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모르게 트라우마가 생기나봐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약간 트라우마에 가깝게 특정 사람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어요. 근데 그사람은 사는 지역이 같고 같은 학교에 다니고있고 학교는 물론 길가다가, 카페에서, 어딘가에서 자주 마주치게 돼요. 같은 학교 동아리 부장이었어요. 그 사람은 남자 부장이었고 저는 여자 부장이랑 친한 부원이었는데 친구의 일처리를 많이 도와줬어요. 동아리 후배를 받고 축제준비를 하고 공지를 돌리고... 그런데 갈수록 무슨 활동을 하던 그사람이랑 틀어졌어요. 여자부장과 저는 그사람을 싫어했고 그사람은 이쪽 둘을 싫어했어요. 이쪽 둘은 그사람이 싫은 이유가 공적,사적 모두 있었지만 그사람은 오직 사적이었던거 같아요. 나중에 동아리 포스터를 만들때 메일을 주고받던 중 그사람이 여자부장에게 '너희때문에 동아리를 나간다'면서 통보하고 안좋은 얘기를 했어요. 여자 부장이 보여준 메일내용을 보고 화가 나서 톡으로 부장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뭐라 했어요. 제가 한 말은 '너때문이다'이런 말은 아니었고 이러저러한 사실은 알아두고 나가라, 이쪽보다 네 잘못을 먼저 생각하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때 일이 바빠 안그래도 힘든 와중에 튄다는 생각도 들어서 말한거였어요. 전에도 일처리를 제대로 안한적이 많았거든요. 무시할거란 예상 외로 답장이 왔고, 대화를 할수록 도저히 말이통하지않는 ***이라고 여겨서 차단했어요. 그런데 차단 직전 그사람이 계속 심한욕을했고, 저는 안그래도 힘들때 제 잘못이 아닌 일로 욕먹고 빡쳤는데 그 일이 생각보다 머리에 깊이 박혔나봐요. ***년 *** 계속 생각났고 원래 자주 곱씹으면서 안좋은일은 묵혀두는 편이라 잊었다고 생각하기까지 몇개월이 걸렸어요. 욕먹은건 몇분이지만 그사람하고 얼굴보면서 안좋은 감정을 쌓은 것은 1년 넘게(동아리니까) 계속되서 더 그런거 같아요. 게다가 입싸고 자존심넘치는 그사람이 단체톡에 저희를 욕하고 메일,톡내용을 보여주면서 퍼트렸다는 얘기가 제게까지 들렸어요. 이것도 엄청나게 신경쓰였고 생각하는것 자체로 스트레스였어요. 같은 학교라서 직후 다음날부터 계속 마주칠수밖에 없었어요. 1년 반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 사람이 보일 때마다 자동적으로 기억은 떠오르고 기분은 나빠지고 기분이 나빠진다는 사실에 더 우울해지고... 오늘 저녁에도 외부 식당에서 마주쳤어요. 그사람도 절 알아봤던거 같아요. 학교든 식당이든 오늘이든 언제든 마주칠때 둘다 아무말도 안하지만 목소리가 들리고 모습이 보일때마다 저는 흐트러져요. 제대로 설명하기가 좀 그런데 그냥 책에 집중도 안되고 곱씹게되고 금방 잊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아요. 사실 이 일 말고도 힘든 일은 매번 생기는데 갈수록 이 일의 가중치가 생기는듯해요. 점점 약한 힘든 일에도 멘탈이 갈리는거.. 처음엔 트라우마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당시에 했던 일이나 그날 다음날에 갔던 곳에 갈 때마다 그때마다 다시 생각났고, 이제는 그사람이 아니어도 그 사람과 같이다니는 다른 사람을 우연히 마주쳐도 하루종일 제 기분이 안좋아져요. 저랑 같이 화냈던 여자부장은 친구였지만 잘 맞는 성격은 아니어서, 서로 그럭저럭 양보해가면서 지내다가 지금은 같이지내지도않고 말도 안해서 따로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요. 제 일과 상관없는 친구에게 말하고싶지도않고 부모님한테는 진심으로 힘든 일은 거의 말하지 않는 편이라 다른사람들은 거의 몰라요. 아마 알더라도 그쪽 입장만 알고 오해하고있겠죠. 목소리 큰사람 말을 듣는게 편하니까 뭐.. 사실 글을 적으면서 진짜 상담해야할것은 저 '여자부장'친구 일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쪽이든 제 정신을 갉아먹는건 비슷한거 같네요. 잊으려면 어떻게하는게 좋을까요.. 못잊는다면 언제쯤 괜찮아질수 있을까요? 이렇게 사소한 일이 오래갈줄은 몰랐는데 아무나에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나도 이겨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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