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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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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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뭐든 시작하기가 어렵고 내내 불안해 스스로가 한심하게만 느껴집니다. 사람들과 지내기도 힘들고 가족한테도 마음 터놓기가 괴로워요. 저를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만 같습니다. 곧 고등학교 진학해 중요한 시기인데 너무 두렵고 힘겹습니다. 뭐든 최악의 상황을 비춰보고 일찍부터 체념해 최악을 겪어야 회한을 느끼는 악순환이 반복돼요. 갈수록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 스스로 병적이지 않은가 고심하다가 가끔은 멀쩡해져서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나약한 게, 엄살부리네' 하고 잊으려 하곤 했습니다. 특히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데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누구든 이야기하다보면 '이 친구는 내가 부담스러울 거야' '나같은 게 빌붙어서 스트레스받겠다' 하는 자학이 떠올라서 이제는 타인과 대면하는 것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지 오래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따돌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스스로 그게 지금 문제의 근본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때 담임선생님이 '○○이는 마음이 여리구나' 하고 안아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이후로 친구 사귀는 것은 제게 고비였고 아버지께서 군인이신 탓에 발령으로 이리저리 옮겨살면서 더 심화되어갔죠. 초등학교 3학년 때 또 한번 이지메 대상이 되면서 저는 제가 외톨이고 주변인에게 만만한 대상이란 자아상에 스스로를 가둬놓았습니다. 이후로 친구를 사귀는 데 있어 몹시 민감하고 신중해졌습니다. 4학년 때 친구는 거의 없었고 5학년에서 단짝을 만났지만 학기가 끝나자 전학을 간데다 졸업 후 연락이 거의 없습니다. 다른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중학교를 다니면서 그 친구는 점점 개방적으로, 저는 소극적으로 변해가다 보니 다투게 되었죠. 나중엔 화해했지만 서로 대화가 쉽지 않다보니 연락이 끊기다시피 되었어요. 6학년 때는 세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한 친구를 놓고 다른 아이와 전전긍긍하며 지냈어요. 또 다른 한 아이는 취향이 같아 대화하기 편했지만 마음을 기댈만한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그 친구가 제게 기댔죠. 당시에는 또래들과 깊은 대화를 하는 것보다 후배들과 얕은 대화를 하는 것이 훨씬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학교들어 마음맞는 두 친구가 생겨 셋이서 다녔는데 2학년 때 한 친구와 돌아서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는 성적도 좋고 나름 발이 넓었기에 그 친구와의 절교로 주변인들 사이의 인맥 그물에서 제가 떨어져나갔음을 뼈아프게 느꼈습니다. 현재, 3학년이 될 때까지 남은 한 친구만이 친구랄만한 친구로 남았습니다. 이제껏 저와 친해지려던 아이들이 많았지만 제가 겁먹고, 까다롭게 타인을 선택하는 기준을 따져 우유부단하자 자연스럽게 떠나버렸죠. 한 명 뿐인 친구가 남았건만 타인은 고사하고 그 친구마저 과분하게 느껴지며 의심하고 거부하려는 나를 깨달을 때 너무나 멍청해 보여 죄책감이 듭니다. 이런 배경으로 학업까지 겹치니 올해 여름부터 꼭 병처럼 몸에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몇주 사이에 7kg이 사라졌습니다. 가끔 몇그램씩 늘어나고 줄어드는 일은 있지만 갑자기 1~2kg씩 빠지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어요. 원래 살집이 있었다면 모르지만 본래 저체중이라 확실히 불안했습니다. 미각이 떨어졌습니다. 가족들 중에서도 편식이 심했고 맛과 향에 민감하게 굴었었죠. 단맛 쓴맛을 구별할 순 있었지만 요리의 풍미 따위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도로 되었습니다. 잠시 동안, 집중력도 몹시 떨어져서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책읽기도 힘들어지자 가장 부담되었던 학원 하나를 그만두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덜어주어 그럭저럭 나아졌습니다. 이 문제를 엄마께 말씀드리려 했지만 어떻게 설명할지 몰랐고 이러쿵저러쿵 내 기분을 설명해 드려도 공감하지 못하셨습니다. 애가 탄 저는 히스테리에 가깝게 호소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문제가 있단 걸 알아주길 바랐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충고하시던 게 저로선 더 부담스럽게 다가왔고 엄마께서도 인내심이 동나고 말았습니다. 몇대 때리시더니 공부하기 싫어 헛소리를 한다며 나약하다 비난했습니다. 저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마음 속에 있던 말을 다 뱉었습니다. '내가 쓰레기라서 미안해' '한심하고 나약해 빠져서 이런 거야' 적잖히 상처가 되었고 다시 엄마께는 이 고민을 언급해선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원래 야단 같은 것을 마음에 담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굉장히 실망했고 낙담했습니다. 눈물에 젖어 부은 내 눈을 보자 정말 내가 공부가 싫어 이러는 것인가 미친 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아빠는 원래 예민해 마음터놓고 지내지 않았고 맞딸이라 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봐야 경멸만 돌아올 것 같았습니다. 높은 곳이나 고리같은 것을 보면 저곳에서 내가 뛰어내리지 않을까, 저기에 목을 매달지 않을까 또는 지금 당장 그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불순한 공상에 접어들곤 합니다. 한편 이러다가도 어느 순간 나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네요. 힘들고 불안해 죽겠습니다. 쉽게 털어놓지도 못하고 아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누구라도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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