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뻔 했습니다.
의심많고 예민한 제가 결혼을 하려고 했습니다.
친구소개로 만나 착하고 다정한 그를 만나면서 내 스스로가 치유가 되는 기분이었고 그라면 내가 결혼할 수 있겠다는 생각조차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시작되자마자 우리는 이미 틀어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행복하면 자신도 행복하다고 했던 그가 이제는 자신은 너무 힘들다는 듯이 이야기하고 그걸 부모님이 그와 나의 개인 메세지를 보고 그와 함께 내려와 나의 부모님을 만나 32년 된 아들의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모습을 보고 그만 질려버렸습니다.
2년을 만났는데 그의 이런 모습을 전혀 몰랐던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나의 죄는 내가 시인하는게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얼마 남지 않은 결혼식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도 잘 못 했고 나도 잘못했지만 사과한건 우리 부모님뿐, 자신들은 하고 싶은 말 다 쏘아부치고 끝이 나버렸습니다.
그가 좋지만, 그와의 2년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지만.
부모님이라는 그 울타리는 내가 감당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내가 여기서 더 이상 마음이 흔들리면 안되는 걸 알지만 후회가 없고 싶다는 마음이랑 상충되는 내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내가 어떻게 하면 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을까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내일 예식장을 취소한다는 그의 말에 아직까지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내 자신에게 정신을 차리게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