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여친은 항상 변하는게 무섭다고했다
그게 무서워서 주머니에있는 쓰레기도 버리지못하고,
오래된 고장난물건하나 버리지 못하고 전부 쌓아두고산다
그 애가 사귀는 1년간 나한테 애정표현을 하지도 스킨십을 하지도 않았던건 괜찮았다
그런데 우린 대화와 관심사조차 점점 멀어져갔다
세월이 흐르며 내가 무슨 음악을 듣고 무슨생각을 하고사는지,
어떤 고민을 치열하게하는지 그애는 모르고
함께 마음이 통했다고 느낀 순간이 언제적인지 까마득하다
이제는 내가 그애를 더이상 좋아하지않는것같다
어차피 그것은 그애한텐 아무런 상처가되지않는다
원래부터 나는 그 애의 친구였으니까
아마 그애가 내가 사귀자고 한것을 받아들였던 건
잡을 구실이 없는 친구라는 관계보단
명목상으로라도 변하지 않아야하는 관계가 된다는 그 점에 끌렸던거겠지
나도 한동안은 괜찮았다
나도 외로웠고, 확신이 있는 안정적인 관계가 된다는거,
누구보다도 서로를 위해주는 사이가 생긴다는게 좋았고
그 애는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도 점점 더 뜨거운 사랑이란걸 해보고싶고,
진정으로 대화와 감정을 나누는 경험이란걸 하고싶다.
그 애와 몇번의 시도를 해보았지만 몇번의 시도 끝에 결과는 항상 실패였다.
우린 취향이 참 많이 달랐고 대화방법도, 사물을 받아들이고 각하는 방식도 달랐다.
몇해전을 끝으로 그애가 나와 교감했던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가는데,
새로 생긴 나의 바람, 달라진 바람이 무엇인지 그 애는 모른다.
결국 지금의 관계를 변화시키거나, 끊어내지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애는 내가 헤어지자고, 우리의 관계는 더는 친구이상이 아닌것같다고 말하면 기운빠져하고 힘들어한다.
왜 그러는 걸까.
지금의 우리는 깊은 대화도 감정도 나누지 않는데.
함께 밤거리를 걸으면서 그 애한테 몰입한기억이 까마득하듯이,
그 애도 내게 몰입한 적이 없는데.
난 점점 그 애가 나 자체가 아니라 추억이 떠나는걸 힘들어하는게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앤항상 그걸 너무도 두려워했으니까.
오죽 주머니에있는 영수증도 버리질 못하는 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