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보잘 것 없는 사람이다. 아빠의 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취업|불행]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6년 전
나는 사실 보잘 것 없는 사람이다. 아빠의 사업이 망하고 부모님 관계가 살얼음판일때 나는 매일이 겨울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보려해도 방법을 몰랐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수험 생활에서 난 낙오자였다. 인강과 과외로 성적이 상승하는 친구들, 난 그저 고개 숙여 책만 바라볼 뿐이었다. 학교 교과서로 수능을 만점받아? 정말 ***다.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수업 하루 안빠지고 열심히 들었다. 결과는 전문대였다. 그게 내 19년의 마침표다. 전문대에서도 중간 그 언저리, 언제나 변하지 않는 내 수준을 이젠 인정하는 지경이 됐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생활하는 내가 내린 결론은 공무원이었다. 안정적이고, 적당한 돈을 벌며, 사회적으로 무시 받지 않는 직업이면서도, 수동적인 내가 적성에 맞는 일. 그 꿈을 바라보며 24살, 다시 펜을 잡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나는 다시 무너졌다. 교수님 잘 만나 대기업에 취업해 벌써 정직원이 된 친구, 부모님 잘 만나 항공 승무원이 된 친구, 카페 차린 친구 노래 하나로 유튜브 대스타가 된 친구, 좋은 대학에 들어가 5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친구... 내가 그들의 직업을 부러워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앞서 말했듯 난 가난했고, 모든 일을 돈과 연결짓는다 대기업? 연봉에 복지에 평판에..너무 부러웠다 승무원? 해외 놀러다니며 돈을 벌다니 그것도 많이. 유튜버? 노래만 부르면 한달에 몇천이 나온다니 세상 불공평해 다이소에서 천원짜리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한다. 굳이 필요 없는 것 같은데 가지고 싶다. 내 머리는 동시에 두 가지 고민을 한다. 걔네는 고민 없이 살텐데, 먹고 싶은거 마음껏 먹고, 갖고 싶은거 다 가질텐데. 세상엔 나만큼 노력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런 사람들에겐 기회조차 없는거지? 태어나길 예쁘고 키크면 승무원 프리패스에 목소리 좋고 노래 배우면 연봉 몇억 유튜버에 부모 잘만나서 개인 카페를 차려, 그런 애들은 돈을 못 버는게 이상한거 아냐? 나도 돈 많이 벌고 싶어. 나도 대기업, 승무원, 유튜버 하고싶어. 돈이 없어서 욕심을 가졌던 나는 겉으로 티내지 않는 시기질투를 견디지 못했고, 매일매일 비교하며 나를 갉았다. 그들의 연봉을 검색하며 한숨을 쉬고,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며 눈물지었다. 남 잘되는 꼴을 못 봐서가 아니다.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없는 이유가 오직 돈 때문이라는게 부끄럽고 자괴감이 들어서다. 지식인 댓글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비교하지 말라는 영상도 ***만 내 마음이 깨우치지 못해, 결심이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핸드폰을 놓지 못해, 오늘도 난 네이버에 수백번 검색을 했다. 연봉, 수입, 로또 당첨번호. 돈이 없어 가난한 것 보다, 마음이 가난하다는게 훨씬 불행한 걸 이제야 깨달았다. 우리집은 평범한 가정이 되었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겨울이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iter
· 6년 전
저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iter
· 6년 전
저는 가끔 몇달씩 집구석에 쳐박혀서 숨만쉬고 지낼때가 있어서 계절바뀌는걸 모르곤해요.. 그때 그런생각했어요 나만 겨울이구나 열심히해도 항상 실패해요. 그게 누적되니깐 새로 뭔가 시도하는것도 너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