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08 (금)
오늘 친구랑 점심먹고 뭐할까 고민하는데 도중에 고등학생때의 동창을 만나서 즉석으로 중, 고등학교에 가서 선생님들을 봬러갔다.
이렇게 세 명이서 고등학교의 교무실 두 곳과 중학교 두 곳을 방문하고, 도중에 방문용 음료수와 커피를 서로 들고서 찾아갔다.
도중에 같이 간 친구는 오늘 처음으로 알았지만 같은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세명이 중,고,대학교가 같다니...신기했다. 또 ㅡ평소와는 다르게 오늘은 정말 운명처럼 흐른 인연에 시간을 보냈다.
학창시절의 나는 마냥 그 시간이 힘들고 지루하고 왜인지모를 극심한 우울증에 친구들, 선생님들과의 교류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너무 없었다.
그래서 졸업하고 처음으로 뵈러간 선생님들을 음료수를 드리며 어색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들 얼굴엔 누군지 긴가민가 하신듯 하다.
하기야 많고많은 졸업생들이 거쳐 지나갔는데, 나 하나를 기억되기엔 너무 많은 욕심이기도 하고. 워낙에 조용하게 있었기에 또한 이해도 간다.
일부 쌤들중엔 물기를 머금은듯한 말과 눈시울을 붉히곤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슬프기도 하고. 나는 아직 고등학생 같은데, 내 나이는 더더욱이 먹어만 가는구나하고.
또 그때 당시의 우울했던 내 모습이 지금 현재 모습과 겹쳐보여서 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구나했다.
ㅎ.... 어쩐지 한숨만 나온다.
난 대체 무슨 시간을 보내왔던걸까?
나라는 존재에 무슨 의미가 있긴 했던걸까?
무엇을 위해 그렇게 꽁꽁싸매여 살아왔을까.
머릿속도 복잡하고 또,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내가 아니라.... 다음엔 정말 정말 잘 되서 떳떳한 내가 되면 좋겠다.
기분이 좋고 홀가분하고 들떠있어야 하는건데,
나는 마냥 방학을 하면, 졸업을 하면 다 괜찮아질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근데, 그게 아니고 졸업 끝, 새로운 시작이였을 뿐이었다. 허망하다.
다들 즐기는 시간을 나는 왜 싫어하고 무서워 했을까.
지금 생각하면 참 별것도 아닌건데.
지나보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어린 나는 무슨 상처를 그렇게 짊어지고 살았을까.
때로는 생각없이 칠렐레팔렐레 다녀도 좋았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