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일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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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후군일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human13
·4년 전
고2 학생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계속 전교 2,3등 정도 하다가 중3때 전교1등을 했었어요. 뭐 중학교때니까 좀만 해도 그정도 하지 않나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정말 뭐에 홀린 사람처럼 공부했어요. 하루에 3시간정도 자고 공부하고 학교에서도 짬시간 아까워서 빈틈없이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그땐 그냥 깊은 생각없이 성취가 재미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는 만큼 시험기간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어요. 저번에 잘했는데 이번엔 왠지 못 할 것 같고 그런 강박이 엄청 스트레스였어요. 심할때는 잘못 먹은 것도 없는데 일주일동안 토를 4번정도 했었어요. 하루에 수십번씩 이번시험 망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고 그럴때마다 심장이 심하게 뛰고 그랬어요.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도 그냥 제 머릿속에 박혀있는 생각은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가서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야겠다. 돈이 많은 집을 만들고 남들 부러워 하게 떵떵거리며 살아야지. 부모님이 나한테 돈 투자 해주신거 어른돼서 다 갚아야지. 그래서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돼' 였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때도 (저희 학교에서는 과목 다 종합해서 전교등수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수학,영어,사회,과학 등 전교1등을 여러번 했었고 1학년이 다 끝나고 1학년 평균등급이 1.5정도 됐습니다. 저도 지금 제가 왜 이러는 지 깊이 생각해 봤는데 도무지 모르겠어요. 가족들이 저에게 주는 부담이 제가 느끼기엔 너무 컸고 선생님들이 저에게 주는 부담이 너무 컸어요. 그리고 매 시험마다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너무 힘들었어요. 반복해서 고3이 될때까지 겪어야 한다는 게 너무 지옥같았어요. 3주 전부터 공부가 그냥 하기 싫더라고요. 예전에도 당연히 공부는 하기 싫었지만 친구들과 수다, 노래방, 놀러가기, 영화보기, 유튜브에서 공부자극 영상보기 이런 거 한 번만 해도 다시 공부할 힘이 나고 다시 심장이 뛰고 그랬는데요. 이제는 그런것도 아무 효과가 없고 유튜브 추천동영상에 공부관련 영상이 하나라도 뜨면 너무 역겹고 진절머리 나고 그냥 슬럼프 극복 뭐 이런 제목일지라도 그냥 화가나고 그래요. 2주전부터 학교가서도 공부 안 하고 노트에 그냥 일기만 쓰고 욕만 쓰고 무기력하고 집에서도 공부 안 합니다. 정말 하나도 안 해요. 멍때리거나 유튜브 봐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제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매일 울고 학교에서도 울고 그랬는데 이젠 감정은 괜찮아지고 이성만 남아있는데 그냥 못하겠고 더 잘 할 자신이 없고 예전처럼 살 자신이 없어요. 예전처럼 공부 잘하지 못해도 된다고 해도 그냥 다시 공부 못 하겠어요. 시험 이틀 전인데 당연히 공부 아무것도 안 했어요. 저 번아웃 증후군인가요. 맞다면 저 어떻게 해야되나요. 정리되지 못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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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Pdens
· 4년 전
안녕하세요, 저도 현재 고2인 학생입니다! 쓰신 거 보니 저와 굉장히 유사한 것 같아요. 저도 중학교 때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미친듯이 공부했고, 내신을 잘 따기 위해 서울소재일반고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작년 1학기까지는 중학교때와 같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저는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시험기간에 받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제외하면 배우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마냥 좋았습니다. 그런데 2학기가 되자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우울감에 빠졌습니다. 괜히 내가 싫어지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고, 종일 무기력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1.4였던 1학기 성적은 1.8까지 하락했고 거기서 저는 더한 우울감와 자신감 하락을 겪었습니다. 공부를 좋아했던 저로서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때 친구 문제도 겹쳐서 정말 힘들었어요. 상담을 받아볼까 생각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했고, 학교도 가지 않아 고민을 털어놓을 대상도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부모님한테 제 얘기를 안하는데, 제 상태를 모르시는 엄마께서 대학을 가고싶은게 맞냐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엄마도 17년동안 악착같이 공부하던 딸이 갑자기 손을 놓아버린 것에 걱정이 크셨을 것 같아요. 사실 부모님보다는, 제 자신이 저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열심히 사는데 저만 개으른 것 같고, 공부를 하기는 싫은데 끝끝내 하지 않는 제 모습을 보며 툭하면 눈물을 흘렸습니다. 동기부여 당연히 되지 않고요, 글쓴이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멍때리고, 핸드폰에 빠져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내적으로는 극복하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던 것 같아요. 