈잘버는 직업은 갖고싶지않다. 서울에 가고싶지도 않다. 왜 나에게 돈 얘기를 하는건가. 엄마는 왜 니가 돈을 신경쓰냐고했다. 어린게 왜 그딴걸 신경쓰냐고했다. 나는 늘 돈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했다. 늘 직업보다는 돈을 먼저 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엄마는 그런것들은 다 농담이었다고 했다. 농담. 농담을 19년간 들었다. 농담으로 내 인생이 망가졌다. 그 농담때문에 난 적성보다는 늘 수입으로 직업상담을 했다. 엄마나 아빠는 늘 그 농담을 내 귓전에 때려박았다. 농담으로 죽을거라고했다. 내가 내 하고싶은 일을 하면 죽어버릴거라고 농담했다. 이렇게 재미없는 농담도 있나. 난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인 멍청이인가. 엄마는 왜 내가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냐고했다. 쓸데없는 말로 날 흔든 엄마는 어떤사람인가. 엄마는 기대하지 않는척 하면서 기대했다. 내가 직업을 말하면 엄마는 늘 그 이상의 것을 요구했다. 난 행정고시도 치기싫고, 돈을 잘 벌기도 싫다. 안정적인 직업따위 필요없고 편하게 살기도 싫다. 그냥 하고싶은걸 하고싶다. 실패할 인생이지만 왜 모험을 해보지 못하는거지. 모험. 그래 가난하면 모험을 못한다. 난 늘 안정적인 길만 선택해야했다. 가난이란 그런거였다. 모험을 못한다. 실패에서 배울 수 없다. 실패하는 순간 끝이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길만 걸어야했다. 가난이란 그런거였다. 내게 가난이란 그런거였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다. 난 하고싶은게 많았다. 프로그래밍. 사업.창업.디자인.광고.환경.연구.교육.약학.의학.생태.자연.난 하고싶은게 너무 많았다. 근데 돈이라는 말을 넣으면 모든게 산산조각났다. 늘 돈이 문제였다. 고소득 직업이 적성에 맞아도 그 길을 걸을 자본이 안됐다. 집에는 내가 홀로 공부할 방도 없었고 딴애들 다 쓰는 문제집도 눈치보여서 못샀다. 어찌저찌 노력한다해도 대학 들어갈 돈이 없다. 자취방을 얻을 돈도 없다. 가난이란 그런거였다. 결국 빼어난 몇명이 아니면 가난도 구제받을 수 없었다. 장학금을 얻으려면 성적이 필요했고, 성적을 얻으려면 결국 돈이 필요했다. 과외는 받아본적도 없다. 어릴적부터 질기게 다녀서 정으로 돈을 적게받는 학원 하나가 다였다. 다들 가난해도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다. 근데 가난으로 구제받는 사람도 결국 머릿수가 정해져있다. 내가 그 속에 들수있으려면 얼마나 노력해야할까. 얼마나 힘을 들여야할까. 친구들은 다 나랑 같은 고민이라고 말한다. 새로 산 문제집을 풀며 그렇게 말한다. 신형 휴대폰을 들고 그렇게 말한다. 부모님의 외제차를 타고 등교하며 그렇게 말한다. 애들은 다 행복해보인다. 실패해도 괜찮을것같아 보인다. 나랑 오래도 같이 고민해준 친구도 결국 똑같았다. 부유했다. 잘 살았다. 행복해보였다. 왜 걔들은 그렇게 부유하게 사는걸까. 왜 걔들은 부유한데다 운도 좋은걸까. 왜 걔들은 꿈을 꿀 수 있을까. 사람들은 다 평등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관심이없다.본인 잘 살면 주위는 별로 관심이없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화를 내며 그들보다 더 가난한 사람도 열심히해서 성공했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인들이 서울대를 다닐 필요가 있을까. 기아들이 공부경쟁에 휘말려서 자살할 필요가 있을까. 다들 그렇게 관심이 없으니까 헛소리를 할 뿐이다. 가난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학을 가야 성공할 수 있는 사회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모험을 했다. 그게 허용되는 사회에서 태어났을 뿐이다. 우리처럼 꽉막힌 구조가 아니다. 실패한 사람이 평생 실패하는 인생이 아닌 곳에서 태어났다. 오늘도 우리 사회에서 태어난 가난한 영재는 죽고있다. 그런곳이다 여기는. 성공하는길이 오직 하나뿐이기에 결국 죽을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가난이란 그런거다. 한국에서 가난은 극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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