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당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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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당했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asdfg4321
·4년 전
엄마랑도 이 문제는 이야기 안해요 엄마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셔서 더더욱 입이 안 떨어져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기분이에요.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잘 해보려고, 특히 자기 죽고난 다음에 혼자 남을 나를 위해서 당신의 10년치 퇴직금을 걸었던 거 였거든요. 그 돈으로 무슨 큰 이익을 바란게 아니고 그냥 제 앞날에 좀 도움이 됐음 싶으셨던거죠. 이런 엄마 맘을 생각하면 너무 슬퍼요. 엄마가 직장에서 어떻게든 버티려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 받으셨던걸 생각하면, 정년 때 당신의 희생과 노력이 작게나마 보상 받을 수 있는 길이었던 그 삼천만원 돈이 이렇게 허무하게 날아가버렸다는게 믿기질 않아요. 엎어져서 울고 싶을 만큼 슬프고 화나요. 어떻게든 마음을 정리해보려고, 그래도 빚을 낸 건 아니니까 다행이지 않느냐고, 가족덕을 바랄래야 바랄 수 없는 집이란걸 잘 알지 않느냐고. 근데 화가 가라앉질 않아요. 이 일엔 저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하지말라고 뜯어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 사기꾼 말에 저도 혹했던거죠. 그래도 딸인데, 더 찾아보고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러는 대신 나는 엄마 딸이고 엄마는 가장이니까 잘 해보세요 하고 말았던 거죠. 이렇게 사기를 당한게 사실은 두번째에요. 첫번째 사기는 제가 어렸을 때라 불가항력이었지만 이번 일은 제가 막으려면 막을 수도 있는 일이었어요. 내 스스로가 너무 바보 같아요. 이런 생각들이 자꾸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가라앉질 않아요. 어떤 때는 너무 화나서 심지어 엄마가 원망스러워요. 그리고 금방 후회해요. 제가 어떻게 엄마를 원망할 수 있겠어요. 너무너무 고단한 삶은 사람의 머리를 후려쳐요. 아무리 혜안을 가지고 있어도 비참하게 살다보면 어느 순간 눈 앞에 어리석은 선택지 밖에 남아 있질 않아요. 누구보다 똑 부러지고 당당하던 엄마가 혹한 바람에 풍화되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본 제가 엄마를 탓할 수는 없어요. 저 역시도 엄마를 갉아먹고 살았으니까요. 사기꾼들을 생각하면 물어 뜯어 죽이고 싶어요.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듯 사는 사람들 피 같은 돈은 너무도 쉽게 흩어지는데... 엄마랑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좋겠어요. 이제 그 돈은 포기하시라고 어떻게 말을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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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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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popo
· 4년 전
너무 공감돼요..저도 그런 일이있었어서..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어요...잘 이겨내실 수 있을거에요.잘 되고 괜찮아지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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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j3358
· 4년 전
저도 예전에 사기꾼 만났어여 ㅜㅜ 제명의 핸폰와 내잔액 대출 아빠가 깊아줬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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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a4464
· 4년 전
공으로 바닥을 세게 치면 반동으로 높이 올라가듯이 앞으로는 더 높이 좋은일이 있으실꺼에요.. 저역시 힘들었는데..바닥을 쾅치고 더이상 내려갈곳이 없다보니 마음정리가 되더라구요.. 곧 좋은 생각, 좋은일이 있을꺼에요..잘 지나가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