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를 처음 알게 된건 작년, 중학교 1학년 무렵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대인|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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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자해를 처음 알게 된건 작년, 중학교 1학년 무렵. 주위에 자해를 하는 친구들이 많음을 알게 되고 놀랐었다. 삶에 즐거움을 모르고 자해를 하는 이들이 불쌍해 보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던 나에게도 사춘기인지 우울증인지 알수없는 무언가가 찾아왔다. 전에 하던 일들, 좋아하던 사람들, 맛있었던 음식들을 접해도 전혀 즐겁지 않았고 의욕이 사라졌다, 꿈도 없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날 미워할 거라는 망상에 찌들어 살았다. 가족도, 친구도, 선생님도 다 날 욕할 것 같았다. 사람과 대화하는게 많이 두려워서 일부러 피해 다녔다. 걱정이 너무 많고 항상 복잡하게 생각했으며, 이런 내가 싫었다. 작년 가을, 첫 자해를 시작했다. 맨 처음에는 손목을 손톱으로 꾹꾹 눌렀다.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때마다 누르고 있었다. 하루에 일고여덟 시간은 손목을 손톱으로 눌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갈색 손톱 자국이 생겼다. 다음으론 샤프였다. 샤프로 손목을 벅벅 그었다. 하지만 그건 부족하게 느껴졌다. 난 더 벌을 받아야 할 것 같았다. 지난 겨울, 너무 우울했던 하루, 커터칼을 처음으로 들었다. 쓱 그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필연적으로 해야할 것 같았다. 그 날엔 두세번을 더 그었고, 그 이후로도 내가 혐오스러우면 긋곤 했다. 그래도 그 계절에는 긴팔을 입으면서 숨길 수 있었다. 어느 날, 엄마가 내 손목을 보았다. 학교 사물함 모서리에 긁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날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내 머릿속엔 다른 걱정이 들어찼다. 누군가에게 손목을 들키면 뭐라고 둘러대지. 반팔을 입는 계절에 들키고 싶지 않아서, 2월쯤에 완전히 멈췄다. 그래서 자국은 희미해져갔고, 여름이 되며 반팔을 꺼내입었다. 그런데 또 등교개학을 하니 우울증, 자기혐오, 대인기피증이 도졌다. 다시 자해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들키는게 두려웠다. 이번엔 긁는 자해를 시작했다. 커터칼에 비해 약하긴 했지만, 아닌 척 둘러댈 거리는 많았다. 잘 보이지 않는 팔꿈치 부분을 벅벅 긁었다. 맨 처음에는 빨갛게 부어올랐다. 그러다가 긁은 부분이 거매졌다. 며칠이 지나니 딱지가 앉았다. 딱지가 앉을때마다 다시 긁었다. 오른쪽 팔꿈치, 왼쪽 팔꿈치, 팔꿈치 안쪽, 바깥쪽... 커터칼만큼은 아니었지만, 한심한 나에게 주기에 꽤 괜찮은 벌이었다. 내가 밉고 한심하면 나에게 상처를 준다.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 같다. 이래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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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come13
· 4년 전
당신은 한심하지 않아요.