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살기 싫은 기분이에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중간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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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살기 싫은 기분이에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55o0o
·4년 전
저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곧 고3이 되고 오늘 2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마쳤어요. 늘 성적이 좋지 못했던 편이라 이번에는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성적이 그닥 만족스럽지는 못하고요. 사실 전 원래 목표하는 대학이나 학과 같은 게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매사에 의욕도 없고 그냥 될 대로 되라, 어떻게든 되겠지 뭐, 이런 생각으로 저를 감싸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얼마 전, 돌고 돌아서 제가 원하는 학과를 정했고 다행히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가려는 과는 내신 성적보다는 실기 성적을 더 많이 보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실기에 대한 확신도 없을 뿐더러 현재 내신 성적도 별로인 상태잖아요? 원하는 게 없었을 때는 뭐 어떻게 되던지 상관이 없었는데, 원하는 게 생기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지금 와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해도 이미 남들은 열심히 살고 있었고 제가 그걸 따라가려면 수천배, 수만배 노력해야할텐데 해낼 자신이 생기지 않아요. 지금까지 제대로 해낸 게 없어서 그런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는 학원도 안 다니는데 만약 학원을 다니더라도 제가 잘 할지도 모르겠고 그 학원에 돈을 쓸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그때는 지금보다도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겁이 나요. 부모님은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에 대해서 잘 모르시고 본인들 세대 때만 기억하고 저에게 왜 그것도 못하냐, 기본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하는 게 아니냐, 하시고요. 지금도 밖에서 저를 아주 신랄하게 까고 계시는 게 들리네요. 앞서 작성했던 내용과는 다른 분야이지만 저는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굉장히 밝고, 긍정적이고, 성격에 별 흠이 없는 사람으로 보였을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다른 사람들과의 마찰이 싫어서 계속 꾹꾹 눌러담고 참으면서 살았어요. 그리고 솔직히 그렇게 살면 편해요. 저만 참으면 싸울 상황도 안 생기고 괜히 분위기 나빠질 일 없으니까요. 또 제 성격에 낙천적인 부분이 없지않아 있어서 잠깐 참으면 나중에는 별 생각도 안 들더라고요. 조금 화나는 것도 참고, 울음도 참고 그렇게 다 참다보니 이젠 어떻게 제 생각을, 감정을 표현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참는 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갑자기 우울해지고, 장난식이지만 소리도 빽 지르고, 그러다보니 제 주변 사람들은 당황할 수 밖에요. 제가 누구 얘기를 들어줘만 봤지 이렇게 깊게 얘기한 적도 없어서 이 복잡한 얘기를 어떻게 어디부터 꺼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제일 두려운 건 속에 있는 제 생각을 말하면 지금껏 절 봐온 사람들이 저를 안 좋게 볼까봐 그게 제일 두려워요. 참 우습죠, 아무도 저한테 참으라고 한 적 없고 그렇게 꾹꾹 눌러담으라고 한 적 없는데 저는 이러고 있네요. 지금 딱 드는 생각은 그냥 이럴 바엔 더 살고 싶지가 않아요. 지금 사회라면 절 더 죽였으면 죽였지 절대 살 의지가 생기게 해줄 손을 내밀어줄 것 같지 않아요. 꾹꾹 눌러담고 산 덕분에 인간관계는 원만하지만, 인간관계가 대학 보내주나요. 그런 게 아니잖아요. 제가 뭘 더 얼마나 노력해야할까요. 그냥 딱 눈감고 이 세상에서 없어져버리면 좋겠어요. 이렇게 털어놓을 곳이 필요했어요. 이젠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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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i1004
· 4년 전
정말 고생하셨겠어요.. 고등학생 2학년이라는게 힘든 나이인데 이런 마음의 짐이 있었으니 혼자서 얼마나 힘드셨어요.. 부모님은 그것도 못하냐, 하시고 성적때문에도 힘드시고..혼자 꾹꾹 힘든거 참고 견뎌서 진짜 고생하셨어요ㅜ 제가 55o0o님보다 어리긴하지만, 저도 부모님이 많이 뭐라하세요, 성적을 가지고요.. 저도 그럴때마다 내 세상이 무너지는것같고 심리적 부담을 많이 가져요.. 작성자님에게 제가 해줄수 있는말이 이것밖에 없긴 하겠지만, 일단 혼자 너무 고생하셨고, 앞으로도 힘내시길 바랄게요! 내가 내 생각을 말하면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만약에 작성자님이 작성자님의 생각을 말했을때 그걸 안좋게 보는 주변인들이 생긴다면 그건 끊어야하는 인간관계일거에요.. 성인이 되서 세상으로 나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현재의 주변인들이 두려워서 끙끙대는 작성자님을 생각하니 제 마음도 아픈것같아요ㅜㅜ 일단 남의 눈치보지말고 다니시길 바라고,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외로우면 다시 글 올려주세요,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게요! 항상 행복하시길 빌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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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o0o (글쓴이)
· 4년 전
@yui1004 어제 오랜만에 한바탕 울고 잤더니 좀 괜찮아진 것 같아요. 다시 힘내봐야죠. yui1004님 긴 글 읽어주시고 좋은 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yui1004님도 많이 힘드셨겠어요, 저보다 어린 나이의 친구들이 성적 때문에 고생하고 몇시간도 못 자면서 공부하고 그러는 거 보면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다음에 힘든 일 생기시면 글 올려주세요, 그땐 제가 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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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o0o (글쓴이)
· 4년 전
@yui1004 엥 이모티콘을 붙였더니 물음표로 변해서 나오네요... 다 :) 이런 이모티콘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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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i1004
· 4년 전
네ㅎㅎ괜찮아졌다니 다행이에여ㅜㅜ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