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내담자분이 요청하는 위급한 사안이 있을 경우에는 무조건 그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그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본인이 느낀 감정과 떠오른 생각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앞으로 어떤 상황으로 변하길 기대하시는지,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구체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죠.
하지만 그냥 괜히 맘이 불안하고, 기분이 안 좋고,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외롭고, 잠만 자고 싶고, 한숨만 나오고.. 이런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우선 가볍게 근황 토크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재밌는 일은 있는지, 뭐 좋아하시는지, 자주 가는 맛집은 어딘지, 애인이나 친구랑 만나서 뭐하는지, 누구랑 같이 사는지 등등. 그렇게 편하게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재 경험하고 있는 불편한 상황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좋아하고 자주 하는 일들을 활용해서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접점을 찾게 되죠. 따라서 저와의 상담 과정은 조금은 수다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가볍고 편한 분위기는 여러분이 느끼시는 것이고 저는 물아래의 오리발처럼 열심히 눈에 불을 켜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내담자의 상황이 개선된다면 근황토크 과정에서 상담사도 알 수 있게 되고 그럼 상담 진행 빈도를 줄여나갑니다. 2~3주에 한 번씩 만나며 상황이 악화되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로 바뀌죠. 그러다 어느 수준에 이르면 조심스럽게 종결을 확인하게 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종결하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씩 상담 진행을 원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4~5년이 훌쩍 넘어서까지 진행을 하기도 하지요. 그렇게 길게 진행하는 것이 모든 분들에게 필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렇게 진행하시는 분들은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머리를 하러 오시듯이 주기적으로 와서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는 단계에 도달하신 분들이니까요. 어떤 형태로 얼마나 진행할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결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