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번년도에 새내기가 되는 19학번 24살이야(24살에 새내기라니 너무 어색하다.)그동안 고졸로 3년넘게 회사를 다녔고 이번에 재직자전형으로 학교를 붙었어.
제일 가고싶었던 학과고, 등록금은 저렴해서 난 만족해.
다만 부모님이 합격소식듣고 바로 그러더라고.
"다른 학교는 안 붙었냐"
(붙은 학교가 네임벨류에서 제일 떨어지는 학교(인서울))
그러더니 그냥 학교생활 잘 하고 잘 살라더라.
난 회사를 관둬서 이제 아르바이트로 간단히 용돈벌이하면서 자격증공부하고, 대학입학준비만 하고 있어. 학교도 통학으론 좀 무리라서 자취방을 구해야하고.
근데 부모님은 전혀 지원의지가 없더라고.
사실 우리 집이 못 살진않아. 국가장학금 소득분위에서 대충 예상하길 9분위정도일거야. 그정도면 좀 사는거라던데. 난 잘 모르겠다.
일단 객관적으로 보자면 아버지는 공기업 차장이시고, 어머님은 공기업 산하기관 무기계약직이야. 내가 알기론 부동산도 지금 아파트 2채에 오피스텔 2채 가지고 있는 걸로 알아.
근데 우리 집은 어렸을 때 한 번 휘청한 이후로, 되게 독하게 아껴서 겨우 다시 돌아간 거라서 엄마가 돈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알겠어. 그게 나한텐 애기때부터 엄청 상처가 됐지만.
예전에 중학교때 왕따를 당했는데 이유가 내가 캐릭터양말을 안 신어서 였어. 근데 난 용돈을 안 받아서 그걸 살 수 있는 여유가 없었거든. 물론 내 성격이 좀 이상했으니까 왕따를 당한 걸 수도 있지만.
엄만 날 항상 "웬수새끼" 라고 불렀던 거 같아.(유치원때부터 중학교내내)
우리 삼남매 전부 그렇게 불렀어. 엄마가 제일 힘들었던 시기라서 그런 건 이해해. 일도 하고 집안일도 하고 알뜰살뜰 아껴야 겨우 집안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그건 나한테 많이 상처가 되었어. 항상 엄만 말했어 "너희가 스무살만 되면 집에서 내쫓을거야."
그래서 내가 고등학교때부터 홀로 서기를 빨리 준비한 걸지도 몰라.
난 고등학교때 썩 공부는 잘하지 않았지만 내신은 2.73정도 나왔어.
지금 와선 후회가 많이 돼. 나보다 공부를 못한 친구도 방사선과가서 방사선사로 일하고 사는데 나도 대학을 먼저 갈걸.
사실 난 부모님이 너무 강하게 나와서 회피성 취업을 한 경향도 있어. 부모님이 명문대 아니면 아예 지원을 안 해주겠다고 했거든.
그래서 아 난 명문대는 못 가겠구나해서 아예 취업으로 처음부터 생각했어. 그래서 19살때부터 일을 했고 엄마는 내가 취직을 하자마자 교통비조차 주지않았어. 첫 월급 받기도 전인데. 그래서 전에 아르바이트했던 돈을 겨우 생활했어.
내가 정말 엄마랑 난 별개구나 남이구나라고 느낀 건 중학교때였어.
중학교때 애들이 놀이공원을 가자고해서 엄마에게 놀이공원 갈 돈을 달라고했어. 엄마가 그러더라.
"너가 즐기기위한 건데, 왜 나에게 그 돈을 요구하니?"
이때 확실히 알았어. 엄마랑 나랑은 남이구나. 이런 건 내가 해결해야하는 구나.
살면서 한번도 용돈을 받은 적이 없어. 받은 건 교통비만.
교통비도 일자별로 세서 줬어. 그러다가 승차카드를 마지막 안 찍고 내려서 금액이 두배청구되서 하루치 교통비가 비어서 하루빨리 교통비를 달라하면 엄마는 계산을 보여주면 어디가서 놀았길래 비냐고 안줄려고 화냈어.
그래서 고등학교를 걸어서 통학 한 적도 있어. 두시간 반이나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버스로는 40분)
그래서 점점 엄마랑 사이가 안 좋아져서, 서로 미워하게 됐어. 엄마는 나보고 이상한 애라며 죽으라고 했고. 집에서 나가라고 화도 많이 냈어. 그래서 실제로 독립을 했고 아빠는 가끔 봐도 엄마는 일년에 한번정도만 봐.
근데 엄만 그러더라. "다 옛날일인데 좀 잊고살지, 왜 쫌생이마냥 다 그런 걸 품고 사냐"
잊고 싶어도 너무 상처였으니까. 자신이 낳은 딸에게 왕따당하는 이유가 "너가 이상한 애라서" "죽어라" "내 집에서 나가라" 라는 말을 한 엄마니까.
그러면서 엄만 자기가 좋은 부모였다고 할만큼 다했다고 말하더라.
그러고 티비나오는 모녀처럼 목욕탕같이가고 그런 친구사이처럼 지내고싶대. 난 싫어. 엄만 자기 편한대로만 사는 거 잖아. 나한테 지원은 해주긴 싫은데 딸로서의 역할은 해줬으면 좋겠고 용돈도 챙겨주는 딸이면 좋겠고 그런 거 바라더라고.
나한테 엄만 전혀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 안 볼 수있다면 그게 좋은 거 같아. 너무 상처를 준 사람이라 더이상 보기가 싫고, 얘기하면 할수록 한숨만 나와. 그저 딸에게 학교붙었다면 고생했다 힘들었지 축하한다라고 말부터 해주는 그런 부모면 안될까.
좋은 부모가 되기는 정말로 힘든 건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