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치있는 사람이다 단지 시대를 잘못 타고난것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결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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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l오르카l
·4년 전
나는 가치있는 사람이다 단지 시대를 잘못 타고난것뿐이다 무능한게 아니라 이 사회가 요구하는 것과는 다른 스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백세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4등분 했을때 이제 1분기 조금 지나가는건데 그때그때 피는 꽃은 다 다른거다 누군가는 일찍필수도 있고 누군가는 늦게필수도 있다 아직 내게 오지도 않은 시점들을 불안해하지말자 06/30 상담중 어제 상담을 끝마칠무렵 갑자기 공황장애처럼 맥박이 빨라지고 주체할수가 없어서 빠르게 마무리짓고 나왔다 나름대로 상담사분을 믿고 따라가려고 하는데 도저히 내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에서는 솔직하게 거부감이 든다, 이해할수가 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내 머릿속에서 충돌이 일어나는게 반복되면 눈물이 날것같다가도 혼란스러워 미칠것같다 집에와서 8월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던 중 고등학교 생기부를 출력했는데 보다보니 또 슬퍼졌다 1,2,3학년 모두 내 뜻대로 꿈을 적어놓은적이 없었다 내가 바라는것들은 항상 무시되었었다 어릴적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쪽으로 진로를 정했으면 지금쯤 내가 이러고 있을까 프로게이머로 밀고나갔어도 내가 이렇게 주저앉아 힘들어하고 있을까 싶다가도 이미 지난거 어찌 돌리겠냐는 생각에 그러려니 지나가려고 한다 상담사님 말로는 내가 화가 많은 이유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가족관계의 불만에서 오는 정서적 외로움이 크다고 했다 그말은 맞는것 같은데 도무지 풀어나갈 방법이 안보여서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온게 아닐까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내 주변에 있는 어르신들이 행복할거라고는 생각해본적 없다 날마다 여기저기 쑤시기 시작하고 누군가는 벌써 생을 다해 땅에 묻혀있기도 하고 당장 길거리를 걸어봐도 편히 쉬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사람들이 젊었을때 흥청망청 쓰고 놀고먹었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랬다면 생계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을테니까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지지만 바꿀방법도, 바꿀 수단과 힘도 없어서 더 서글프다 누군가 그랬다 내가 담배를 빨리 태우는 이유는 어릴적 애정결핍이 바탕이 된거라고 애착형성시기에 모유수유를 많이 못받은 아이들은 그런 경향을 나타낸다고 의학적으로 발표된게 아니긴 하지만 나름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집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사랑을 줬다고 생각은 한다 근데 지금의 나를 보면 그 사랑의 방식이 잘못됐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것 같다 상담중에 자기애가 모자란 부분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학교때부터 이미 다 내려놓은 마음가짐으로 살았고 몇번 죽으려다 말았기에 죽음에 대한 공포나 미련이 없고 즉각적으로 혹은 즉흥적으로 움직이곤 한것 같다 남들이 두려워하고 기피하는것들 나한텐 아무런 감정을 주지 않았던것 같은데 그래서 맨날 꺼려지는 일들은 내가 떠맡았던것 같다 그 얘기를 했더니 내가 그게 천성이어서 그런게 아니라 나도 그부분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힘들어하지만 그 사실을 잊어버릴정도로 익숙해져서 그렇다고 난 이성적인 사람보다는 감성적인 사람에 가깝다고 하더라 맞는것 같다 단지 정이 많아서 해야하는데 못하는것들 대신 도맡아서 처리해주다보니 내 포지션이 이렇게 엉망진창이 된걸까 나도 칭찬받고 싶고 나도 사랑받고 싶다 그리고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 너무 오랜시간동안 심적으로 고립되어 살아왔던게 갑자기 물밀듯이 밀려와서 괴롭다 난 내성격을 안다 뒤에서 묵묵히 일하면서도 인정받고싶지만 생색내는걸 너무 싫어한다 고작 이정도해놓고? 라고 스스로 벽을 만들곤 한다 어릴적부터 그렇게 자라왔다 뭔가 잘하면 그건 당연한거고 못하면 그것도 못하는거고 남들은 공부잘하는데 왜 넌 못하냐 남들은 다 취업하고 결혼하는데 왜 넌 아직도 거기서 그러고 있냐 예전엔 참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땐 그게 당연한거구나 싶었는데 지금은 이런생각이 든다 다른 부모들도 당신들처럼 똑같이 일하면서도 자식한테 무턱대고 화내고 짜증내는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잘못을 얘기하고 자기주도적으로 뭔가 한다 그러면 믿어주고 밀어주고 그러는데 왜 당신들은 나한테 그래놓고 그런식으로 비교를 하나싶다 난 내꿈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계획을 짜서 설명할 수 있는 용기도 없었고 그렇게 얘기할 상황도 못됐다 난 내가 의지박약에 능력없는 놈인줄 알고 자랐고 그게 지금와서는 내 가능성의 발목을 잡는게 느껴진다 내가 그렇게 못난놈이 아닐텐데 지금와서는 내가 뭘 잘하는지 내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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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3년 전
의외로 1년은 겨울로 시작해 겨울로 끝나죠. 그래서 전 1년의 시작을 4월1일으로 잡아볼까 하네요. 거짓말같이 이번 년도도 시작되니까요..! 그리고 거짓말같이 봄으로 시작해 봄으로 돌아오고요! 새롭게 태양을 한바퀴 돌면서, 여러 일들이 지나갈것 같습니다. 낙엽. 자외선. 꽃가루. 폭설. 코로나(..?). 많은 어려움들이 지나가겠죠. 전 형식적인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넘어진건 넘어진거겠죠. 그저 작성자님이 낙엽에서 단풍을. 자외선에서 광합성을. 꽃가루에서 생명을. 폭설에서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으시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작성자님의 겨울이 봄의 찬란함을 그릴 도화지가 되길..! (코로나는 모르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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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리스너)
· 3년 전
@naphone 과거의 저와 다르게 지금은 심적으로 많은 여유가 생긴것 같아요 마카님 말씀대로 여러 일들이 있었고 풍파도 많았지만 잘 나아가고 있음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넘어진건 넘어진거라는 말이 참 와닿네요 과거에 얽매여서 후회하고 괴로워하는것보다 그냥 그랬구나 하고 받아들이는게 참 중요한것 같아요 쉽지는 않지만 일단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삶이 기가막히게 평온해지더군요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마카님의 앞길 또한 밝게 빛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