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누나가 되어야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어떤 누나가 되어야할까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4년 전
정말 재수 없는 고민인거 알지만, 알고 있으니 여기에만 털어봅니다. 저랑 동생은 소위 말하는 '유학파' 입니다. 다만 동생은 한글도 제대로 못 땐 상태에서 저희는 약 5년 간 엄마의 유학을 위해 갔다왔습니다. 언어를 배우다 말아서 '외국어 2개'의 남동생과, 반대로 두 언어 다 흡수해서 '모국어 2개'인 저는 1살 (사실 상 1년 반) 차이나는 중학생 남매입니다. 제 동생은 때론 밉지만 정말 착하고, 눈에 띄지 않을 뿐 재능도 참 많은 아이에요. 몇가지만 꼽자면, 호기심/착한 마음씨/국제 문제을 향한 관심/창의력/끈기 등 사람들이 그토록 찾던 '인성이 바르고 세계를 볼 수 있는' 미래형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요쇼들의 또다른 공통성은 눈에 잘 안보인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재능만 찾곤 하죠. 저는 사실상 '재능충'입니다. 국어와 영어는 제 언어적 능력으로, 과학도 재능으로, 음악도 재능으로, 미술은 제가 관심을 가지고 부은 수많은 시간으로, 수학은 제가 1년 정도 더 해놓은 선행으로, 여러 면에서 동생과 차이를 냈습니다. 나열하니 진짜 재수없네요. 아무튼, 제가 훨신 이런 눈에 보이는 재능 면에선 더 뛰어나니까 '우월한 존재' 로 인식 받고 다재다능한 천재라고 칭찬 받았습니다. 동생은 재능 없는 떨거지로 생각 되곤 했구요. 그런 동생을 향한 대우에 대해 저는 억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동생을 위로 하고 싶지만, 걔 입장에서는 그게 오히려 더 우울하고 짜증날까 봐 걱정됩니다. 애초에 동생 앞에 평생 있던 재수 없는 벽 같은 존재니까요. 이렇게 세상 앞에서 약해진 남동생에게 저는 어떤 누나가 되어야 하는걸까요? 혹시 제 동생과 비슷한 입장에 있는 분이 있다면, 꼭 듣고 싶은 말이 있던가요?
답답해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8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hihihihi9
· 4년 전
섣불리 동생에 대해서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 보다는 남매로써 내가 너에게 많이 기대고있어. 내가 너를 많이 생각하고, 사랑해. 라는 식으로 얘기해주게 좋을 것 같아요. 너는 뭐뭐 잘하잖아~ 하는 것 보다는 널 동등한 존재로 의지하고 있다는걸 보여주는게 남동생분 입장에서도 받아드리고 거리를 좁히는게 쉬울거 같아요. 스스로 재수없다고 말하시지만 동생을 잘 생각해주시는 멋진 누나분 이네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걸 너무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아요. 재능충이라고 하지만 그걸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해야하는 부분도 있잖아요? 참 멋지고 착해요. :)
커피콩_레벨_아이콘
palette0307
· 4년 전
와우 저랑 되게 비슷하시네요 일단 저는 부모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나의 대한 칭찬만 하니 동생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겠냐고요 그리고 동생에 대한 칭찬을 동생이 눈치채지 않게 은근슬쩍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동생의 장점을 많이 아시는 것 자체가 좋은 누나라 생각이 드네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hihihihi9 동등한 존재로 보고 있다는걸 보여주면 확실히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마음을 전할 수 있겠네요. 멋있다니 감사합니다. 조언대로 내일 대화 시도해보고 싶네요 :)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palette0307 그러네요 제3자가 바뀌는 방법도 있군요! 결국에는 막내니까 칭찬이 고픈 면도 있을테니 그 방법도 괜찮은 것 같네요. 좋은 누나라니 감사합니다 :)
커피콩_레벨_아이콘
hyunhyun11
· 4년 전
남동생에게 어떤 조언이나 어떤 누나가 되겠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면 됩니다. 내가 잘났고 동생이 열등하다라는 생각조차 버려요. 동생이 뭘라고 생각하든 나는 내 인생을 사는거고 동생은 동생의 인생을 사는거에요. 여기가 동생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조언을 하면 할수록 동생에게 더 독이된다는 걸 아시겠어요? 왜그런가 하면 본인에게 우월한 존재가 나를 위한답시고 조언이나 위로를 해준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떤 생각이 드나요?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안들껄요? 그리고 스스로를 재능충으로 정의하고 동생보다 우월하다고 하였는데 학교 공부를 잘하고 성적을 잘 받는게 우월한건가요? 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은 아주 우월한 사람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반대로 우리는 아인슈타인에 비해 열등한 존재인가요? 테레사 수녀와 같은 사람은 우월하지 않은데 존경받는 이유는 뭔가요? 이 얘기는 한가지의 기준으로 우월하다 아니다를 나눌수 없다라는 거죠. 테레사 수녀가 존경받는 이유는 또 다른 가치있는 일을 했기때문에 존경을 받는 거에요. 그래서 내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고 또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학교를 잘하는게 가치있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 그리고 역설적으로 내가 우월하다라고 할수록 더 열등하다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는 것을...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hyunhyun11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의 기준'으로 제가 우월한 존재로 생각되곤 한다고 한거죠. 저는 솔직히 공부를 잘하고 성적을 잘 받는건 노력이라는 재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동생이 더 존경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생처럼 눈에 쉽게 보이는 재능이 돋보이진 않아도 솔직히 그 끈기면 고등학교 때 쯤까지 가면 절 충분히 따라잡고도 남을 애라고 생각하거든요. 애초에 재능이 없는건 아니고요. 제 고민은 동생 저한테 가려져서 외동이였다면 분명 안받았을 비난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끈기도 훨신 부족하고 인성 면으로도 훨신 부족한데 한두번 봤다고 제가 재능있고 쟤는 재능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이에요. 동생이 이런 얘기를 털어놓을 사람은 저밖에 없고, 제 입장에서 상처를 주지 않고 줄 수 있는 말이 없을까 찾아본겁니다. 물론 그쪽 말대로 침묵을 택하는게 제일 좋을 수도 있죠. 하지만 제가 우월하다고 착각하고 동정심을 품은건 아니라는 점만 알아주세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hyunhyun11 저 혼자 질질 끄는게 참 꼴사납고 싫지만 생각할수록 억울해서 왔습니다. 길어도 할말이 있으니 참고 읽어주세요. 동생이 남한테 무시당하는게 고민이고 억울하다 했더니, 넌 우월하지 않으니 동생 무시하지 말라고 하셨던게 계속 걸렸어요. 익명이여도 님은 저희 남매 사이에 대해 계속 오해가 있는 상태일테니까요. 전 동생을 무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고민인데, 저를 그 무시하는 사람들에 넣어버리신건 조금 억울했습니다. 저는 동생과 비교되는 대상이 된거지 비교하진 않았고, 이를 방관하는건 더 나쁜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봤습니다. 사람들이 나와 동생을 비교하는 기준이 이러하다- 라고 설명하는 과정을 제가 비교하고 있는걸로 오해를 하신것 같아요. 이건 제가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고민 올리는 사람은 모두 어딘가 마음이 답답하고 고민이 있는거고, 저처럼 우울증 등의 불안한 상태인 경우도 많으니 앞으로 그런 공격적인 어투는 주의하셨으면 하는 바입니다. 저는 이렇게 꼴사납지만 답글로 자기 변호를 했습니다만 이런거에 쉽게 멘탈이 흔들릴 사람도 여기엔 많아요. 그 점만 주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