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thering·4년 전
14년 전 이후로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요새는 소확행이란게 유행하잖아요.
저는 행복이 뭔지 몰라요. 그래서 못 해요.
행복이란게 뭔가요?
어떻게 해야 저를 짓이기는 우울함을 벗어던질 수 있나요?
누군가는 맛있는걸 먹을 때 행복하다 말해요.
또 누군가는 예쁜 옷을 살 때 행복하다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집에서 쉴때 행복하다 말하죠.
가족들과 지낼 때 행복하다 하고,
친구들과 지낼 때 행복하다 하고,
자잘한 악세사리를 샀을 때 행복하다 하고,
취미용품을 샀을 때 행복하다 말해요.
근데 저는 행복하지 않아요.
단 한 순간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진심으로 웃은 적이 없어요. 단 한 번도.
14년간, 단 한 번도요.
행복을 잊어버렸어요.
이유없는 불안감
이유있는 불안감
이유없는 우울감
이유있는 우울감
무기력함, 무능함
수 많은 걱정들
14년간 내내 짓눌려 살았어요.
작년까지 옷 한벌도 제대로 산 적이 없었어요.
대충 하얀 티 싼걸로 몇벌, 검은 티 싼걸로 몇벌, 검은 바지 두벌, 청바지 하나.
그걸로 헤질때까지...보통 3년에서 5년정도 입고 살았죠.
밥도 마찬가지예요.
맛집 찾아다니고 그런거 안 했어요. 돈 아까우니까.
이제는 이 우울감을 벗어던지고 싶어서
살고싶어서
스스로 선물한단 생각으로 옷도 맘에드는걸 사고, 먹고싶은 것도 마음껏 사 먹고, 살고싶은데로 살았어요.
그런데 조금도 기쁘지않아요.
좋아하는 법, 진심으로 웃는 법, 기뻐하는 법, 행복하는 법
긍정적인 힘을 만들어낼 원료가 없어요.
사람이 고갈된거같아요.
텅 빈 사람이 된거같아요.
나는 죽고싶지 않은데
조금도 기쁘지도 행복하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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