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실패하는 연애와 모든 관계가 어려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연인|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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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실패하는 연애와 모든 관계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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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어릴 때부터 적절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라왔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제 자신의 결함의 근본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부모님은 자주 싸우셨고 엄마는 아빠와 닮은 나를 유독 미워했어요. 나는 엄마에게 애정을 갈구했지만 항상 절망했던 기억이 있어요. 자라고 나서는 엄마를 포함한 모든 가족에게 애정을 갈구하지 않았어요. 가족은 나에게 애정의 대상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항상 바라왔던 것 같아요. 누군가 나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아부어 주기를요. 독립적이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백마탄 왕자같은 걸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남들에게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뭐든 혼자서도 잘하는 사람으로 비춰져요. 내가 바라는 만큼 날 사랑해줄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냥 저 혼자 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아주 강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여전히 내가 모든걸 놓고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연애는 거의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다가오는 사람은 많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결함을 인지하고 있어서 그게 들키는 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신뢰하고 의지한다는 것도 어색했고요. 초반의 사람들은 저에게 서운해했어요. 내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했고 사실 그게 맞아요. 그래서 얼마 가지 못했어요. 그러다 첫사랑같은 사람을 만났어요. 사실 그걸 사랑이라고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아주 구질구질했고 질렸고 끝은 지저분해졌으니까요.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여자 관계도 복잡했고 거짓말이 잦았어요. 그리고 저는 생각보다 더 많이 추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이 때부터 제 자신을 놓게 되었던 것 같아요. 자존심도 세고 무슨 일이 있든 내 나름의 품위를 지키고 싶어했는데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사람들처럼 순간의 감정에 휩쓸리고 폭주하고 나락으로 떨어졌어요. 그러면서도 그 사람을 놓지 못했어요. 서로 수없이 많은 상처를 내고 다독이는가 싶다가 또 다치고 아프게하고 신뢰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어요. 믿는다는 말도 거짓이었어요. 힘들었던 연애를 힘들게 끝냈어요. 매번 끊어질 듯 끊지 못하던 걸 어찌 끊어냈어요. 그 때는 내가 나쁜놈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지금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바보같을 정도로 착한 사람이었어요. 남을 과할 정도로 배려하고 자기 손해도 참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괜찮을 줄 알았어요. 문제는 내가 남이 아니게 되면서 생겼어요. 그 사람도 내가 남이 아니니 그 정도로 배려하거나 손해보지 않았고 저 역시 남일때는 선을 지키는 사람이지만 내 사람이 되면서 애정과 그 애정에 대한 기대를 충족할 것을 요구했어요. 기대에 맞지 않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표현했어요. 말로 하기도 하고 투정이나 짜증을 부리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어요. 같은 잘못을 반복하면 더 많이 화를 냈고 꼬집거나 때리기도 했어요. 물론 그 사람이 잘못을 하긴 했지만 과하게 화를 내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러다 그 사람도 지쳤던 것 같아요. 한 번 화를 안내던 사람이 언젠가부터 화를 내더니 싸워도 이름을 불러주던 사람이 ‘야’ ‘너’라고 하더니 호칭을 바꾸니 말이 바뀌는 건 쉽더군요. 물론 나도 친절하게 말하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내가 아무리 선을 지키며 말해도 먼저 모나게 말을 하고 내 마음을 후벼파요. 나 역시 이제 화내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또 금방 화를 내게 되고 한편으로는 불과 조금 전에 날 서운하게 만들고 그래서 싸웠는데 비슷한 행동을 하거나 약속을 어기는 그 사람을 보면 속상하다가 속상한 나를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며 또 화가나서 폭주하게 돼요. 이제 이런 행동을 멈추고 싶은데 서로에게 힘든 걸 아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이 이제 나에게 노력할 마음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특히 지난 사람과 만나면서 가장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도 멀어지게 되었어요. 의지를 하게되면 너무 해버리고 하지 않으면 아예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나는 의지해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 사람들에게 짐이 되었나봐요. 행복은 나누면 두배, 고통은 나누면 반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잘못되었다고 봐요. 고통을 나누면 두명이 힘들어져요. 내 고통을 듣는 사람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고 지지해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나는 그 사람에게 그만큼 못난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은 내 고통을 들으며 더 힘들어져요. 의지하던 친구들에게도 요즘은 의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이미 떠난 사람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모든 인간관계가 실패한 것 같고 삶이 무기력해져요. 연애 이야기가 대부분임에도 주제로 대인관계를 선택한 것은 가족, 친구, 연애를 포함한 사실상 모든 인간관계가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고 그게 가장 큰 어려움이기 때문이에요. 예전엔 고통이 찾아올 때 분노와 절망도 느끼고 끝내 그걸 이겨내려고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분노도 절망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이겨낼 생각도 안들어요. 모든 것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것 같고 애초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아요.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랐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견딜만큼만 고통스럽길 바랐는데 그것도 욕심이었구나 하는 요즘이에요. 애초에 내가 견딜만큼만 일어났다면 그게 고통이 아니었던거겠죠. 이 끝없는 고통 속에서 그냥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가면 그렇게 지나가나보다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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