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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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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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유투브보다가 여기를 알았어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작성하는 글일거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털어놓는 곳이 되겠네요. 저는 말할 곳이 필요해요. 저는 이상해요. 물론 이상하게 살았으니까 이상하겠죠. 숨기려고 밝게 살려고 잘 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남들이 보통 보면 안타깝게 생각할 조건을 많이 갖고 있죠. 한부모가정에, 학교폭력에, 성폭력에, 사이버불링까지 다양해요.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까 다사다난하긴 싶네요. 카테고리를 무엇으로 설정해야 될 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사는 이야기고, 앞으로도 그럴 이야기이며, 바뀌는 것은 없으리란 걸 알고 있어요. 아주 오래 전에 한 번 포기했고, 두 번은 잡고 싶지 않아요. 아등바등 사는 것 같아요. 문단이 짧아요. 휴대폰으로 써서 그런가. 정리하고 싶은데 어려워요. 뭐부터 해야할까요. 저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아요. 저 자신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요. 그런데 어느날은 말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요. 사람이라서 그런가봐요. 원망이 들어요. 저는 아주 오래 전 부터 비혼을 선언했어요. 그 나이에 왜 그랬을까. 어린 나의 무의식이 미래를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멀쩡한 가정이 부러워요. 속내는 다르지만 부모가 다 있고 행복하고 누군가는 아버지한테가서 투정부렸다고 말해도 괜찮은 삶이요. 저는 사실 아버지라는 존재가 그리워요. 제 유전자적 친부가 그러길 원하는 것도 내심 바랬을 지도 몰라요. 깨져버린 현실과 바랄 수 없는 미래라는 걸 압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작자는 바람을 피우고 양육비도 주지 않고 재혼했으니까. 사실은 나도. 분노와 애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불타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요. 후자는 지우고 전자 만을 남겨뒀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어요. 아, 세상에 어떤 자식이 아무리 ***은 인간이라지만 지 친부에게 어서 죽으라는 말을 면전에서 내뱉는답니까. 뭔가 오면 말할 게 많을 줄 알았는데 뭘 더 써야할 지 모르겠어요. 가슴이 답답해요. 울면 편해질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끊임없이 재요. 자신을 포함한 혈육과 친구 그 외의 타인까지 누구도 믿지 않아요. 항상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죠. 타인의 고민상담은 잘 들어주는데 제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아요. 분노는 표출하되 울지는 않습니다. 왠지 그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체중이 12kg이 빠졌어요. 몸이 정상이 아니에요. 살이 찌지 않아요. 잘 먹어야된다는데 먹는 것이 불편하고 답답해요. 열심히 먹고 운동하는데도 결과를 받아볼 수 없으니 의욕이 사라져요. 체지방이 많아사 분명 건강한 몸은 아니겠지요. 기력이 빠져요. 내가 원하는 것 중에 이룬 것이 없어요. 물론 나는 행복한 가정이고, 엄마를 사랑하지만 이건 좀 더 본질적으로 타인과 다른 나 자신을 숨기려고 드는 것에 대한 원망인 것 같아요. 사회적 시선이 그래서일까요. 그런 환경에서 장하다는 소리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래야했을 뿐인데. 누군가는 저를 스토킹했고, 원하지 않은 접촉을 하고, 강간을 당하고, 이런 일들로 소위 말하는 가스라이팅을 당해요. 살다보면 누구나 다 이런 일을 한 번쯤 겪는 걸까요? 그렇지 않으면 설명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냥. 잘 살고 싶었을 뿐인데 결국 여러사정을 재보다가 멀쩡한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묻어버려요. 나에게 그런 흠집은 내주고 싶지 않아요. 저는 괜찮아야만해요. 아, 그래요. 하고싶은 이야기가 이거였나봐요. 그냥 저런 주절거림보다 나는 괜찮지 않다고 한 번쯤 말하고 싶었나봐요. 많은 포기 사이에 단 한번이라도 제가 아파서, 버틸 수가 없어서, 무기력해서 현실에 도피하는 저를 질책하고 게으르다고........ 주어진 시간동안 내가 괜찮지 않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나를 방관했던 저를 말하고 싶었나봐요. 그런 거였어요. 말이 길어요. 우울한 이야기에요. 마지막 문단을 보고 있는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그냥 이런 사람이 있어서, 이런 곳을 찾아서, 한 번 쯤 케케묵은 이야기의 더께를 털어내고 싶었던 것으로 해요. 누구나 그런 날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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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ppy111
· 4년 전
이토록 담담하게 글을 쓴 그대가 이렇게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까지 얼마나 감정적으로 힘들었을까 그럼에도 한글자 한글자를 이 글속에 예쁘게 담아내는 이 사람은 가슴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 이게 그냥 머릿속에 떠오른 저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