이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우울감의 원인이 번아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글쓴이님도 여태까지 너무 열심히 살아오셔서, 잠깐 지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럴땐 쉬면서 마음이 돌아올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쉽지 않겠지만, 계속 이도저도 못하다간 시간만 낭비하는 셈이에요. 푹 쉬고, 좋아하는 것을 하세요. 그리고 저는 부모님께 말을 안해서 더 길게 지속된 것을 후회중이에요.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코로나가 한창 유행되는 시기에 번아웃을 겪어서 집에서 혼자 두달정도 이런 증상을 반복했는데, 이제는 조금 완화되었으니 글쓴이님은 도움을 받을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상담도 받고 위로가 되는 책도 읽어보세요. 얼른 극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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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13 (글쓴이)
· 4년 전
@conPdens 감사합니다..ㅠㅠ 쉬는 게 답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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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dydwl
· 4년 전
저도 비슷해요. 중학교를 내신 만점으로 졸업했고, 고등학교에 와서도 1점대 내신을 받았는데 이제 2학년이 되어서는 시험 2일 남겨두고 아무것도 한게 없네요. 머리는 잠잠한데 마음은 잠잠해지질 않아요. 머리는 괜찮다고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불안하다고 끊임없이 요동치네요. 공부라는게 참 부질없어요. 그렇지 않나요? 공부 자극 영상이나, 우울증 극복 영상이나, 다 똑같은 말만 하는 것 같고, 와닿지도 않고. 예전엔 그렇게 위로가 되었던 책들도 요즘은 눈물도 안나오더군요. 지쳤어요. 지친거죠. 괜찮아요. 사람이잖아요. 열심히 하셨어요.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성적이 뭐가 중요한가요. 나부터 돌봐요 우리. 예전처럼? 못하면 뭐 어떤가요. 쉬어요. 좋아하는 것 하고, 잠도 실컷 자고. 아직 18살이잖아요? 인생은 길어요. 길게 보자구요. 그러다가, 그 성취가 재밌다는 감정을 다시 떠올리고 느끼고 싶어질 때. 그때는 쓰니님이 충분히 회복되었다는 뜻이 아닐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쓰니님의 강박, 스트레스에 대한 부분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특히 중3부터 고1까지, 지금까지도 저를 계속 괴롭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지금은 많이 내려두었지만 선생님들의 기대, 관심은 언제가 되었든 충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싶고, 결국 부담스러우니까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늘 좋은 성적을 가져왔기에 어떻게 해도 결과는 좋겠지, 라는 생각으로 이번엔 못볼거야. 이번엔 진짜 아니야라고 말해도 늘 못 믿으셨고, 올해에 들어서는 결국 절대 그러면 안된다는 식으로 ㅋㅋ 말씀하시더라구요. 기대를 안하긴 뭘 안해. 인서울 노래를 부르는데. 그냥, 내려놓기로 했어요. 성적이든, 평판이든 뭐가 되었든 그건 제 행동의 결과니까. 받아들이고, 개선한다면 좋은거고,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거고. 꼭 좋아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좋으면 좋겠지만 무조건 좋게 만들 수는 없는거잖아요.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어요. 내려놓을 줄 아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완전 극복하진 못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금도 ㅋㅋ 답답해서 마카를 켰다가 쓰니님의 글을 봤고,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하고있으니까요. 인생 살면서 그 많은 시험을 봤고, 앞으로도 많이 볼텐데 한 번 정도는 괜찮겠죠..ㅋㅋ 오지랖일지도 모르겠어요. 쓰니님을 위한 말이 아니라 제가 듣고싶은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하고싶은 말은 그거였어요. 수고많았다고, 괜찮다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고. 꼭 쉬어요. 좋아하는거 하고, 하고싶었던거 해보고. 삶에 여유를 가져요. 좋은 밤 보내요. 푹 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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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Pdens
· 4년 전
@A4dydwl 제가 위로받고 가네요 ... 우리 셋 모두 힘냅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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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13 (글쓴이)
· 4년 전
@A4dydwl 아 진짜 눈물날 정도로 감사합니다. 사실 그 말이 제가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나 가까운 친척, 친구들, 형제자매들에게도 듣지 못했던 제발 듣고싶었는데 듣지 못 해던 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같은 상태이시라서 더 잘 공감해주실 수 있는 것 깉아요. 시간내어서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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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dydwl
· 4년 전
오히려 실질적인 해결책은 못드린 것 같아서 죄송한걸요.. 꼭 좋은쪽으로 해결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