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뭐라고 시작을 해야할까.. 세상에 날때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불면증|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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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음.. 뭐라고 시작을 해야할까.. 세상에 날때부터 약하게 태어나서 마르고 핏덩이같은 나를 보면서 아빠는 꼭 시조새같았다고 했다. 기억도 안나는 어린시절에는 잇몸이 다 헐어 구멍이 나서 그 속에 작은 유치들이 보일 정도 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몸은 많이 말랐지만 쾌활하게 잘 보냈고, 중학교에 가면서부터 갑상선에 혹도 생기고 끊임없는 두통, 피로감에 바람만 살랑불어도 앓아누웠었다. 그래도 그때는 꿈이 있었고 거기에대한 확신, 재능, 자신감이 있어서 내가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의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부터는 가정이 좀 기울었고 부모님의 관계, 건강, 돈 등 신경쓸 일이 많아지면서 항상 위에 통증을 달고 살았다. 아침 등교하자마자 하는 일이 아무도 모르는 아침 영어듣기 자습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토하는것이었다. 그렇게 고3이되고 건강은 점점 악화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말 안아픈곳이 없었고 학교를 가는날보다 못가는 날이 많아, 출석일수가 모자라서 졸업을 못할뻔 했지만 간당간당하게 졸업은 했다. 그런데 중학교 다닐때도 받아본적이없는 최악의 점수를 수능성적표에서 보게 됐다. 지망하던 대학은 당연히 다 떨어졌고 재수를 하게됐는데 이마저도 여전히 호전될기미가 안보이는 몸뚱아리때문에 중간쯤 가다가 포기하게됐다. 우울증은 그렇게 가장 찬란해야할 내 20살에 서서히 스며들어서 나를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다. 이미 쓰레기같은 몸때문에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고있는데 도저히 내가 우울증이 온것같다는 말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틀리게 대한다. `약자`로 낙인찍히는 순간부터 무리에서 멀어지게된다. 나는 이 사실을 아주 어렸을때 부터 본능적으로 깨닫고 친구들앞에서는 최대한 멀쩡한척을 해왔기 때문에 가족 외에는 그 누구도 내 아픈모습을 직접 본적이 없었고, 병문안 오는것도 꺼려해서 말자체를 하지않았다. 그렇기때문에 친구들에게도 우울증에대한 얘기를 못했다. 그 누구에게도 속이야기를 말 할 수 없었고 혼자 앓으면서 매일밤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 시절은 지금 생각해도.. 아직도 괴로움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렇게 오롯이 혼자 3년을 버텼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숨쉬듯했다. 보잘것없는 일상 속에서 그냥 맛있는 밥을 먹다가도 맑은 하늘을 볼때도 새벽3시 창문밖으로 차들 지나가는 소리가 간간히 들릴때에도 나는 죽고싶었었다. 창문밖 멀쩡히 지나다니는 저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있는걸까. 다들 어떤기분일까. 행복할까. 고작 몇미터 거리 차이에서 누워있는 나같은 사람도 살아있다는걸 알까. 아플때마다 몸이 너무괴로워서 처음에는 제발 살려달라고 빌지만 조금지나면 이렇게 또 아플꺼 제발. . 제발 좀 죽여달라고 빈다. 이대로 잠들듯 기절해서 영원히 깨지 않았으면.. 그러고 나서 조금 잠잠해져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을보면 내가 아닌 무서운 표정을한 괴물이 있다. 삶은, 살아있는다는건 왜이렇게 고통스럽고 힘든일인걸까. 남들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나한테는 쥐어지지 않는 공기같다. 모든게 다 허상이었으면 좋겠다. 엄마한테 미안하다. 아빠한테 미안하다. 동생한테도 미안하다. 짐이 되어 산다는게 힘이 든다. 아픈사람보다 간병해주는사람이 더 힘든다는걸 알기때문에.. 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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