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요
엄마는 재작년에 돌아가셨어요
말기암으로 정말 괴로워하시다가 힘들게 떠나셨어요
엄마의 여명이 얼마 안남은걸 알았을때
뒤늦게 3달간 휴직을 했어요
근데 휴직한지 10일만에 돌아가셨어요..
그 잠깐동안에도 엄마는 그 마르고 아픈몸으로도
막내딸이 오랜만에 집에 있는데도
맛있는거 하나 못해준다고 속상해하셨어요.
제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못먹는 엄마에게
하루에 한번 미숫가루 한잔 타드리는것뿐이었는데,
나중에는 그조차도 토하시면서 저한테 미안해하셨죠
네가 열심히 타준걸 엄마가 다 토해서 미안하다고...
엄마가 돌아가시기 고작 며칠전에
너 먹고싶은거 해주고 싶다고 계속 물으셨는데
저는 아픈 사람이 뭘 자꾸 해주려 하냐고
엄마나 챙겨먹으라고 나는 내가 알아서 챙겨먹겠다했는데
그리 말하니 너무 속상해보이셔서
그럼 비빔국수를 해달라고 했어요.
더 맛있고 영양가있는걸 해줘야 하는데, 고작 국수로 괜찮겠냐고 물으셔서
저는 원래 비빔국수 좋아하니까 엄마가 해준거 먹고싶었다 했어요.
간도 안맞고 밍밍한 비빔국수..
당연했어요. 이미 제대로된 음식 반찬은 입에대지도 못하는 엄마가, 고된 항암으로 10kg이 넘게 빠진 엄마가
오로지 막내딸이 먹고싶다고 해서 힘겹게 부엌에 서서 만든거였으니까..
그 다음날에도 엄마는 굳이굳이 부엌에 서서 제가 먹을 아침밥을 만드시겠다고 하시다, 주저앉아 토하시는 바람에 제가 괜찮다고 만류했으니까요...
그 밍밍한 국수가, 왠지모르게 엄마가 제게 해주는 마지막 식사가 될거같았는데, 정말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혼수상태이면 잠들듯이 떠날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근데 혼수상태였던 엄마는 점점 눈을 뜨려하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두 눈을 부릅뜨고
깜빡이지도 않고 한참을 절 보시다가 가셨어요...
엄마의 인생에서, 제 인생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게 아쉽고.. 야속하고.. 저는 나이들어갈텐데, 엄마는 할머니도 되지못한채 50대 그모습 그대로일거란게..
유모차를 끌고있는 젊은 새댁옆 할머니, 제겐 그런 모습이 있을수 없다는게.. 제가 가장 불행하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정말 많이 부러워요... 정말..
너무 많이보고싶어요 엄마
제가 죽을땐 엄마를 볼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