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고질병으로 자리잡아 버린 것 같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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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이 고질병으로 자리잡아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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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폭력적인 아버지와 감싸주는 어머니 밑에서 언니와 살다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부모님 이혼하시고 아버지랑 언니랑 살았음. 애초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강간해서 생긴 아이때문에 결혼한거였는데 어머니는 아이를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에 결혼하셨대. 그 시대만 해도 어디서 성폭행 당한걸 쉬쉬하는 때였고 시골 분이시라 잘 몰랐대. 뭐 그 애는 유산되긴 했다만. 어쨌든 아버지는 돌려막기한 대출을 전부 어머니 이름으로 넘기고 어머니는 몸만 나와서 신용 불량자가 되어버리고 10년을 개인 회생하셔서 빚을 청산하셨는데 지금도 상황은 썩 좋지않아. 초등학생때는 언니랑 서로 의지하면서 살았는데 언니가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영 아다리도 안 맞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서로 연락도 대화도 없이 같은 집에 살고 있고. 우리집은 한부모가정인 것도 모자라서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기생수야. 기초생활수급자. 청소년기에는 생리대며 김치같은거 받았고 지금은 등록금까지 다 나라에서 대주고있어. 꼬박꼬박 알바하면서 번 돈으로 교통비, 식비 해결하고 있는데 어느 날은 집에가면서 sns를 보는데 동기들, 동창들 다 술 마시고 노는데 나 혼자 뼈빠지게 일하고 있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나는거야. 그래서 집 가는길에 주저 앉아서 펑펑 울었어. 그 순간 내가 얼마나 초라하던지. 밖에서는 진짜 세상 밝게 지내고 sns에서도 즐겁게 욜로 라이프 즐기는 사람처럼 사는데 가끔 그것과의 괴리감이 나를 옥죄어오더라. 남들보다 가난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다니니 학교 다니는게 지치고 선배한테 들은 말로는 자기가 학교 다니면서 우리 과에만 자살한 사람이 10명이 넘는대. 그 말 들은 이후로는 지치면 더 싱숭생숭해질 때도 있어. 요즘은 전공에 몇백만원짜리 학원도 다니고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너무 불안해. 전공살려 취직 못하는 사람이 될까봐. 물론 졸업을 앞두면 어느 직장이던 들어갈거긴한데 여태까지 살아오던 평균 이하의 삶을 죽을때까지 살아가게 될까봐 그게 겁이 나. 평균 이하의 삶이니 결혼해서 물려줄까봐 연애도 섣불리 못하겠고 우울덩어리인 내가 상대방을 지치고 질리게 할까봐 무서워.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끊어질 생각도 안 해. 평소에는 가장 친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도 정작 힘들 때면 생각이 안나고 그냥 불끄고 이불덮고 누워만 있어. 이러면 우울감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그냥 이불 속에 감춰두는 거라 다시 그 이불을 덮으면 배로 우울이 날 덮더라.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정신과 상담을 하고 싶은데 중학생때 상담사들이 죄다 부모님과 선생님께는 얘기 안할테니 말해보라 해놓고 당일날 다 알고 계시는거 보고 이제 믿음도 안가고 정신과 다닐 돈도 없고. 다 놓아버리고 싶은데 여태까지 살아온 삶이 너무 억울해서. 이렇게 20년을 살아왔는데 앞으로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포기하지 않을거다. 그러니까 다들 포기하지 말자. 꾸역꾸역 살아서 존재하지도 않는 신에게 보란 듯이 성공해서 보여줄거다. 니 새끼 뜻대로 호락호락하진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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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ela
· 4년 전
힘든 상황에서 살아가려는 의지력이 정말 멋있고 대단하신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