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로 언니가 싸이코 같이 변해가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코로나 사태 이후로 언니가 싸이코 같이 변해가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4년 전
저는 초등학생 5학년이고, 3살 차이나는 언니가 있어요. 언니는 되게 밝고 나서는 거 좋아하는 성격이였는데, 코로나 사태로 집에만 있으면서 성격이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요. 전에는 자기 방에 혼자 있는거 싫다고 맨날 저를 부르거나 제 방에 오곤 했는데요, 몇달 전부터는 매일 방문을 잠그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아요. 밥도 자기 방에서 먹고, 씻을때랑 화장실갈 때 빼고는 절대요. 제가 노크하고 들어가도 되냐고 하면 갑자기 소리도 질러요. 제발 들어오지 말라고, 누가 들어오는 게 끔찍하게 무섭대요. 계속 불안하니까 저리 꺼지라고 하고, 들어보면 숨소리도 계속 헉헉대요. 또 잠을 너무 안 자는 것 같아요. 저번에 새벽 3시에 잠깐 물을 마시러 깼었는데, 언니 방에 불은 꺼져있었는데 부시럭부시럭? 깨어있었는지 움직이는 소리도 나고 말하는 소리도 또렷이 났어요. 코로나 사태 전에는 지각은 절대 안했던 언니가 요새는 아침 7시 30분에서야 허겁지겁 일어나고요. 그래도 학교 수업은 잘 듣는 것 같은데, 가끔씩 낮에 언니도 모르게 잠이 든데요. 저번에는 씻으러 간 언니가 1시간동안 안 나와서 욕실 문을 따보니 씻다가 욕조에서 잠들어 있더라고요. 그렇게 늦게 자니까 당연한 거긴 한데, 걱정 돼요. 또 저는 언니랑 같이 뭐 먹는 것도 좋아했어요. 제가 요리를 좋아하는데, 제가 한 요리를 언니가 엄청 맛있게 먹었거든요. 언니가 키에 딱 맞는 평균 몸무게인데, 요즘 언니가 밥도 잘 안 먹어요. 하루종일 언니 방에서 안 나와서 뭘 먹고 지내나 했는데 하루동안 우유 하나랑 초콜렛 두세개 밖에 안 먹더라고요. 전에는 방탄이랑 세븐틴 덕질하고 컴백하면 좋다고 방방뛰면서 음악 방송 다 챙겨보곤 했는데, 이번엔 세븐틴이 컴백했는데도 전이랑 다르게 아예 관심도 없어요. 2월에 방탄 컴백했다고 꺅꺅거리고 하루종일 ON 틀어놓던 언니랑은 비교도 안 되게. 그때는 좀 거슬리고 짜증났는데 막상 지금 조용한 언니를 보니 허전해요. 사실 하루종일 언니가 뭘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언니 방에 충전기도 없는데 배터리는 매일 70%인걸 봐선 폰도 안 하는 것 같고요. 컴퓨터는 제 방에 있어서 안 할거고, 뭘 먹는 것도 아니고 낮에 푹 자는 것도 아니고요. 평소에 그림 그리거나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자기 작품을 제게 보여주면서 완전 천재 아니냐고 오진다고 이걸 며칠동안 한건지 아느냐고 자랑하곤 했는데, 요새는 그런 것도 없고요. 언니는 방에 불도 안 켜고 지내는 것 같아요. 시험 기간이 3주인가 남았다고 들었는데, 공부 하는 것도 학교랑 온라인 학습 외에는 보지도 못했고요. 지난 6개월간 등교 외에는 외출을 한번도 안 했어요. 엄마가 걱정해서 언니한테 가끔 어디 좀 같이 나가자고 얘기하지만 번번히 실패해요. 자기는 아무데도 안 가겠다고 문 잠근채로 방에서 소리지르고요. 엄격하고 언니랑 사이 안 좋은 아빠가 뭐라 해서 마지못해 저번주에 한번 나가긴 했는데, 한시간? 잠시 나갈건데 옷을 한시간동안 고르고 평소에 가볍게 하던 화장을 어차피 마스크 쓰면 가려질텐데 30분씩이나 하는거에요. 거기다가 모자까지 쓰고. 계속 고개 숙이고 사람들 쳐다도 안 보고요. 눈물도 많아졌어요. 가끔 언니 방에서 우는 소리도 들리고, 빨래로 내놓은 잠옷은 가끔 눈물에 젖은건지 축축하고요. 전에는 밝고 우리 집 분위기 메이커에 노래하는 것도 떠드는 것도 좋아했는데 요새는 말소리도 거의 안 들려요. 가끔 죽고싶다 까진 아닌데 살기 귀찮다는 소리가 들리고요. 계속 뭐만하면 귀찮데요. 등교할때 걷는것도 귀찮다 하고, 엄마가 밥먹어라 하면 씹는것도 귀찮다 하고, 화장실 가는 것도 학교 생활복으로 갈아입는 것도 다 귀찮데요. 작년까진 마냥 밝고 웃었던 언니가 이렇게 변하니까 적응도 안 되고 걱정돼요. 뭘 하는지도 모르겠어서 엄마랑 의논해보긴 했는데 언니는 우리랑 말하기도 싫어해요. 몇달 전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번 언니 친구들과 만나서 놀았고, 코로나 사태 초반에도 엄마 졸라서 마스크 끼고 자주 놀러다녔는데, 문을 닫은 이후로는 언니 친구들 하고도 연락을 끊었나봐요. 언니 친구들이 저한테 연락이 와서 언니 안부를 물었거든요. 몇주 전부터 등교 개학이 시작돼서는 언니 담임선생님이 학기 초에 모든 부모님 1대1상담 같은걸 해서 엄마랑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부반장도 맡고 수행평가도 잘하고 결석도 안 하고 친구들도 잘 챙긴다고 아주 좋은 학생이래요. 자세히 물어보고 싶었지만 언니 선생님이 바쁘다고 얘기만 멋대로 하고 끊어버렸어요. 언니랑 대화하려 해도 귀찮다고 말걸지 말라고만 하고 문 잠궈버려요. 귀찮다고 여름 옷으로 정리도 안 하고 계속 긴팔 긴바지 입고요. 깔끔떨던 언니 책상에는 교과서랑 옷들로 널브러져 있고요. 벌레라면 소스라치게 싫어하던 언니 방에 벌레가 있었을 때는, 평소같으면 소리지르면서 잡아달라고 난리쳤을텐데 저를 부르기 귀찮았다고 며칠동안 나뒀대요. 친구들한테 전화랑 카톡도 많이 오는 것 같은데 귀찮다며 무시하고 일부러 안 받고요. 자기 생일 다가오기 일주일 전부터 소리지르고 홍보하고 선물 달라고 하던 언니였는데, 올해는 그러지도 않아서 어제가 언니 생일이였는지 아무도 모르고 지나갈 정도였어요. 그냥 예전과 정반대로 변했어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걱정도 되고 어떻게 해야 원래대로 돌아올지 모르겠어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