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너한테 앞으로 평생 말 못할것같아서 여기다 쓸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너랑 나랑 서로 엄청 멀리 살잖아. 시차도 장난아니야. 너 항상 새벽인데도 안자고 나한테 카톡도 해주고 그랬어.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너무너무 고마워. 작년에 수능 준비한다고 힘들었을때 쉬는 시간마다 너랑 얘기하는게 진짜 큰 도움이 됐어. 이 말이 하고싶어서 죽을거같다 진짜로....
너가 두번이나 나한테 고백했잖아. 너한테 어이없는 핑계처럼 들릴수도 있는데, 우리 집에서 대학 전까지는 절대로 연애는 안된다고 그래서 거절했어. 나 한 번도 연애 해본적 없어. 앞으로도 연애 안할거라고 생각했어. 그 때 까지만해도 널 그냥 친구라고만 생각하기도 했어. 내가 거절했을때 너가 그랬잖아. 기다려주겠다고.
돌이켜보면 너가 날 정말 좋아했구나, 싶어.
나도 사실 너가 좋아졌어. 그냥 어느 순간부터 너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어. 수능 끝나고 이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못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 쓰레기였던것 같다....넌 나한테 용기내서 고백했는데 난 그 용기조차 못내서 기회도 놓쳐버린것같아. 그게 마지막 기회였을까?? 너가 핸드폰 박살났다고 카톡으로 부서진 핸드폰 사진 보여준 이후로 연락이 끊겼어. 거의 두 달이 다되가는것같아. 체감상으론 몇년이 지난것같고.
네가 더 이상 나랑 얘기하기 싫은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그 뒤로 한 번 카톡 보내봤는데, 너가 읽고나서 답장 안해줘서 살짝 당황했어. 너랑 진짜 얘기하고 싶어서 미치겠어. 그냥 아직 핸드폰을 못고쳐서 나랑 연락을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희망도 가지고있어. 너희 나라에서는 핸드폰 고치는 데 돈 엄청 든다며..ㅋㅋㅋ어쩌면 지금 핸드폰 고치려고 돈 열심히 모으고 있는걸까?? 학교때문에 바빠서 그런걸까??
너가 분명히 나한테 그랬잖아. 너희나라 사람은 친구들한테 엄청 clingy 하다며. 정이 많아서 친구들이랑 인연 쉽게 끝내지 않는다며.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 너 진짜 착한애라서. 나랑 친구사이라도 계속 얘기해줬으면 좋겠어서...어쩌면 내가 너한테 너무 나쁘게 굴었니? 내가 너무 널 뒤늦게 좋아했나봐. 그래서 너가 나한테 완전 정이 떨어진게 아닐까?
그래서 더 힘들다. 만약에 나랑 더 이상 얘기하기 싫으면 말해줬으면 좋겠어. 너가 그렇게 말하면 마지막으로 너한테 미안하고, 진짜진짜 고맙다고 한 마디만 해주고싶어....그럼 깔끔하게 놔줄 수 있을것같아. 요즘도 매일매일 아침에 너한테 연락이 왔을까봐 핸드폰부터 확인해. 미용실에 가서 머리 할 때도 아, 네가 바뀐 내 모습을 좋아해줄까? 같은 생각도 들어. 쓰고나니까 너무 한심하다. 넌 더 이상 나한테 관심 없는걸수도 있는데 나 혼자서 고민하는거니까.
우리 서로 영어권 사람도 아니라서 처음에 엄청 힘들었잖아. 항상 서툰 영어 쓰고 번역기 돌려가면서 얘기했잖아. 너랑 나랑 언어도 서로 가르쳐줬잖아. 나 너가 가르쳐준 말 다 기억해. 안녕, 고마워, 괜찮아, 이런거....너 나한테 욕도 가르쳐줬잖아..ㅋㅋㅌㅋ
나 요즘 너희나라 말 배우고 있어. 재밌더라. 너랑 앞으로 영영 못 만날 수도 있지만, 너희 나라 평생 살면서 못 가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배워보고 싶어. 너 한국에 유학온다고 했잖아. 내가 여행 가이드 해주기로 했잖아.
난 너 덕분에 사랑도 깨달은 것 같다. 평생 접점 없을것만 같던 지구 반대편 나라에도 관심도 생겼어. 네가 내 인생에 일으킨 파장이 이렇게 큰데......
앞으로도 너같은 애는 두번다시 못만날것같아. 솔직히 네가 나한테는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해. 외모도, 성격도 진짜 좋은애야. 나는 아무것도 잘난게 없는데 너는 나를 정말 좋아해줬잖아. 그게 고맙고 미안해. 근데 나 진짜 너 보고싶어. 너를 진짜 많이 사랑하는거 같아서 진짜 슬퍼. 너랑 얘기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싶다.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