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가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닌것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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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Hap4U
·6년 전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가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닌것 같다.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눈에 보이고, 그래서 더 누군가에게 털어놓기가 힘들다. 나는 정말 죽도록 힘들었는데, 분명 그런데, 입 밖으로 꺼내놓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 같다. 이렇게 쉬운 일인가 싶다. 내가 겪은 일에 비해 말의 무게는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때는 누군가에게라도 이 고민을 털어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예전보다 상황이 나아지고 내가 달라져서 그렇게 느끼는건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괜찮다고 느낀다. 하지만 정말 괜찮은지도 모르겠다. 이런 우울감쯤은 누구나 다 겪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울증이 있고 자해를 할 정도로 극심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나는 그냥 자존감이 낮고 사람이 좀 무서울뿐이다. 낯선 사람을 대하면 긴장감에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가끔은 속이 울렁거리고..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단지 그것뿐인데 유난떠는것 같다. 나는 남들에 비해 별로 심하지 않은것 같다. 갈수록 그런 생각이 깊어진다. 내가 나아지고 있는건지 아니면 그저 상처에 무뎌지고 있는건지 모를 일이다. 왠지 길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이제는 변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남을 믿지 않고 기대를 바라지 않는게 당연시되고, 혼자인 시간이 익숙해져서 그런가. 이정도로만 살아가도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비하면 정말 그렇다. 웃기게도 그러는 지금이 더 평온한 느낌이다. 기대를 바라는 쪽이 더 손해를 보는것 같고, 굳이 사람을 믿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상대방이 보이는만큼 나도 적당히 내주면 되지 않을까. 그 적당히를 몰라서 괴로워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쉽다. 어쩌면 나는 조금 더 사회적인 인간이 된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위로하는 말도, 대신 분노하는 소리도, 모두 의례적인 말로 비춰진다.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 의심하고 별로 믿지 않는 이유는, 제대로 된 친구 같은걸 가져본적이 없는 나에겐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딘가 어긋나있는걸 느끼면서도 아무래도 괜찮지 않은가싶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불완전해도 어떻게든 살아간다. 여태까지의 나는 그래와서 앞으로도 그럴것 같다. 죽을것 같다가도 지나가고 또 죽을것 같이 힘든 순간이 반복되겠지. 나는 지금도 괜찮다. 근데 정말 괜찮은가 하면 그것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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