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오랫동안 사귄 애인이 있습니다 알고 지낸지는 거의 10년 되었고 사귄지는 4년이 넘어가는 중이에요 저희는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진중하고 깊게 신뢰하고 있는 관계입니다. 애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요 그런데 한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애인이 저에게 연인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스킨쉽 부터 시작해서 연인들끼리 할 법한 다정한 행동도 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우리가 너무 친구같은 사이였어서 낯간지러운 바람에 거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애인 말로는 '모든 종류의 애정행각'이 불편하고 거부감이 든다고 하네요. 비호를 넘어 모든 애정,성적인 행위가 싫대요. 단순한 볼뽀뽀도 그렇습니다. 이건 저한테 정말 큰 문제에요. 저는 스킨쉽과 애정표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이 상황은 애인의 문제이기도 하고, 제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한 경험이 있고... 애인도 많이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자기가 왜 이러는건지 전혀 파악을 못하는 눈치였어요 처음 얘기를 들었던 당시에는 저도 애인의 행동의 원인이 짐작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애인이 어떠한 "성적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성향으로 이해하고 애인을 존중했어도 이제는 성향을 넘어 마음의 병이 아닐까 싶은 의심이 듭니다. 그리고 날이갈수록 저의 애인을 향한 마음이 불건강하게 물드는게 느껴졌어요. 제가 애인을 사랑하는 만큼 되돌려 받지 못해서 낭만적인 마음은 매마르지만 별 것 아닌 일에도 쉽게 질투하고 애인이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기분이 마치 조울증처럼 급격하게 바닥으로 꺼지고는 합니다. 제가 원래 사람한테 이렇게 마음이 휘둘리는 편이 아닌데요... 막말로 이런 문제들 때문에 애인이 절 힘들게 한 기간이 족히 1년 이상은 넘어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제가 계속 맞췄거든요. 헤어질까 고민한 적도 많지만 그럴 용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사랑하기도 하고 그 친구때문에 힘들었던 감정을 어디서 보상받아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상처받은 상태에서 끝내면 분명 좌절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현재까지도 계속 사귀고 있는 상태고 저희는 약 4년간 가벼운 포옹과 손잡기, 팔짱 외에 어떠한 스킨쉽도 나누고 있지 않습니다... 사랑한단 말도 잘 안하고요. 그래도 사이는 무척 좋습니다. 멀리 살지만 매일매일 연락하고 크게 싸우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저도 애인도 언젠간 무척 힘들어질 것을 알아서 지금처럼 원만할 때 관계를 조금 더 개선하고 싶습니다... 무척 가깝고 편안한 사이지만 더 서운할 것 없는 사이가 되고싶어요. 저도 제 마음을 다스릴 줄 알게 되고 애인한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음 같아서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라고 하고싶지만 애인이 지금 그럴 여유가 전혀 안되어서요 애인이 저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좀 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가 그 친구에게 앞으로 천천히 네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은 어떨지 진지하게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 객관적으로 옳은 판단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도 않고 존중하지 않는 것 처럼 보여지는건 원치 않습니다 애초에 애인이 왜 그러는건지에 대한 건 어디까지나 짐작일 할 뿐이지 정확한 진단이나 이유조차 모르고요. 전 정신과 의사가 아니니까.. 결론적으로 제 고민은 1. 애인에게 진중하게 대화를 시도 해도 좋을지 애인이 정신적으로 조금 불안정 했던 시기에는 제가 조금이라도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던 때가 있던 터라 조금 주저됩니다. 이야기 하더라도 어떻게 조리있게 잘 이야기할지도 모르겠고요 2. 애인이 왜 모든 애정행각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인지 짐작가는 것이 있기는 한데요, 애인의 개인적인 사연을 공개적인 곳에 자세히 올릴 수는 없어서... 간단히 말해 어린 시절에 가족 사이에서 '성적인 것'에 부정적인 이미지와 거부감을 가질만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그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는 없을까요? 참 막막하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