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덜고자 나의 자아를 어떻게 해서라도 실현해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됬던 리듬게임. 사실 컴퓨터로도 있는 게임인데 진작에 접어버려서. 그냥 이제는 폰 게임만 하게 됬다
공복기가 길던 와중에 와이파이가 다시 되고 나니 이 온라인 게임을 찾게 됬고. 난 내 캐릭터를 나의 이상에 맞는 형태로 구현해내기 위해 애를 썼다.
그 결과 어느 정도 레벨도 오르고 옷도 좀 있어졌는데
문제는 소속감이었다.
역시나 모바일이라지만 몇없는 온라인 게임인지라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많이들 나보다 앞서보였고 돈을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보였다
난 그마저도 구걸해서 얻어낸 이벤트 보상으로 캐시로 된 헤어를 사냈지만, 그들 사이에선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나는 만족스럽다.
그렇게 겉만 번지르르하게 왕창 꾸며대는 것이 별 의미없어 보이니까. 아니 별 의미없게 꾸미니까
난 누구보다 의미있고 나답게 꾸미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으니까.
그렇게 게임을 하던 중 나는 현실과 혼동되기 시작했고, 그 게임 속의 내가 행복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래서 실망스러웠다.
가끔 그 속의 내가 나빠 보이기도 했다. 이게 내 모습인건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불과 제작년만 해도 바로 이 게임에서 혼자 노래를 들으며 즐기던 나였는데, 그 때는 혼자였어서 그랬던건지 더없이 그 속의 나는 행복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와서 보니 그 때도 살기 위해 한 거더라. 결국 난 이렇게 돌아오고 바뀐 것 하나 없는 그저 시간만 흐른 나인 채로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하고.
어쩌면 현실에서 무엇도 할 수 없는 나에게 폰 하나 던져주니 그 속에서 음악적인 게임 하나 추구해서 열심히 했다는게. 참 서글프면서 슬프다 .
누구도 나라는 존재를 가히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나는 오직 나에 의한 , 나만의 나를 만들어 구축해내며 그렇게 살아왔다.
나름 나쁘지 않았다. 살만했으니까.
분명 할 수 있고 계산적인 인터넷 세상에서는 내가 주인이기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난 외로웠고, 외로움은 이제 딱히 느껴지지 않는데 말 할 상대조차 없다는 게 사무치게 뭔가 그리워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처음엔 싫었던 사람이 점점 갑자기 좋아지더니 가슴까지 두근거리는 사람이 생겼었다. 그 사람이 하는 모든 걸 지켜보고, 보고 있자니 자주 나랑 마주쳤고, 그 사람 이름이 내 이름 초성이랑 같았고, 그냥 멋져보였다.
처음엔 섹드립같은 걸 치는 걸 보고 아 피해야겠다 싫다 생각했는데 자꾸 마주치면 날 안아주고 가는 것이었다. 나는 겨우 그 점 하나에 반했던 것이다.
그래서 난 따라간 끝에 사람들이 다 있는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안아달라고 하고 좋아진 맘을 내심 드러냈다. 그러자 친구는 해주었으나 그 사람은 나를 팬 취급했다. 그리고 역시나 자기 가족들이라는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주었다. 전형적인 당하는 쪽이었다.
상처를 받고 난 후 난 이제 원하던 건 했으니 친구는 놓아주자. 란 마음이었지만 쉽사리 그러지 못했다.
이젠 얼마전에 들어갔던 팸 까지도.
어쩌다 들어간 방에 내가 속해있는 팸 원들이 있었다.
모르겠는 걸 물어보니 다들 짜증을 내며 레디를 하라고만 부추겼다.
그렇게 할수없이 게임을 같이 해주니 또 내가 못하는 모드를 하더라.
게임이 시작됬을 때 몇번 눌러보다가 이내 멍 때렸다.
팸원들은 왜 안 치냐며 물어댔다.
팸장은 이런 애들하고 소통하면서 친해져 보라는데, 나는 너네같은 부류랑 안 맞거든.
대충 잠수타는 척하면서 추방당했다. 그대로 나는 보관함을 한 번 보고는 꺼버렸다.
외로움을 덜어내고자, 조금의 안식처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해왔던 게임에서조차,
난 소외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