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대로 살고 정해진대로 죽고
그런데 그러면
왜 굳이 의식이 있는 거지?
왜 굳이 힘들게 존재해야 하는 거지?
고통을 물려주려고?
나의 행복을 위해
나의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고통을 전가하려고?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0명이 전문답변 추천6명이 공감댓글 2개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6개, 댓글 2개
doraemon (글쓴이)
4년 전
@!daddb66b77e677acf77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랑 같은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어떻게 된 걸까? 어떻게 될까? 궁금해 ㅋ
daynnight
4년 전
정해진 대로 살지 않으려고,
받아들이고, 투쟁하고, 극복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의식 아닐까요?
애초에 마카님의 '정해졌다' 는 관점을 저는 '높은 포텐셜'로 생각하기에, 이 질문에 대해 마카님보다는 조금 덜 회의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범죄자가 되고, 누군가는 회의하는 사색가가 되며, 누군가는 범죄 심리학자나 법 제정자, 또 누군가는 예술가가 되는 게, 온전히 생물학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의식ㅡ자유의지에서 비롯된 '여지'의 짜릿함 아닐까요?
대다수의 개체는 번식과 번영을 목표로 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개체들은, 저런 '여지'의 발현을 목표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낭만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저는 그것을 무척 숭고한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삶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 고단하고 외롭기 때문에. 그러한 동기를 가지게 되는것도 어렵기 때문에, 마카님은 그걸 하자있는 개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선택받은 개체라고도 생각해요.
번식이라는 틀의 안과 바깥을 오갈 수 있는 자유로운 잉여개체니까요.
소수의 '여지'는 때로 영속성을 갖기도 합니다. 위대한 철학자와 예술가가 그랬듯이요.(정말 재밌는 개체들은 기존 패러다임을 부수거나 헤게모니를 뒤집기도 하는 엄청난 일들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이건 대다수의 개체가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갈 때 느끼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이며, (부적격 개체는)무얼 목표로 사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도 있겠네요.
사는데 의미는 사실 사람에 따라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고,
정답도 없는 거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을 바라보자면 경의롭고 삭막하지만, 낭만적인 관점에서는 이 질문의 답이 조금은 따뜻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마카님의 여러 글에 대한 복합적인 피드백이 되어버렸네요..여하간
저는 마카님의 많은 의문에 대한, 저만의 대답을 가지고 있기에, 쓰신 글들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뭉뚱그려 느끼고 있던 것들을 한번 더 정제할 수 있도록 의문을 던져주시니 저에게는 철학서같은 분이네요. 응원하고 가끔 보러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