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지만 1년 반이나 된 남친이 있어요
설레지는 않아도 편하고 안정된 연애라서
연애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었어요
그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죠
대학 동기인 그 사람은
어느순간부터인지 자꾸만 눈에 밟히고
나도 모르게 그 사람 생각을 하는 나를 보고
정말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어딜가든 눈에 띄는 사람이었고
나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인걸 알면서도
자꾸만 떠오르고 생각나고 피하려고 해봐도 자꾸 얽히고
심지어는 먼저 연락이 와서
같이 수업을 들으러가고
단 둘이서 밥을 먹고
나에게 별명을 붙여주고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그럴수록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건지
그 사람은 내가 남친이 있는걸 알고 있는데
그냥 이건 친절일 뿐인데
불순한 생각을하고 김칫국을 마시는 나는
얼마나 나쁜 년이고 인간 말종인건지
자괴감이들고 힘들고
그러면서도 방학 중에 딱 한번 전화 온
통화내용을 되새기는 나라는 인간은
모르는 여자와 다정히 찍은 셀카를 보고
느꼈던 복잡미묘한 이 감정은
얼마나 더럽고 추잡한지
지우려고 애써도 지워지지 않는
곧 다시 만나게 될 그 사람이
이제는 두렵기까지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