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고마웠고 미안했어 엄마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었는데 엄마 탓만 해서 힘든 적 많았을거야 미안했고 그동안 나를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엄마 엄마 나는 살고 싶어 정말 살고 싶어 살아남고 싶은데 지금을 살기가 싫어서 눈물이 나 언젠가 행복할 내가 너무 보고 싶은데 그 때까지 고로울 나를 보고 있기 힘들어
엄마 나는 지금까지 노력했어 수년간 정말 악착같이 살았어 엄마가 보가엔 무슨 말이냐고 니가 언제 열심하 살았느냐 하겠지만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아남았어 모두에게 내가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내가 너무 나태하게 보였을 걸 알아 나는 이런 한심한 모습으로 계속 살면서 미래를 비관할 자신이 없어 엄마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근데 살고 싶지도 않아 이렇게 살아야 되면 안 사는 게 나을 거란 생각이 계속 들어 엄마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지금 딱 이 순간 시간이 멈춰서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더이상 슬프지 않고 불안하지 않고 싶어
내가 사라졌을 때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원래 없던 사람 취급해줘 아니면 그런 애가 있었더랬지 하고 지나가는 정도로만 기억해줘 엄마 나는 엄마가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로써 가장 덜 불행해지는 거야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많은 불행을 없는 일로 넘길 수 있는 거야 엄마 이건 나쁜 짓이 아니야 아니라고 해 줘
엄마에게 딸로 태어나 거의 20년을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하다가 이제야 이렇게 말하네 사랑하는 엄마 나 때문에 울지 마 나는 나쁜 딸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