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평생 내 이름을 몰랐어요.
날 지칭하는 건 언제나 "야", "너".
사나운 띠의 여자아이라며 지우자 하셨고, 쳐다도 보지않았으며, 크는 동안 사탕하나 주시질 않았으셨어요.
병문안을 가면 절 앞에 두고 오지않은 오빠들과 언니를 찾으셨어요.
근데 올해부터 갑자기 내 손을 잡거나 예쁘지않아도 착하고 순하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오시는데...
그게 너무 소름끼쳐요. 싫어요.
낯을 가리는 편이긴해도, 초면의 노인분들과도 곧잘 지내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할머닐 싫어하고 있었나봐요.
진짜 별생각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가족을 쫌 유별나게 좋아하는 편이라 스스로도 놀랐어서 그냥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나 놀랐다고. ...ㅎ
아빠는 할머니를 좋아해서 뿌리치기도 뭐하고. 이제와서 잘지내고 싶지도 않아요
왜 이제와서...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