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마지않는 당신에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불행|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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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마지않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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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9월 8일 오전 한시에 작성한 졸문. 오늘은 밤이 찹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동네는 더운 기운이라고는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정말 가을이네요. 여름이 지나는 바람에 여름을 닮은 당신도 금세 가버릴 것 같아 겁이 납니다. 우리는 하나, 굳이 따지자면 하나 반의 계절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한 학년을 함께 했고 반년을 지겹도록 봐 왔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는 것을 붙잡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이건 참 행운이기도 하고 불행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분명 갈라서 있겠지요. 고등학교에서 하는 짝사랑이란 건 풋풋함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종일 당신만 바라봅니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사랑하는 이와 어떻게 제주도에서 이박 삼일을 지내고 올 수 있을까요. 수학여행이라는 큰 기쁨이 있어 다행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우리는 만났습니다. 많은 곡절을 겪고 힘듦을 함께 하며 웃음도 나눴습니다. 다른 누가 보면 한 편의 청춘 로맨스 영화라 이름 붙일 나날을 지내왔습니다. 그런 모습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섭섭합니다. 흔히 어릴 때 하는 사랑은 추억속으로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훌쩍 커버린 후에 지금을 기억 할 때면 요 아릿한 감정들은 모두 사라져있고 기억만 남겠지요. 그 때 참 좋았는데 하면서. 나는 그게 싫습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닐 거라는 사실을요. 더이상의 진전도 없을 뿐더러 사랑도 없겠지요. 꽁꽁 숨겨놓으면 흘리는 것이 저와 당신의 전부일 거라는걸요. 나중엔 아마 아쉬움이 가득 차버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너무 좋아하지만 비겁하고 용기 없는 저이기에 어느 무엇도 안 할 겁니다. 아마 당신도 그럴 거겠죠. 그러니 우리 더이상 기대하지 말고, 마음 쓰지 말고, 각자 가슴 앓이 하며 남은 삼개월 무사히 보냅시다. 아무 것도 되지 못 한 채로. 서로 그저 사랑하는 존재로. 너의 감정 모르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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